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0일 (토)
(백) 부활 제3주간 토요일(장애인의 날)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주님께는 영원한 생명의 말씀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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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보속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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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연 [fisherpeter] 쪽지 캡슐

2020-07-02 ㅣ No.139242

오늘 원래 카르투시아 수도원에 대한 수도생활에 대해 아주 힘들지만 그에 상응하는 매력에 대해 글을 올리려고 했는데그건 조만간 올려드리겠습니다.

 

오늘 머리가 좀 복잡한 일이 있어서 쓸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오늘 생각한 게 하나 있습니다. 수도원에 있으면서 묵상한 내용입니다.

 

솔직히 고백하면 수도원 체험하기 전에는 나름 그래도 제 역량 안에서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을 했으며 나중에 바로 직천당은 아니더라도 연옥에 있을 시간이 그렇게 길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그 생각이 너무나도 큰 오산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수도원에 계신 외국 수사님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더 확실해졌습니다. 이건 주관적인 느낌입니다만 이번에 또 하나 느낀 것은 신앙인이라는 기준에서 봤을 때 우리가 하는 기본적인 의무만 한다고 해서 신앙인이라고 말하기엔 좀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수도원밖에서는 이런 것만 잘 하여도 아주 훌륭한 믿음을 가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근데 날짜는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만 밤기도 때 교부들의 강론 말씀을 읽는 과정이 있습니다. 영어로 된 텍스트였습니다.

 

그것을 보면서 저 역시 나름 하느님을 잘 섬기려고 부족하지만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순간 여지없이 그 생각이 얼마나 잘못된 생각인지 알았습니다. 수도원을 일주일간 체험하면서 어떤 영감을 받은 게 있습니다. 이 세상을 살면서 허투루 시간을 보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간이 금이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자세히는 지금 언급할 수가 없겠습니다만 나중에 하느님께서 시간을 허투루 보낸 시간에 대해서도 응분의 책임을 물으실 것 같다는 그런 느낌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수도원의 일과에 따라 영적독서와 렉시오디비나를 하는 시간이 있습니다. 

 

저도 복음을 묵상하며 묵상글을 잠시 동안 올렸기에 나름 묵상을 한 경험이 있었지만 사람이 같은 내용을 봤지만 평소에 집에서 말씀을 읽으면서 들어오는 느낌과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전에는 그냥 단순히 하느님 말씀이 종이 위에 새겨져 있다는 그런 느낌이었다면 이번에는 실제 그 글이 말을 하는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이해가 잘 되지 않으실 겁니다. 

 

어느 부분에서는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운 대목도 있었습니다. 평소에 누가 읽어봐도 그 부분은 무서운 부분이 아닙니다. 그 원인은 모르겠지만 어쩌면 수도원이라는 분위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특이한 체험이었습니다. 

 

이때 묵상한 게 있습니다. 하느님은 정말 공평하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전날 밤기도 때 교부의 강론과 말씀을 묵상하면서 두 내용이 복합적으로 묵상이 되면서 제가 그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과정을 되돌아봤습니다. 

 

얼마나 신앙생활을 잘못했는지를 알 수가 있었습니다. 저는 제가 수도원에서 왜 그토록 그분들이 인간적인 측면에서 보면 그런 고행을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묵상을 해봤습니다. 

 

제가 그분들로부터 직접 들은 답은 아니지만 그분들은 그 정답을 다들 각자는 알고 계신 듯합니다. 그 답을 알고 있으시기에 그런 고행을 고통으로 여기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저는 이때 이것과 관련해서 순간 떠오른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보속입니다. 이분들은 자신의 삶을 보속하기도 하지만 세상의 죄도 자신들의 희생으로 보속한다는 그런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계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해야 만이 바로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길을 흉내라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모양입니다. 이 자리에서 고백하지만 저도 예수님과 성모님을 사랑한다고 생각했지만 순전히 진실된 마음이 아니라는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니 제 모습이 하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그곳에서 하는 미사는 좀 특이한 점이 많이 있었습니다. 주일 미사는 강론 없이 90분 정도 소요됐습니다.

 

저도 다른 수도원에서도 미사를 드려봤지만 동작 하나하나에 독특한 면도 있어서 아직까지는 그 의미를 이해할 수가 없지만 일반적으로 우리가 본당에서 하는 미사와는 느낌이 완전 다르다는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마 이곳은 초기 원형 그대로 미사를 최대한 재현해서

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지금 폰에서 작성하다보니 앞에 언급한 내용을 볼 수가 없어서 논리전개가 좀 부자연스러운 면이 있을 겁니다.

 

이번에 크게 느낀 게 있습니다. 절대 천국은 쉽게 거저 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철저히 알았습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서두에 제가 하느님께서 공평하다고 말씀드린 것은 이런 연유에서 그렇습니다. 

 

천국문에 들어갈 때 자격미달이면 절대 가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어떤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건 제 생각입니다만 그분들은 우리의 시각으로는 엄청난 고행을 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제가 봤을 때 우리들이 모르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을 받지 않고서는 그런 삶을 살 수 없다는 걸 느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런 은총을 처음부터 그분들에게 특혜를 주셨을까요? 그건 절대 아닐 겁니다. 제가 생각했을 땐 그분들도 처음부터 그런 은총을 받지는 않으셨을 겁니다. 그런 은총을 받을 수 있도록 자신들의 마음을 하느님께 바치도록 처절하게 자신의 마음을 짓이기고 짓이기고 해서 어떤 시점에서 그런 노력을 보시고 하느님께서 그 노력을 가상하게  여기시여 은총을 주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건 분명한 사실입니다. 인간의 힘만으로는 절대 카르투시오 수도원에서 살 수 없다는 건 확실합니다. 아니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절대적인 하느님의 은총이 있어야 그게 가능할 겁니다.

 

그분들은 이미 영계의 세계를 본 듯합니다. 표현하기가 좀 어렵지만 나름 쉽게 표현하자면 제 느낌으로는 이 세상에서예수님처럼 살지 못하면 또 그 길을 그대로 따르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갈 수 없다는 생각과 또한 영원한 생명을 얻는데 이런 정도의 고행을 하지 않고서야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는 게 가당치 않다고 생각하시는 게 지배적입니다.

 

대화를 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냥 두서없이 이런저런 말씀을 드렸습니다.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정말 이 세상에 숨 쉬고 사는 동안 하느님을 허투루 믿는 신앙을 했다가는 나중에 자신의 영혼이 어찌 될지 모른다는 사실입니다.

 

정말 끊임없이 말씀을 붙들고 그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헤아려 이 세상에서 최대한 인간의 본성이라는 허울을 벗으려고 노력을 하지 않으면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께서 마지막 숨을 거두어가실 때 그땐 하느님 앞에서 응분의 대가를 분명히 치르게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이번에 수도원 체험하면서 많이 느꼈습니다.

감사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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