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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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6 목/ 가난한 이 되어 사랑으로 품고 나누는 축복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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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3-15 ㅣ No.110759




사순 2주 목, 예레 17,5-10; 루카 16,19-31(17.3.16)


"너는 좋은 것들을 받았고, 라자로는 나쁜 것들을 받았다.
그래서 그는 이제 여기에서 위로를 받고 너는 고초를 겪는 것이다.”(루카 16,25)





The Parable of the Rich Man and Lazarus






가난한 이 되어 사랑으로 품고 나누는 축복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 예언자는 “사람의 마음은 만물보다 더 교활하여 치유될 가망이 없으니, 누가 그 마음을 알리오?”(17,9)라고 탄식합니다. 말만 앞세우고 실천하지 않는 유다의 지도자들과 우상숭배에 빠져 있는 백성들의 ‘완고하고 반역하는 마음’에 대한 경고입니다.

예레미야는 세속의 힘을 믿고 사람에 의지하는 자와,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기는 자는 주님에게서 떠나 있어 저주를 받게 된다고 지적합니다(17,5). 주님에게서 떠난 사람은 좋은 일이 찾아드는 것도 보지 못하고, 광야의 메마른 곳에서, 인적 없는 소금 땅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17,6). 결국 주님을 신뢰하고 주님께 신뢰를 두는 사람이야말로 복된 사람입니다(17,7).

오늘 복음의 예화에 나오는 부자는 노동자 하루 품삯의 3-4000배에 이르는 값비싼 자주색 옷과 고운 아마포 옷을 입고 날마다 호화로운 잔치를 벌이며 살았습니다(루카 16,19). 그런데 그는 가난하고 힘없는 라자로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았습니다. 라자로는 그 부잣집 문간에서 종기투성이 몸으로 누워 있다가 식탁에서 손을 닦고 버린 빵조각으로 겨우 배를 채웠습니다. 그는 상처를 핥으러 오는 개조차 물리칠 힘이 없었지요.

그런데 죽어서 라자로는 아브라함의 품으로 갔으나, 부자는 저승에 가서 불길 속에 극도의 고통을 받게 됩니다. 왜 이들의 처지가 죽은 뒤에 뒤바뀌었을까요? 부자의 죄는 부유함 자체가 아니라 남을 거들떠보지 않는 냉혹함이었습니다. 부자는 생전에 가난한 라자로에게 일말의 관심도 보이지 않았고 자비도 베풀지 않았습니다.

부자는 하느님을 신뢰하지도 않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지도 않은 채 재물과 자신의 부귀영화에만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던 것입니다. 극도의 비참과 가난한 처지에서 오직 사람들을 통해서 오는 하느님의 자비를 갈망했던 라자로와 달리 부자는 “스러질 몸을 제힘인 양 여겨 저주를 받은 것입니다.”(예레 17,5)

오늘의 말씀을 통해 두 가지를 새겼으면 합니다. 하나는 삶의 중심과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어리석은 부자처럼 자신이 지닌 재물과 그 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는 사람이나 현세의 힘에 의지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바리사이와 같은 의로움이 아니라 그 중심과 방향을 하느님께 두는 가난을 통해서만 참 행복의 길로 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새겨야 할 다른 하나는 시선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신과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하고 몰두하게 되지요. 바쁜 일상을 그렇게 살면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합니다. 자주 멈춰 가까이 있는 이들의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한숨소리, 외로움과 소외감, 억울함과 비참함을 향하여 눈길을 돌리고, 다가가 함께해야만 합니다.

오늘도 세상의 힘에 의지하지 않고, 재물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우상에 빠지지 않으며, 하느님께 신뢰를 두고 그분만을 갈망하는 가난한 발걸음이었으면 합니다. 따뜻한 사랑의 눈길로 서로를 바라보고 하느님의 자비를 나눔으로써 더불어 하느님의 축복 안에 머무는 우리가 되도록 힘써야겠지요.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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