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월)
(백)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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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거지 할머니의 만병통치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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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호 [ojjang11] 쪽지 캡슐

2001-08-12 ㅣ No.4350

제 직업은 은행원입니다

전 은행에서 손님들 돈(동전)바꿔주고 CD기나 ATM기 관리하고 또 지점의 자금관리를 한답니다

오늘 전 제 얘기를 하려는게 아니라 저희 지점 오시는

거지 할머니 얘기를 할려구요...

 

그 할머니는 저희지점 인근에서 돈을 구걸하면서 사시는 분 같았어요.2-3일에 한번씩 할머니 일의 부산물인동전을 잔뜩 가지고 오셔서 바꾸어가는 그런 분이셨죠.

근데..할머니 들어오시면 온객장안이 흙으로 범벅이

되고 온객장안이 고약한 냄새로 진동을 하죠

그리고 돈에 뭐 묻히고 오실땐 정말 미치겠더라구요

또 일잘하고 있는 직원들에게 가셔서 커피 무조건 타

달라시면서 떼 쓰시구...

이런 할머니의 전력(?)때문에 인근은행에선 요주의 인물이였고 실제로 몇번 쫓겨 나신가보대요

하지만 전 그럴수가 없었죠...저의 할머니 모습 생각하면은요(짜증은 나지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할머닌 제가 좋으셨던지...꼭

선상님 (어느 손님분이 저를 그렇게 깍듯이(?) 선생님이라고부르겠어요^^)이라고 부르시고 일보시고 나가실땐 몸 건강하라고 그러시면서 90도 인사를 하신

답니다(서비스맨이라고 자처하는 저도 그런 인사는 못하죠...)

 

그런 할머니가 한번은 잔뜩 그분의 일의 부산물을 가지고 오셨는데...그날 제가 무척 바빴나봐요

할머니께 양해를 구하고 바쁘게 CD기 보고 왔는데

할머니 잔뜩 화내시고 역정을 내시더라구요

"선상님 나도 엄청 바쁜디?"

할머니가 바쁘시다구요????순간 부화가 치밀더라구요

저만큼 바쁘시냐고...그래도 저 아무 말없이 돈 바꾸어 주었어요

근데....그 할머니의 바쁨의 비밀을 목격했죠...

점심때 밖에서 밥먹으려고 나왔는데 할머니 거리에서 치열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구걸(?)을 하고 계시더라구요...할머닌 은행일때문에 자기의 일(?)이 더뎌지신것에 대해서 역정을 내셨나봐요

얼마나 무안하고 죄송하던지....   

 

또 한번은 제가 사람들(다른 손님들)때문에 엄청 화가

나서 평소보다 좀 불편하게 할머니 대했던 가봐요

(아니...할머니는 제가 어디 좀 아프다고 생각 하셨나봐요)

그분..아침에 일 보시구..점심때 뭐 고낏고낏싸가지고

또 오셨더랬어요

그러면서 "선상님... 이것먹고 병 빨리나아...."

그러면서 재빨리 나가시데요

여러분들 할머니께서 대체 싸가지고 오신거 뭐였을 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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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 한병과 소화제 안알!!!!!!!!!

할머닌 평소 손자같은 선상님께 자기가 만병통치약으로 생각하시는 사랑의 약(?)을 주시고 가셨던가봐요....

하하하...순간 웃음도 나왔지만 가슴 저 밑에서부터

뭔가 쎄한게 올라오더라구요

 

그런 할머니께서 요새 도통 저희 은행에 안오시네요

건강이 나빠지셨는지...아님 무슨일이 있으신지?

걱정이 되네요

 

할머니 건강히 오래오래사세요...

그리고 이 "선상님"에게 생활속에서 모르고 살아온 당신의 따뜻한 마음을 가르쳐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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