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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둘이 한 몸이 되는 큰 신비[9] / 시나이 체류[3] / 탈출기[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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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20-09-08 ㅣ No.140626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9. 십계명-6&9 둘이 한 몸이 되는 큰 신비 / 6 간음하지 마라 9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탈출 20,14.17)

 

여섯 번째의 간음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과 아홉 번째의 계명인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는 기본적으로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광범위한 절대적 명령이다. 이 계명은 단순히 남자와 여자가 상대에 대한 신의를 저버리는 육체적 행위만을 가리키지 않고, 하느님 모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됨됨이를 훼손하는 모든 행위를 들먹인다. 어쩌면 비인격적 만남에서 간음이 이루어진다면, 신성하고 만물의 영장인 인간을 동물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데 직간접적으로 드러내는 모든 행위 역시 간음이다. 하느님께 속하는 인간의 품위를 지키고자 이 계명을 유지토록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여러 형태의 혼인 생활을 위협하는 불만족스러운 요소들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가족과 가문, 그를 둘러싼 크고 작은 공동체를 보호하려는 것은 온 인류의 공동 관심사였다. 그러기에 이 계명의 목적은 결혼에서의 그 약속과 믿음을 늘 확인하는 것이다. 어쩌면 계명 그 자체 내용 그대로만 본다면 남편의 권리를 옹호한 면도 없지는 않지만, 그 내부 속사정은 결혼으로 맺어진 작은 가정 공동체의 조화를 보존하려는 데 있다.

 

간음은 정상적인 남녀의 관계가 아닌 불륜이다. 고대 근동 지역에서는 남자의 불륜으로 인해 다른 사람의 혼인 관계를 파기하고, 여자는 자신의 혼인 관계를 깨뜨리는 일이 빈번했다. 그래서 흔히 성경에서 말하는 간음이란 혼인을 전제로 하기에, 불륜 방지의 근본은 성에 얽힌 모든 죄를 규제하려는 데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남편과 아내의 부부간에 서로가 서로에게 충실함으로써 혼인 관계를 파괴하지 않도록 하여, 남녀의 영혼 육체를 건전하게 보호하고 한 가정을 화합과 존중으로 단란하게 지키려는 것이었다.

 

성경에 드러나는 간음의 주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자는 기혼이건 미혼이건 다 해당하지만, 여자는 거의 다 기혼 또는 정혼한 상태였다. 이는 불륜에 관련된 당시의 관습이 일반적으로 남성에게는 관대하고 여성에게는 매우 불리하였음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다. 그러기에 간음의 주체는 대부분 남자였다. 만약 남자가 다른 사람의 아내와 관계를 맺었다면, 그에게는 다른 사람의 혼인 관계를 파괴한 불륜을 저지른 것이지만, 아직 혼인이나 정혼을 하지 않은 처녀나 하녀와의 관계는 아예 불륜으로 간주하지도 않았다.

 

물론 가끔은 여성 역시 간음의 주체일 수도 있다. 혼인이나 정혼한 여자가 남편 이외의 남자와 관계를 가졌을 때, 그 여자는 상대의 혼인 여부에 상관없이 간음한 여인으로 간주하여 처벌을 받았다. 예수님 시대의 일화이다. ‘간음하다 잡힌 여자를 군중 가운데에 세워두고 예수님께서 남기신 저 유명한 말씀이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요한 8,7) 물론 예수님 시대 이전에는 더 많았다. 여자의 불륜 사례는 남성보다 변수가 많기에, 그 규정 또한 아주 구체적으로 열거하며 세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모세의 가르침에서 그 예를 살펴보자.

 

어떤 젊은 처녀가 한 남자와 약혼을 하였는데, 성읍 안에서 다른 남자가 그 여자와 만나 동침하였을 경우, 너희는 두 사람을 다 그 성읍의 성문으로 끌어내어, 그들에게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 그 처녀는 성읍 안에 있으면서도 고함을 지르지 않았기 때문이고, 그 남자는 이웃의 아내를 욕보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너희는 너희 가운데에서 악을 치워 버려야 한다. 그러나 그 남자가 약혼한 그 젊은 여자를 들에서 만나 여자를 강제로 붙잡아 동침하였을 경우, 그 여자와 동침한 남자만 죽어야 한다. 그 젊은 여자에게는 죽을죄가 없으므로, 너희는 그 여자에게 아무것도 해서는 안 된다. 이 경우는 어떤 사람이 이웃에게 덤벼들어 그를 죽이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가 그 약혼한 젊은 여자를 만난 곳이 들이었으므로, 여자가 고함을 질렀다 하더라도 구해 줄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신명 22,23-27)

 

이렇게 십계명에 언급되지 않은 간음의 객체를 일일이 나열하기가, 지금의 관념과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사례가 너무 많다. 위 사례는 정혼한 여자에 대한 것이지만, 남자가 이웃 아내와의 관계는 부지기수다. 다윗과 우리야의 아내 밧 세바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권력이나 좀 있는 남자일 경우, 이런 사례는 성경 곳곳에 수두룩하다. 특수 관계도 쾌나 있다. 아버지의 아내와 며느리 등과의 관계, 그 범위는 실로 광범위하다. 예수님 족보에도 나오는 유다와 타마르 역시 시아버지와 며느리 사이다. 야곱의 열두 아들 중 장자 르우벤이 아버지의 소실 빌하와 동침해, 끝내 아버지 야곱으로부터 침상을 더럽혔다는 저주를 받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남자와 여자와 관련된 이 두 계명에서, 여섯 번째의 간음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은 아홉 번째의 계명인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에 대체로 그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봐야 할 게다. 그 간음죄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규정이다. ‘어떤 남자가 한 여자와 간통하면, 곧 어떤 남자가 자기 이웃의 아내와 간통하면, 간통한 남자와 여자는 사형을 받아야 한다.’(레위 20,10) 이처럼 결국은 예로부터 남녀 관계에서 남자는 여자보다 훨씬 자유로운 입장이었기에 간음의 주체는 대부분이 남자였다. 그러기에 남자가 간음에 대해 하느님의 계명을 준수만 잘해 준다면, 그야말로 한 가정이 평화롭고 단란한 소공동체로 나아가리라.

 

바오로 사도가 에페소에 보낸 편지에 수록된 아내와 남편이 꼭 새겨들어야 할 금언 같은 말씀의 요약 부분이다. ‘그리스도를 경외하는 마음으로 서로 순종하십시오. 아내는 주님께 순종하듯이 남편에게 순종해야 합니다. 남편 여러분, 그리스도께서 교회를 사랑하시고 교회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바치신 것처럼, 아내를 사랑하십시오. 우리는 그분 몸의 지체입니다. “그러므로 남자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떠나 아내와 결합하여, 둘이 한 몸이 됩니다.” 이는 큰 신비입니다. 그러나 나는 그리스도와 교회를 두고 이 말을 합니다. 여러분도 저마다 자기 아내를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고, 아내도 남편을 존경해야 합니다.’(에페 5,21-33 참조)

 

하느님께서는 여덟 번째로 이웃에게 불리한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라는 계명을 주셨다.[계속]

 

[참조] : 이어서 '십계명-8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가 소개될 예정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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