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6일 (월)
(백) 부활 제6주간 월요일 진리의 영이 나를 증언하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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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1주간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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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6-19 ㅣ No.112701

교구청에는 예쁜 꽃들이 있습니다. 접시꽃도 있고, 장미도 있고, 국화도 있고, 도라지꽃도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명동 성당과 잘 어울립니다. 우리 눈에는 예쁜 꽃들이 보이지만 어두운 땅 속에서 양분을 끌어올리는 뿌리가 있기에 가능한 것입니다. 우리의 몸도 건강한 모습을 보여 주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지체들이 끊임없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압니다. 심장은 24시간 멈추지 않고 혈관을 통해서 피를 보내고 있습니다. 심장이 멈추면 우리는 살 수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화려한 꽃이 되기보다는 숨은 곳에서 일을 하는 뿌리가 되라고 이야기 하십니다. 멋진 외모를 드러내기 보다는 끊임없이 일을 하는 심장이 되라고 하십니다. 뿌리가 되는 삶, 심장이 되는 삶은 당연히 힘들고, 고통스럽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을 따르던 많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곁을 떠났습니다. 재산이 많았던 부자 청년은 가진 것을 모두 가난한 사람에게 나누어주고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못했습니다. 남 앞에 드러내기를 좋아하고, 허세를 부리기를 좋아했던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파 사람들도 모든 기득권을 포기하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았습니다.

 

신앙인들은 세상의 법과 하느님의 법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세상의 법은 물질, 명예, 권력을 추구합니다. 경쟁과 싸움에서 승리를 해야만 많은 것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세상의 법은 1등은 기억하지만 2등은 별로 기억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법은 멀리 떨어져있는 가난한 사람, 굶주린 사람, 아픈 사람들에 대해서 큰 관심을 갖지 않습니다. 나의 가족, 나의 직장, 나의 나라가 우선입니다. 세상의 법은 많은 능력과 자격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행복은 성적순, 능력순, 명예순, 권력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 법에는 낙오자가 생기고, 밀려나는 사람들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법은 양보, 겸손, 희생, 사랑을 이야기 합니다. 행복은 물질, 명예, 권력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적자생존, 자연도태와 같은 방식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이 세상에는 우리가 서로 나누기만 한다면 우리가 모두 풍요롭게 살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굶주린 사람은 그들의 죄가 아니라고 이야기 합니다. 우리의 몸은 여러 지체로 이루어져있듯이, 우리의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듯이 사람들 모두는 하느님의 중심으로 한 몸을 이룬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가난한 사람, 아픈 사람, 병든 사람을 내 몸처럼 돌보아야 한다고 말을 합니다.

 

하느님의 법을, 신앙의 법을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세례를 받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아직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도 있습니다. 세상의 법을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들 중에는 신앙인들도 있습니다. 세례를 받고 사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신앙인이라는 이름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하느님의 법을 따라서 사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얻어먹을 힘만 있어도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이야기한 꽃동네의 오웅진 신부님도 하느님의 법을 온몸으로 살았습니다. 우리의 가슴을 울렸던 이태석 신부님도 그렇습니다. 우리는 신문과 방송에서 어떻게 하면 세상의 법을 따라서 살아야 하는지를 접하게 됩니다. 그렇게 사는 것이 행복인 것처럼 배우게 됩니다. 그러나 드러나지 않아도 신앙의 법을 따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상은 어쩌면 그런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한 번도 본적이 없는 사람을 위해서 간을 이식해 준 사람이 있습니다. 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고 다리를 다친 사람도 있습니다.

 

오늘 예수님께서는 신앙의 법을 말씀해 주십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하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인에게 맞서지 마라. 오히려 누가 네 오른뺨을 치거든 다른 뺨마저 돌려 대어라. 또 너를 재판에 걸어 네 속옷을 가지려는 자에게는 겉옷까지 내주어라. 누가 너에게 천 걸음을 가자고 강요하거든, 그와 함께 이천 걸음을 가주어라. 달라는 자에게 주고 꾸려는 자를 물리치지 마라.” 물론 힘든 길입니다. 그러나 가야할 길이기도 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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