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중들이 예수님께, “무슨 표징을 일으키시어 저희가 보고 선생님을 믿게 하시겠습니까? 무슨 일을 하시렵니까?”(6,30) 하고 묻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잘것없는 빵과 물고기로 모두의 배고픔을 해결해주심을 보고도 그분을 믿지 않습니다. 군중들은 불신 속에 자신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빵을 찾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을 알아보지 못하고 믿지 않는 그들에게 이르십니다. "하늘에서 너희에게 참된 빵을 내려 주시는 분은 내 아버지시다. 하느님의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다.”(6,32-33) 이 말을 들은 군중들이 예수님께, “그 빵을 늘 달라”고 청합니다(6,34). 그러자 예수님께서 이르십니다. "내가 생명의 빵이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다.”(6,35)

수많은 욕구와 갈망을 지니고 살아가는 우리는, 오늘 복음의 군중들이 찾던 빵과 생명의 빵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명확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군중들이 찾던 빵은 육신의 배고픔을 채워주는 빵이었습니다. 그 빵은 눈에 보이고 만질 수 있으며, 영혼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고 사라져버리는 물질로서의 빵입니다. 그 빵은 육신 생명을 유지시켜주는데 필요한 것이지만, 애착과 탐욕, 투쟁의 늪으로 빠뜨리는 문이기도 합니다.

군중들은 하느님께서 주시는 빵이 아니라 인간이 만든 빵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 아니라, 인간에게 힘을 주는 빵을 갈망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그들이 찾던 빵은 하느님과 무관한 빵으로서, 자신의 본능을 충족하기 위한 빵이었습니다. 그 빵은 사막의 신기루 같은 가짜 빵이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빵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빵은 생명의 창조자요 주인이신 하느님께서 주시는 ‘참된 빵’입니다. 그 빵은 영원하신 하느님께서 주시기에 ‘영원성’을 띤 빵입니다. 그 빵은 하늘에서 내려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입니다.

예수님이 바로 ‘생명의 빵’입니다. 따라서 예수님께 다가가 그분의 말씀과 삶을 받아들이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 안에 머물게 됩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갈증을 영원히 없애주시고, 육신과 영혼이 결코 배고프지 않도록 해주는 생명의 빵이십니다.

우리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을 믿음으로써 영원한 생명, 참 행복을 찾아야겠습니다. 그러나 생명의 빵을 믿음 안에서 받아먹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능동적인 투신과 죽음에 이르는 사랑과 희생이 없이는,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과 일치를 이룰 수 없음을 잊지 말아야겠지요. 또한 죽음과 불평등과 불의가 가득한 이 땅의 현실은, 생명을 주는 빵이 아닌 가짜 빵에 눈이 먼 때문임을 알아차려야겠습니다.

나는 어떤 빵을 찾고 있습니까? 배를 채워주는 빵만 찾고, 육신의 배부름에 만족하며 헤매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도 주님께 대한 굳은 믿음으로 주님 ‘살과 피’를 받아모심으로써, 생명의 빵이신 주님과 일치하여, 그분의 사랑의 힘으로 이 세상의 불의와 불평등, 거짓과 차별, 고통과 소외의 벽을 허무는 생명의 씨앗이 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