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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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권 연석회의, 자기반성이 앞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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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14 ㅣ No.826

민주당과 이런저런 재야 세력이 지난 12일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사건 진상규명과 민주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범야권 연석회의’라는 이름으로 한데 모였다. 종북으로 지탄받는 통합진보당이 빠졌을 뿐이다. 면면을 보면 지난해 대선 직전의 ‘정권교체를 위한 국민연대’와 비슷하다. 또 총선 전 민주당과 통진당의 선거연대에 다리를 놨던 이른바 ‘원탁회의’ 원로들도 두루 포함돼 있다.

 그런데 그들이 지난 총선에서 무슨 일을 했나. 민주당과 통진당 사이에서 연대의 촉매 역할을 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종북세력이 국회에 진입할 수 있는 밑거름을 제공해주지 않았나. 여기엔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의 노수희 부의장까지 합세한 바 있다. 당시 국회 귀빈식당의 연대 타결 행사에서 노씨는 민주당 한명숙 대표, 통진당 이정희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는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의 바로 뒤에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그는 그 뒤 불법 방북해 북한 찬양에 매진하고 왔는데도 야권 어디에서도 이에 대해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나 설명을 하지 않았다. 통진당만 공안탄압이라고 되레 정부를 공격하지 않았나.

 도대체 이게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책임 있는 정치세력인가. 재야 세력, 그중에서도 원로급 인사들은 이번 연석회의의 활동에 앞서 자신의 과오에 대해 겸허히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이 내건 ‘민주헌정질서 회복’이라는 명분마저 빛을 잃고 만다. 자칫하면 기회 있을 때마다 숟가락 얹어 대접이나 받으려 한다는 비아냥을 듣기 쉽다.

 더 실망스러운 부분은 수권정당으로 자리 잡아야 할 민주당이 장외세력과 어울린다는 점이다. 원내활동을 팽개치고 장외투쟁을 계속하겠다는 의사표시인가. 이는 스스로의 입지를 야권의 대표정당이 아니라 ‘범야권의 하나’로 축소시키는 자해행위이기도 하다.

 

 물론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에 대한 수사가 시원스럽게 진행되지 않는 데 따른 불만과 초조감이 쌓일 대로 쌓였다는 점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검증되지 않은 장외세력에 편승해 세 과시를 해보겠다면 유치한 운동권 심리에 불과하다.

joonga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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