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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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의 결혼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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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훈 [cmf005k] 쪽지 캡슐

2003-02-11 ㅣ No.1438

전제되어야 할 것은

제 개인적인 생각에서

토론되어서 어떠한 결론이 추출된다하여도

교회에서 아니라면 그만인 것이지만,

그래도 생각하여보면 어떨까 싶어서 글을 올립니다.

그리고 자유발언대인 만큼

내용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좋겠지만

제가 자유롭게 발언하는 것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로 교회의 여러 부분들이 많이 바뀌었지만, 실질적으로 바뀌어진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말하자면 바뀌면 안될 부분은 바뀌지 않았고, 바뀌어야 될 부분만 바뀌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부분적으로 보면 아직 미흡한 부분들은 많습니다.

특히 공의회문헌에서는 어떠한 가능성을 인정한 부분에 대해서 실제로 이후의 문헌들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예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수도회의 분류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그렇지요. 사제의 결혼은 사실 그 정도까지도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문제제기도 안된 셈이지요. 그러나 현실상황에서 볼때, 사제가 결혼해야 할 이유들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제의 결혼을 금지하였던 공의회때와 지금은, 가톨릭의 여러 상황들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예를 들어서 보면 사제의 결혼을 금지하였던 때의 가톨릭의 세계관은 유럽중심이었습니다. 동양과 아프리카가 세계관의 한 구석에 위치하고는 있었지만 지금과 같은 하나의 세계라는 입장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 동양에도 그 아프리카에도 가톨릭 교회가 존재하며 그 지역의 가톨릭에서 사제의 결혼불가능이 민족의 고유한 관습과 대치되고 있습니다.

또한 (사제의 결혼을 금지할)당시의 사제란 고백성사와 설교를 할 수 있는 사제는 따로 권한을 부여받아야 될 만큼, 단순한 의미에서의 사제가 존재하였고, 그들에 의해서 가톨릭의 예식은 의미를 상실해 갔습니다. 그만큼 사제양성은 지금보다 미흡한 상태였고, 신학적으로든 사목적으로든 사제의 질은 지금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세상의 사제는 그 때에 비해서, 아니 비교하지 않더라도 질적으로 향상되었고, 사제는 단지 가톨릭 교회내에서 살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 내에서 살아가야 하는 부분도 강조되고 있기에 여러부분에 있어서 사제양성의 질이 고려되고 있습니다.

 

만일 사제의 결혼이 처음부터 없던 것이라면 나는 이러한 제기를 하지 않습니다. 어떤 분들이 문제제기를 하는 것처럼 여성사제의 문제는 처음부터 고려되지 않았던 부분입니다. 물론 역사의 상황들이 그렇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면 고려해도 되지 않는가 하는 설명도 있습니다만, 어쨌든 사제의 결혼은 그러한 차원이 아닙니다. 이전에는 실제로 사제의 결혼은 허용되었으나 어떠한 상황에 의하여 금지되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 상황들은 없어졌습니다. 도리어 신학교의 발달로 인해 당시의 사제양성과 같은 수준으로 사제의 질을 요구하기 보다, 더 높은 수준의 질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또한 세계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아프리카의 가톨릭은 교구사제들의 결혼문제로 심각한 상황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도 부분적으로 그러한 것들이 문제되고 있습니다. 민족의 고유한 가치관에 있어서 결혼하지 않은 이는 성인으로 취급되지 않는 경우, 사제가 그 민족과 사회 안에서 한 명의 성인으로서 사목과 선교를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게 요구되는 사회에서 결혼을 하지 않고 산다는 것은 이상하게 여겨지는 것입니다. 특히 일부다처제를 인정하는 부족들의 경우, 한 명의 부인도 없는 성인남자는 성인으로서 존중되지 못합니다. 결국 그렇게 되다보니 아프리카의 어떤 지역에서는 가톨릭 교회의 역사가 오래되어도 외국인 선교사가 줄곧 교구장의 책임을 맡아 주교가 되어야 하는 상황이 연속적으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나는 사제의 결혼에 대하여 전격적인 허용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수도회 사제의 경우에는 결혼이 허용되어서는 안됩니다. 또한 성서를 근거로 하는데로 정교회나 성공회의 경우도 생각되어 집니다.

그러나 현 상황에서 벌어질 수 있는 부정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검토되어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대세계는 가톨릭이 세계의 모든 것이 었던 시대가 아닌 만큼 바뀌어질 수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바꿀수 없다하더라도 바뀌어 질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검토와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부분에서든지 마찬가지 입니다만, 우리에게 있어서 전략은 바뀌지 않습니다. 다만 전술만이 바뀔 뿐입니다. 사제의 결혼은 이전 허용되었으나 금지되었습니다. 이것은 전술에 해당합니다. 이젠 시대가 바뀌었으니 다시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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