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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형기 [pierremin] 쪽지 캡슐

2023-07-23 ㅣ No.17483

종북정치질사제단을 

꾸짖는 어느 사제의 글!

 

'시국미사'를 주관하시는 

형제 사제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1.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는 미사의 근본정신에 위배 되지 않는지요?

 

신부님들도 잘 아시는 바와 

같이 미사는 십자가에 죽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기념하고 기억하는 예식으로서, 가톨릭교회의 핵심 전례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시면서도 자신을 죽이는 사람들을 위하여 성부께 

용서를 청하셨습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카 23,34) 

이런 예수님을 기억하고 그분이 성령을 통해 현존하시는 

미사에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 일입니까? 

원수를 포용하신 예수님을 

기억하는 미사에서,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고 해서 한 사람의 퇴진, 배척을 기도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예수님의 뜻을 정면으로 어기는 것이 아닌지요?

사제의 중요직무 중의 하나인 미사 거행 중에 미사의 근본

정신에 어긋나는 말과 행동을 한다면 신부님들 스스로 사제로서 자격 미달이라고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의 자격에 미달한다고 하기 전에 

신부님들이 사제로서 자격 

미달이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고 성찰해봐야 하지 않나요? 

시국미사 중에 그렇게 서슴없이 공개적으로 대통령에 대한 비난과 심판의 말을 하시는데, "너희가 심판하는 그대로 너희도 심판받고, 너희가 되질하는 바로 그 되로 너희도 받을 것이다."(마태 7,2)라는 예수님 말씀이 두렵지 않으십니까?

 

2. 시국미사는 민주주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닌지요?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로 합법적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집권 세력이 정치를 잘못하면 일차적으로 야당이 비판하고 견제해야 합니다.

현재 야당은 국회 의석수의 과반 이상을 보유하는 거대 야당입니다. 

그런 의석을 갖고도 집권 세력을 제대로 견제하지 못하는 그들부터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요구해야 맞지 않습니까?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주권을 지닌 국민이 한 정당에게 권력을 위임하거나 회수하는 것은 선거제도를 통해서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선거제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고, 내년에는 국회의원 선거가 있습니다. 

현 정권의 잘못은 다음 총선에서 어떤 식으로든 평가를 받을 것입니다.

이런 정상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헌정 질서의 중단을 뜻하는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것이 합당한 일입니까? 

신부님들이 무슨 자격으로 합법적으로 선출된 대통령에게 부적격 판정을 내립니까? 

정의를 위한다고 하지만, 실상은 교만의 소치가 아닙니까?

신부님들은 국민의 요구라고 하지만, 그 국민은 전체 국민의 일부일 뿐입니다. 

시국미사 때에는 지지자들만 모입니다. 

그들의 박수와 함성에 취해서 소위 '사이다 발언'을 마구 하시는 것은 아닌가요? 

신부님들은 남들이 못하는 말을 한다고 착각하고 계신 것은 아닌지요? 

지금이 과거 엄혹한 시절처럼 목숨을 걸고 정권 비판 발언해야 하는 시절입니까? 

자유롭게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세상 아닙니까? 

유튜브를 보면 윤 대통령과 그 부인을 원색적으로 비난하고도 멀쩡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막말로 개나 소나 자기 하고 싶은 말을 다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신부님들이 자기 목숨을 걸고 옳은 말을 했던 구약의 예언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한다면 착각이 아닐까요? 

일부 신자들의 박수와 환호 소리에 현혹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신부님들 스스로 정의롭다는 그 주장이 실제로는 특정 정파나 단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것은 아닌지요?

적지 않은 이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신자들, 그보다 더 많은 국민이 신부님들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3. 시국미사는 많은 신자들의 신앙에 걸림돌이 되는 것이 아닌가요?

 

사제는 하느님의 말씀을 교회의 이름으로 공적으로 전하는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공적으로 선포하는 사제라면 거기에 합당한 표현과 단어를 선택해야 합니다. 

신부님들이 지금처럼 미사에서 사제 품격에 맞지 않는 험한 말, 거친 말, 비아냥대고 조롱하는 말을 한다면, 하느님 말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까요? 

시국미사에 참석한 신자들은 열렬히 박수 치고 환호하겠지만, 신부님들과 다른 생각을 지닌 신자들은 그런 모습을 보고서 사제에 대한 실망감에 교회를 등지기도 합니다.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투옥과 고문을 각오하고 옳은 말을 해서 우리나라 민주화에 공헌한 선배 사제들 덕분에 누리게 된 사제에 대한 존경심, 가톨릭교회에 대한 신뢰심이 신부님들로 인해 급격히 무너지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으십니까? 

적지 않은 평신도들은 삶의 현장에서 정의구현사제단 신부님들에 대한 격한 비난의 소리를 들으면서 곤혹스러워합니다.

신부님 개인적으로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얼마든지 현 정권의 실정을 비판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교회의 공적 인물인 사제로서 하느님 백성 전체의 경신례인 미사에서 그런 비판을 하는 것은 교회의 가르침에 어긋난다고 봅니다. 

"사제는 보편 교회의 종으로서, 한 역사적 우연성에 자기 자신을 얽어맬 수 없으며", 또한 정치와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개입함으로 말미암아 "교회적 친교 내에서 분열의 심각한 위험"을 일으킬 수 있다.(교황청 성직자성, <사제의 직무와 생활 지침> 1994, 33항)

신부님들이 보기 싫어서 떨어져 나가는 신자들을 보면서 정의를 위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들 전부가 소위 '태극기 부대'와 같은 극단적 우파가 아닙니다. 

건전한 상식을 지닌 이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제는 신자들의 신앙을 양육하고 지켜주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그런데 그 반대의 길을 간다면 착한 목자라기 보다는 신자들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 관심사에만 열중하는 "삯꾼"(요한 10,9)이 아닐까요?

윤석열 대통령을 삯꾼이라고 비난하기 전에 그런 말을 하는 사제들 자신이 삯꾼이 아닌지 철저히 양심 성찰해야 하지 않을까요?

신부님들이 추구하는 그 길에 함께 하지 않는 신자들도 하느님의 백성입니다. 

따라서 그들도 착한 목자의 마음으로 보살펴야 하지 않을까요?

사제는 나로 인해 신자들의 신앙이 흔들리거나 손상되지 않을까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으면 하느님 앞에서 엄한 심판이 기다리고 것입니다. 

"나를 믿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고 죄짓게 하는 자는, 연자매를 목에 달고 바다 깊은 곳에 빠지는 편이 낫다."(마태 18,6)

사제라면 예수님의 이 말씀을 두려운 마음으로 자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2023년 성소 주일을 앞두고 교회의 앞날을 염려하는 한 사제가 고심 끝에 편지를 드렸습니다.

제 질문이 신부님들의 생각에 변화를 가져오리라고 기대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신부님들과는 입장이 다른 한 사제의 말을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주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답변을 주시고자 한다면 정의구현사제단에서 발간하는 매체(이를테면 '빛두레'나 '함께하는 사목')에 실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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