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 (화)
(백) 부활 제6주간 화요일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독재에 항거 못하는 ‘못난 국민’?

인쇄

노병규 [vegabond] 쪽지 캡슐

2013-11-11 ㅣ No.769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막말’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을 ‘독재자’라 부르고 박근혜정부를 ‘독재정권’이라 칭하는가 하면, ‘대통령’이라는 호칭 대신 ‘박근혜 씨’라고도 했다.

이 대표는 11일 국회 본청 앞에서 통진당 의원들이 농성을 벌이고 있는 현장을 찾아 “박근혜정부는 있지도 않은 내란 음모를 조작하고 대선 당시 상대 야당 후보의 검찰 소환까지 강행하는 등 독재정권의 면모를 역력히 보여주고 있다”며 “통진당의 활동을 정지시키기 위해 이제 헌법재판소마저 발 아래 두려고 공개적으로 겁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9일 ‘박근혜 씨는 독재자’라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 여론의 비판이 거센 가운데 다시 쏟아낸 ‘독재’ 운운 발언이었다.

이 대표는 9일 서울역에서 열린 장외집회에서 “정권을 비판한다고 야당에 대해 내란음모죄로 조작하고 정당해산까지 청구하면서 헌법을 파괴하고 야당을 탄압하는 박근혜 씨가 독재자 아닙니까”라고 했다. “박근혜 씨를 여왕으로 모시고 숨죽이는 새누리당, 바로 저 새누리당이 1인 정당 독재정당 아닙니까”라고도 했다. 앞서 8일에도 이 대표는 “국내 정치를 유신으로 회귀시켰다”고 말했다.

이 대표의 계속되는 막말에 국민들이 보내는 반응은 싸늘하다. 선거를 통해 대통령이 바뀌는 것이 ‘상식’이 된 시대에 전 국민이 참여한 선거를 통해 당선된 대통령에게 ‘독재자‘라고 규정짓는 것은 시대착오적이고 국민정서에도 맞지 않는다. 박 대통령을 인정하지 않는 듯한 뉘앙스의 ‘씨’라는 호칭공세는 지난 대선 때 TV토론에서 “박 후보를 떨어뜨리려 나왔다”며 매섭게 쏘아붙이다 결국 ‘역풍’을 맞았던 이 대표의 모습을 연상시킨다.1970, 1980년대 운동권시절에 머문 이 대표 머릿속에는 상대를 ‘독재자’로 규정하면 모두 지지해줄 것이라는 생각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국민들은 바보가 아니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민병기 정치부기자 mingming@munhwa.com



37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