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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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신부님의 매일 복음 묵상 - 말의 목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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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리원 [silver0824] 쪽지 캡슐

2018-05-16 ㅣ No.120509

 

 



2018년 나해 부활 제7주간 목요일


<말의 목적>


복음: 요한 17, 20-26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다


루벤스(RUBENS) 작, (1612)


 

  

 

며칠 전 제 입에서 나온 말 때문에 제가 놀란 적이 있습니다. 그 말은 상대를 비꼬고 비하하는 말이었고 몇 년 전에 누군가가 저에게 던졌던 말입니다. 그런데 저도 일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누군가에게 의도 없이 그 말을 툭 던져버린 것입니다. 그때 상처를 받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제가 저에게 그런 말을 했던 그 사람을 완전히 용서하지는 못하였다는 증거이기도 하였습니다. 사랑하든 미워하든 그 사람은 우리 안에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나를 지배하여 나대신 살게 됩니다. 그 사람이 제 안에 들어와서 말하며 그 때 받은 상처를 누군가에게 똑같이 되갚아주고 있었던 것입니다. 물론 그런 말을 했던 사람도 누군가에게 그런 상처를 받아서 저에게 그렇게 말하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또 느끼게 되었던 것은 그러려고 하지 않았지만 사람들을 저의 목적에 맞추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사랑이 목적이고 사람이 전부라고 항상 강론하며 저 자신도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다고는 하지만 결국엔 또 사람들을 통해 저의 목적을 이루려하고 있었습니다. 무언가 성취하려는 욕망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일이 잘 되지 않자 화가 났던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신자들을 위해서 기도하십니다. 그들이 모두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하십니다. 그들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기도합니다. 그들을 통해 당신의 목표를 달성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으십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은 모기가 아니시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딱 두 종류밖에 없습니다. 자아에 지배받는 사람, 혹은 그리스도께 지배받는 사람입니다. 자아에 지배 받으면 모기가 되고 예수님께 지배받으면 예수님이 됩니다. 자아에 지배받으면 소유하려 하고 목표를 달성하려 해서 사람을 이용하고 남의 피를 빨아먹게 됩니다. 하지만 그리스도는 우리 피를 이웃에게 내어주라고 가르치십니다.

오늘 독서에도 바오로를 고소하던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이 이젠 바오로에겐 관심이 없고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바오로를 이용합니다. 바오로가 바리사이들의 주장에 더 가까운 가르침을 주자 지금까지 그를 고소하던 바리사이들은 자세를 바꿔 바오로를 옹호하고 사두가이들은 그를 더 적대시하게 됩니다. 그들의 목적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들이 섬기는 세상 권력입니다. 그것을 위해서 이용하면서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는 마치 대학을 나오지 못한 어머니가 자신의 열등감을 채우기 위해 자녀를 지나치게 공부시키면서도 다 자녀를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행복은 이 세상 어떤 것을 성취하는 데서 오는 게 아니라 좋은 인간관계에서 온다고 모든 연구들은 같은 결과를 내어놓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자신들이 원하는 성공을 위해 사람을 이용하면서도 그 성공을 이루지 못해 불행한 것이 이웃들의 탓이라 화를 냅니다. 그래서 갑질이나 폭력이 나오는 것입니다. 내가 모기인지 예수인지 알려면 그저 내가 사람들에게 하는 말을 살펴보면 될 것입니다. 그 말의 목적이 이 사람을 나의 친구로 만들어 사랑할 줄 아는 행복한 사람이 되게 하려는 목적인지, 아니면 이 사람을 변화시켜 내가 이루려는 목적을 달성하려고 하는 것인지 살펴보면 됩니다. 지금 만나는 그 사람 자체가 목적이어야 합니다. 그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다면 그 사람이 사랑할 줄 아는 사람, 그래서 서로 하나가 될 줄 아는 사람으로 만들려고 해야 합니다. 사랑의 최종목적은 사랑하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오늘도 우리를 위해 기도하십니다. 오직 우리의 행복만을 위해 기도하십니다. 사람이 먼저고 사람의 행복이 먼저며 그것을 위해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되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또 이를 위해 나의 사랑을 부어주려고 하는 것이 삶의 전부여야겠습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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