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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토마스 사도 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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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0-07-02 ㅣ No.139238

카타르에서 우리나라 조선회사에 LNG 선박 100척을 주문했다고 합니다. 선박의 크기는 장충체육관이 5개 정도 들어가는 크기라고 합니다. 100척의 가격은 20조가 넘는다고 합니다. 앞으로 10년간 한국의 조선업에 숨통이 트일 거라고 합니다. 한국의 기술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선박을 수주했다고 합니다. 부품을 좋은 것을 사용하고, 국산화율이 높아서 고객이 원하는 날에 납품할 수 있다고 합니다. 한국의 선박은 고장이나, 불량이 없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점이 선박 수주에 큰 장점이 되었을 것입니다.

 

중동 국가는 눈앞에 보이는 이익도 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신뢰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합니다. 한번 도움을 받으면 꼭 기억한다고 합니다. 지난 3월 코로나19가 한창 확산되고 있을 때입니다. 카타르 정부는 한국의 가스공사에 진단키트를 부탁했다고 합니다. 한국의 가스공사는 50억 원어치의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제공했다고 합니다. 카타르는 한국의 도움을 잊지 않았고, 그것이 이번 선박 수주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매일 마시는 물이 있습니다. 그 물도 현미경으로 보면 많은 미생물이 살아 있습니다. 우리의 피부도 그렇습니다. 현미경으로 보면 세포들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현미경 수준의 눈으로 세상을 보면 마실 것도, 먹을 것도 없을 것 같습니다. 이웃과 사랑의 관계를 맺는 것도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보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우리는 물을 마시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웃과 소통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렇습니다. 현미경을 치우면 됩니다. 현미경은 실험실에서 사용하면 됩니다. 일상의 삶에서는 안경이면 충분합니다.

 

하느님께서 현미경의 눈을 주시지 않은 것도 다 이유가 있을 겁니다. 우리의 마음도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지만 세상은 더 각박해 질 것 같습니다. 마음은 날씨와 같아서 수시로 변하기도 합니다. 노래 가사에도 있지만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가 있습니다. 겉으로는 나를 위하는 것 같지만 마음은 나를 미워하는 걸 안다면 그것도 괴로움입니다. 굳이 마음을 보지 않고도 믿어주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습니다. 내 마음이 희망으로, 믿음으로, 사랑으로 빛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많은 표징을 보여 주셨습니다. 물 위를 걸으셨습니다. 풍랑을 잠재우셨습니다. 중풍병자와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셨습니다. 보지 못하는 사람은 보게 하셨고, 듣지 못하는 사람은 듣게 하셨습니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 떡 다섯 개로 오천 명을 배불리 먹이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씀으로 하느님나라를 선포하셨습니다. 겨자씨의 비유, 열 처녀의 비유, 소작인의 비유로 하느님나라를 알려 주셨습니다. 돌아온 아들의 비유에서는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알려 주셨습니다. 착한 사마리아 사람의 비유에서는 누가 강도당한 사람의 이웃인지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표징과 말씀이라는 현미경을 요구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 모든 것을 넘어서 믿음을 요구하셨습니다. 믿으면 죄를 용서 받을 수 있고, 믿으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마음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베드로 사도는 예수님을 세 번이나 모른다고 했습니다. 물위를 걷다가 그만 의심을 해서 다시 물에 빠지기도 했습니다. 행동보다 늘 말이 앞섰습니다. 야고보와 요한은 욕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영광의 자리에 오르면 예수님의 오른편과 왼편에 앉게 해 달라고 청을 했습니다. 다른 제자들도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모두 도망을 갔습니다. 두려워서 문을 걸어 잠그고 숨어있었습니다. 오늘 축일을 지내는 토마스 사도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의 상처를 직접 보고 만져야만 믿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의 그런 허물을 다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의 나약함도 알고 계셨을 것입니다. 제자들이 배반할 것도 아셨고, 두려움에 도망칠 것도 아셨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을 것도 아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믿음을 말씀하셨습니다. 수시로 변하는 마음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변하는 마음일지라도 믿음을 간직하면 구원받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여러분은 이제 더 이상 외국인도 아니고 이방인도 아닙니다. 성도들과 함께 한 시민이며 하느님의 한 가족입니다. 여러분은 사도들과 예언자들의 기초 위에 세워진 건물이고, 그리스도 예수님께서는 바로 모퉁잇돌이십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은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믿음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토마스 사도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 손가락을 여기 대 보고 내 손을 보아라. 네 손을 뻗어 내 옆구리에 넣어 보아라. 그리고 의심을 버리고 믿어라. 토마스야, 너는 나를 보고서야 믿느냐?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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