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백) 부활 제4주간 금요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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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0주간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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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06-16 ㅣ No.112639

컴퓨터를 사용하면서 ‘Up Grade'라는 말을 듣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만든 회사에서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기도 하고, 보안을 강화하기도 하고, 다른 프로그램과 연결이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전에 있던 프로그램을 지우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깔기도 하고, 전에 있던 것을 보완하기도 하는 것을 말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내비게이션도 업그레이드를 해주어야 합니다. 새로운 길이 생기기도 하고, 예전에 있던 길이 없어지기도 하고, 건물들이 바뀌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업그레이드를 자주 하지 않으면 엉뚱한 곳으로 안내하기도 합니다. 조금은 귀찮아도 시간을 내어서 업그레이드를 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꼭 필요할 때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지내시면서 조금씩 업그레이드를 시키시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하십니다. 와서 보라고 하십니다. 함께 먹고 마시면서 제자들의 마음을 열어 주셨습니다. 행복선언을 통해서 제자들이 추구해야 할 행복의 기준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섬김을 받으실 자격이 있지만 섬기기 위해서 오셨다고 하셨습니다. 첫째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꼴찌가 되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나를 따르려면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따라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여러분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내가 여러분을 사랑한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유대인들이 소중하게 여겼던 율법과 계명을 뛰어넘는 가르침입니다.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성령의 은사를 받는 제자들은 이제 담대하게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고, 순교로서 주님의 가르침을 드러냈습니다.

 

세례를 받은 신앙인들도 역시 업그레이드를 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신앙이 깊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매일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이웃들의 아픔과 고통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성서공부, 피정에 함께 해야 합니다. 본당의 단체에 가입을 해야 합니다. 본당에는 많은 단체들이 있습니다. 단체들은 늘 새로운 단원들을 환영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외롭고, 불안한 길도 함께 하면 용기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사제들도 만찬가지입니다. 업그레이드를 해야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혜가 자라나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영성이 깊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끊임없이 자신의 내면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교회의 문헌과 가르침을 늘 가까이 해야 합니다. 사제는 파수꾼이기 때문입니다. 파수꾼은 남들이 잠드는 시간에도 깨어 있어야 합니다. 악의 세력들이 수시로 교회의 빈틈을 노리기 때문입니다. 욕망은 언제나 새로움을 가지고 사람을 유혹합니다. 재물은 언제나 갈증을 풀어줄 것처럼 달콤함을 보여 줍니다. 영적인 업그레이드를 해 주지 않으면 가랑비에 옷이 흠뻑 젖듯이 세상의 것들에 젖어서 살기 마련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담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아담아 너 어디 있느냐?’ 카인에게도 말씀하셨습니다. ‘네 동생 아벨은 어디 있느냐?’ 예수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의 몸이 있는 곳에 여러분의 마음도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도 말씀하셨습니다. ‘교회는 더러워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사제들은 거리로 나가는 것을 두려워해서는 안 됩니다.’

 

가톨릭 성가 199번은 예수마음입니다.

예수 마음 겸손하신 자여 내 마음을 내 마음을 열절케하사 네 성심과 네 성심과 같게 하소서. 예수 마음 겸손하신 자여 내 마음을 내 마음을 잡아 당기사 내 성심에 네 성심에 결합하소서. 예수 마음 겸손하신 자여 내 마음을 내 마음을 차지하시어 네 성심에 네 성심에 보존하소서. 예수 마음 겸손하신 자여 내 마음을 내 마음을 변화케하사 네 성심과 네 성심과 바꿔 주소서.”

 

예수님의 마음을 겸손하다고 이야기 합니다.

예수님은 신분에서 겸손하셨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시지만 목수의 아들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말구유에서 태어나셨습니다. 가난한 목동들이 아기 예수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예수님은 권한과 능력에서 겸손하셨습니다. 자연을 다스리고, 아픈 사람을 치유시켜 주시고,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시고, 중풍병자를 일으켜 세우셨지만 그래서 섬김을 받을 자격이 있으셨지만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시면서 겸손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은 잘못한 이를 용서하심에서 겸손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배반한 제자들에게 평화를 주시고, 성령을 보내 주셨습니다. 침을 뱉고 옆구리를 창으로 찌르고, 뺨을 때리며 모욕을 한 사람들을 용서하셨고, 하느님께도 용서해주실 것을 청하시면서 겸손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조건 없는 사랑으로, 원수까지도 품어주시는 사랑으로, 끝까지 믿어주시는 사랑으로, 고통과 수난까지 감수하시는 사랑으로 겸손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겸손함을 보여 주셨습니다.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치는 것 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고 하신 그 말씀을 몸소 실천하셨습니다.

 

우리들이 예수님의 마음과 하나 된다면, 우리들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과 결합된다면, 우리들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보호된다면, 우리들의 마음이 예수님의 마음으로 바꿔진다면 우리들 역시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그 겸손함으로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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