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우리들의 묵상ㅣ체험 우리들의 묵상 ㅣ 신앙체험 ㅣ 묵주기도 통합게시판 입니다.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진정한 용서를 위한 솔직한 참회와 진정성 있는 사과!)

스크랩 인쇄

김중애 [ji5321] 쪽지 캡슐

2018-05-18 ㅣ No.120545

 


"진정한 용서를 위한 솔직한 참회와

진정성 있는 사과!"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세번 배신한 수제자 베드로에게

참교육을 시키시는 장면을

묵상하며 떠오른 한 가지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참으로

대단한 교육자시며,

고도의 상담심리 전문가시라는

생각입니다.

수제자 배반 사건은 결코

일어나서는 안될 수치스런

대사건이었습니다.

예수님과 수제자 사이에서도

꼭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부끄러운 사건이었습니다.

제가 예수님이었다면,

부활하자 마자 제일 먼저,

베드로를 비롯해 초스피드로

출행랑을 친 제자들을

집합시켰을 것입니다.

일렬로 쭉 세워놓고

한 시간에 걸친 정신교육을

실시했을 것입니다.

내가 그렇게 오랜 세월

교육을 시켰건만,

너희들이 나를 배신해?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그럴 수 있어?

특히 너 수제자 베드로!

한 두번도 아니고 세 번씩이나

나를 배신해? 정말 실망이다!”

그러나 정작 부활하신

예수님께서는

수제자 배반 사건에 대해

단 한마디도 꺼내지 않으십니다.

예전처럼 똑같은 사랑으로

제자들을 대하셨습니다.

손과 발의 못자국을 보여주시며

당신의 부활이 참되다는 것을

강조하십니다.

그리고 제자들을 향해

당신 부활의 증인이

되어달라고 당부하십니다.

이제나 저제나 하고

야단맞을 준비를 하고 있던

수제자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교육 방법이

참으로 고단수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우리 인간들이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아니라 참으로

지혜로운 방법을 사용하셨습니다.

다른 제자들 앞에서

수제자의 위신을

깎아내리지 않으셨습니다.

호통을 친다거나 분위기

어색하게 연출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러나 충분히 알아들을 수 있는

효과 만점의 방법을 선택하셨습니다.

그 어떤 방식보다 훨씬

강도 높은 교육이었습니다.

세번 배신한 베드로 사도에게

예수님께서는 똑같이 세번에 걸쳐

질문을 던지셨습니다.

질문의 내용이 똑같습니다.

요한의 아들 시몬아,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요한 복음 2116)

똑같은 질문 내용을 한두번도 아니고

세번에 걸쳐 반복해서 던지셨던

스승님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한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너무나 송구스럽고 창피해서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었을 것입니다.

동시에 베드로 사도는 다시는

배신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각오를 새롭게 했을 것입니다.

이렇게 예수님께서는

야단 한번 안치시고,

언성 한번 높이지 않으시고,

아주 효과적인 제자단을 대상으로 한

강도 높은 정신 교육을

실시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의 특별 제자 교육 방식을

묵상하며 든 한 가지 생각입니다.

진정한 용서는 가해자 측의

솔직한 참회, 진정성있는 사과를

전제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인류 역사 앞에,

특히 우리 한 민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와 눈물,

고통과 트라우마를 안긴

큰 잘못을 범했으면서도,

아직까지 진정성 있는

사과 한번 하지 않은

가깝고도 먼 나라가 있습니다.

그 나라 군국주의 잔당들과

그들에 빌붙어 살아온

친일세력들은 도저히

용서가 불가능한 대상들입니다.

또한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수호해야할 군인으로서

자신의 신분을 망각한 채,

오로지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무고한

광주 시민들에게 총부리를

겨눈 사람이 있습니다.

채 피어나지도 않은 무수한

꽃봉오리를 무참하게 꺾어버린

대학살의 주범 역시 결코

용서와는 다른 차원에서

접근해야 마땅합니다.

제대로 청산되지 않고,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지 않은

역사의 오점들은 두고 두고

그 누군가에게 큰 상처로 남습니다.

518민주화운동 과정에서의

희생자들, 부상자들,

그 가족들이 가장 힘겨워하시는 바가

무엇일까 생각해봅니다.

든든한 기둥 같았던 남편,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생떼 같은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후

겪어야 했던 슬픔과 상처는

하늘을 찔렀습니다.

그들이 남기고 간 빈자리는

그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보다 더 큰 슬픔이 있었습니다.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당당히

일어선 분들이었습니다.

놀라운 용기와

희생정신을 지닌 분들이었습니다.

그들의 위대한 행동에

찬사를 드려도 부족한데,

폭도란 말로 오물을 덮어씌웠습니다.

가족들은 오랜 세월 동안

죄인처럼 숨죽여 지내야만 했습니다.

더구나 참혹한 대 학살의

주범인 당사자와 그 가족,

일당들은 아직도 고개 뻣뻣히

쳐들고 떵떵거리며

잘 살고 있습니다.

국민 세금으로

특급 경호를 받고 있으며,

자신의 인생은 성공한

인생이라며 그 잘난 자서전까지

세트로 발행해서 팔았습니다.

어떻게 이런 희극적인 일이

아직도 가능할 수 있단 말입니까?

사랑이신 주님께서

518민주화운동의 영령들에게

영원한 안식을 주시고,

유가족들과 부상자들에게

세상이 줄 수 없는 한없이

따뜻한 위로를 베풀어주시길

기도합니다.

아직까지도 청산되지 않은

불행한 역사가 조속히

밝혀지길 또한 기도합니다.

(양승국 스테파노 SDB)

-살레시오회 양승국 스테파노 신부의 희망 한 스푼-

 

요즘 트위터 페이스북 더보기
-->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480 0

추천 반대(1)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