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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꼭 숨기던 대남 댓글 부대 … 김정은, 보란듯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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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13 ㅣ No.808

공 핵심요원' 노동신문 1면 보도
사이버전 위해 해커 1700명 활동
"대남 심리전 노골화하겠다는 의미"

 

대남 심리전을 담당하는 북한군의 ‘적공(敵攻)부문’ 핵심 요원들이 11일 평양에 집결했다.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소집한 ‘제4차 군 적공일꾼 열성자회의’ 참가를 위해서다. ‘적공 일꾼’이란 북한군 내에서 ‘적군’(한국군)에 대한 와해 공작과 심리전 업무를 담당하는 요원이다.

 김정은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한 뒤 “적공일꾼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회주의 제도 옹위의 전초선을 믿음직하게 지켜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해 군 총정치국장 등 군 핵심인사들이 김정은을 수행했다. 12일자 노동신문은 사진과 함께 1면 머리기사로 이 소식을 전했다.

 적공부문 조직은 1998년 2월 판문점 적공조이던 변용관 상위(대위와 중위 사이)가 귀순하면서 존재가 알려졌을 뿐 구체적인 건 베일에 싸여 있었다. 1990년대까지 적공조는 전방 대남 확성기 방송이나 월북유도 전단살포 활동을 했다고 한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우리 일부 장병이 북한 적공조와 몰래 접촉한 사실이 98년 2월 JSA 소대장 김훈 중위 의문사 사건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적도 있다. 하지만 2004년 6월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확성기 방송 등 심리전 중단에 합의한 뒤엔 드러나는 활동은 없었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이번 행사를 4차 회의라 했지만 1~3차 행사는 기록이 없다”고 밝혔다. 행사개최 자체를 비밀에 부치던 조직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얘기다.

 군과 정보 당국은 적공조직의 상당수가 인터넷을 무대로 한 대남 사이버전에 투입됐고, 김정은 시대 들어 본격화했다고 보고 있다. 남재준 국가정보원장은 4일 국회 정보위 보고에서 “김정은이 사이버전을 핵·미사일과 함께 3대 전쟁수단으로 규정했다”고 전했다. 북한 군부가 사이버사령부를 창설했고, 7개 해킹조직에 170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남 원장은 공개했다. 군부가 관할하는 평양 미림대학 등에서 컴퓨터 전문가나 해커를 양성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댓글 달기 등 대남 선동선전을 벌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국방대 김연수 교수는 “북한 군 내에서도 비밀조직에 속하던 적공을 공개행사로 드러내 보인 건 김정은이 직접 대남 사이버심리전을 챙기고 노골화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최근 대선 개입 댓글 논란 등으로 우리 여론이 흐트러진 틈을 겨냥한 움직임이란 해석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이번 열성자대회와는 별도로 군 대남 심리전 강화를 위한 적공조직 강화방안 등이 논의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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