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8일 (수)
(백) 부활 제6주간 수요일 진리의 영께서 너희를 모든 진리 안으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自由民主主義 부정하는 종북세력의 술수

인쇄

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12 ㅣ No.786

김정래 / 부산교대 교수·교육학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공산주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풍자한 소설로 유명하다. 그러나 마르크스를 풍자한 원로돼지 메이저가 공산주의를 환상적으로 선동하는 부분과, 농장주인 존스가 술에 취해 문단속을 소홀히하는 틈을 타 스탈린을 풍자한 돼지두목 나폴레옹이 동물들을 규합해 인간으로 묘사된 부르주아를 내쫓고 프롤레타리아 천국을 세우려고 모의·선동하는 앞부분의 내용은 쉽게 간과해 버린다.

시류 풍자를 넘어서 불변의 진리를 전달해주는 우화로 정형화된 ‘동물농장’을 새삼스럽게 소개하는 이유는 딴 데 있는 게 아니다. 요즈음 국기(國基)를 부정(否定)하는 주장이 일체의 여과 없이 사회 저변과 학원가에 퍼져가고 있는 세태가 허술한 틈을 타고 공산화하는 ‘동물농장’의 상황과 유사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현재 재판 진행 중인 이석기 의원의 내란음모 사건도 이러한 사회상(社會相)의 귀결이라고 할 수 있다. 사회 기강 해이와 관련된 징후 몇 가지만 살펴보자.

첫째, 대학가에 나붙는 벽보나 대자보는 대부분의 대학에서 이미 학교 당국의 ‘승인’도 필요 없는 해방구가 돼 버렸다. 이른바 표현의 자유를 표방한 조치다. 이러다 보니 대한민국의 정체를 부정하거나 통일 지상주의 환상을 담은 내용이 사회 경험이 전무한 학생들의 뇌리에 각인되고 있다. 게다가 학생들의 당장의 이익과 관련된 반값등록금 공약 문제나 대중심리를 자극하는 무상복지 시리즈를 곁들이면, 학생들에게 이른바 ‘투쟁동력’이 실리게 된다.

둘째, 일부 정치권은 대선 개입의 의혹을 제기하면서 국가정보기관의 폐지와 축소로 연계시킨다. 만약 선거법이나 국가정보원 관련법에 저촉된 행위를 했다면, 당사자들을 징계하면 될 일이다. 마찬가지로 야권 성향의 단체와 공무원의 대선 개입도 찾아내 같은 차원에서 단죄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권의 의혹만으로 고도의 정보화 사회에서 국내 파트의 정보 기능 폐지나 국가 정보기관의 무용론을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국가 존립에 관련된 정보는 미세한 부분도 놓칠 수 없는 사안이어서 한 시도 경계를 늦춰선 안되기 때문에 그 기능을 시대에 맞게 강화해 나가야 한다. 나폴레옹의 선동이 가능했던 것은 농장주 존스와 그의 인부들의 나태해진 기강 때문이라는 사실을 교훈 삼아 안보의식을 고취해야 한다.

셋째, 자유민주주의(自由民主主義)를 표방하는 우리 사회에서 자유의 의미를 은근히 폄훼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자유’를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실체로 부당하게 환원하거나 집합적인 개념으로 왜곡시키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고 싶은 것을 모두 국가가 해줘야 한다는 ‘적극적 자유’를 강조하려고 시장경제 체제를 작동하는 이기심을 ‘저속한 자유’로 매도하면서 ‘고차원적 자유’가 전체주의로 몰고 간다는 사실을 교묘하게 은폐시킨다.

무엇보다 주목해야 할 것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중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워 자유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는 행태도 서슴없이 자행한다는 점이다. 물론 다양한 의견과 반대되는 정치적 소견은 존중돼야 한다. 하지만 그것이 대한민국 체제 부정이나 종북(從北) 논리에 악용되는 것은 결코 용납해선 안 된다. 대개는 존 스튜어트 밀이 ‘자유론(On Liberty)’에서 언론과 표현의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한 점만 기억할 뿐, “자유의 원리는 개인이 스스로를 자유롭지 않게 할 자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요구할 수 없다. 개인의 자유를 양도할 자유는 허용될 수 없다”고 한 경고는 잘 기억하지 못한다.

어느 누구에게도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부정하는 자유를 용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는 자유민주주의의 원리임을 굳게 새겨야 할 때다.


52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