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4월 30일 (일)
(백) 부활 제3주일(이민의 날) 빵을 떼실 때에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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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6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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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2-17 ㅣ No.110148

서품식을 위해서 장소를 구하는 것이 저의 업무 중에 하나입니다. 매년 올림픽 체조 경기장에서 서품식을 하였기에 큰 문제가 없었습니다. 작년에 체조 경기장이 내부 수리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서품식을 위해서 다른 장소를 알아보아야 했고, 10,000명 이상이 들어가는 실내 체육시설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장충체육관은 수용인원이 작았고, 잠실 체육관은 농구시즌이기에 대관이 쉽지 않았습니다. 마침 고척 스카이 돔이 개장하였고 서품식을 위한 장소로 대관할 수 있었습니다. 장소 대관을 위해서 서울시 시설관리 공단 관계자를 만났고, 대관 업무에 따른 서품식에 대한 소개를 함께 하였습니다.

 

제가 일을 추진하는 방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인맥을 통해서 고위 책임자를 만나서 해결하는 방법이었습니다. 고위 책임자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면 실무자와 일을 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실무자들도 상급부서에서 도와 줄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라고 했기 때문에 협조를 잘 해 주었습니다. 저는 무슨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1년 전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논의를 했기 때문에 협조도 잘 이루어졌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개입된다면 이런 방식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이런 방식이 사용되는 것도 문제의 소지가 있습니다. 고위 책임자를 만나는 과정에서 부정, 청탁, 비리, 뇌물, 권력이 사용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우리나라를 큰 혼란에 빠지게 한 것도 비선실세에 의한 국정농단 때문입니다. 각종 부정부패는 권력과 기업의 유착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선진국은 이런 개입이 없도록 제도를 만들고, 실천하고 있습니다. 책임은 클지라도, 권력은 한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합니다. 절대 권력은 부패하기 마련임을 역사도 말해 줍니다.

 

신학생들과 30일 피정을 할 때 두개의 깃발이라는 것을 묵상하게 됩니다. 하나는 그리스도의 깃발이고, 다른 하나는 사탄의 깃발입니다.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에 서는 것을 당연하게 여겨야 하는데 일상의 삶에서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은 화려하지도 않고, 재물도 적고,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성공, 명예, 권력이라는 것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깃발에는 겸손, 십자가, 나눔, 희생, 양보, 봉사, 가난한 이, 헐벗은 이, 아픈 이들이 가득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세상이 줄 수 없는 평화, 기쁨, 감사가 있지만 그것을 깨닫는 것이 무척 힘이 듭니다.

 

반면에 사탄의 깃발은 오늘 제1독서에서 본 것처럼 높이 솟아 있습니다. 아름다운 건물이 있고, 쾌락과 즐거움이 있고, 끊임없이 올라갈 수 있는 욕망의 계단이 있습니다. 권력과 재물을 유지하려는 사람과 그 권력과 재물 때문에 착취당하고 힘들어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성공이라는 마차에 탈 수 있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미다스의 손, 이카로스의 날개처럼 욕망은 사람을 행복하게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욕망은 사랑하는 가족까지도 멀어지게 합니다. 욕망은 결국 커다란 상처를 남기기 마련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선택을 요구하십니다. 지금은 비록 꽃이 아니라도 험난한 세상을 아름답게 꽃피울 수 있는 거름이 되는 길이 있음을 말해 주십니다. 세상은 어두운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이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사람, 그리스도의 깃발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있기에 살아갈 가치와 의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로 사랑하세요.’라고 말씀을 남겨 주신 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님. 톤즈 공동체를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고 선종하신 고 이 태석 신부와 같은 분들이 그리스도의 깃발아래 서신 분들입니다. 이른 아침입니다. 나는 어느 깃발 아래에 있는지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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