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7일 (화)
(백) 부활 제6주간 화요일 내가 떠나지 않으면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오지 않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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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사한 설렁탕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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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4-01-22 ㅣ No.6334

1월 23일 연중 제2주간 금요일-마르코 3장 13-19절

 

"그 무렵 예수께서 산에 올라가 마음에 두셨던 사람들을 부르셨다. 그들이 예수께 가까이 왔을 때에 예수께서는 열둘을 뽑아 사도로 삼으시고 당신 곁에 있게 하셨다."

 

 

<근사한 설렁탕집>

 

몇몇 아이들을 데리고 외출을 했습니다. 점심을 한끼 하려고 했었는데, 아무리 뺑뺑 돌아다녀도 문을 연 음식점이 없더군요. 아이들은 보채고, 큰 마음먹고 한번 쏠려고 했었는데..."이를 어쩌나? 집에 돌아가서 라면이나 끓여야 하나?"하고 고민하던 중에 아이 하나가 연중무휴, 24시간 영업하는 근사한 설렁탕집을 하나 발견했습니다.

 

너무나 기뻤던 우리는 로또복권에 당첨이라도 된듯이 크게 떠들었습니다. 그 와중에서 눈치 없는 한녀석이 "신부님!"하고 크게 소리치다 보니 사장님이 제 신분을 눈치챈 것 같았습니다.

 

불쌍하게 생긴 아이들 얼굴과 그에 못지 않은 제 얼굴을 연신 바라보시던 사장님은 크게 선심을 쓰기 시작하셨습니다.

 

저희 앞에 놓여진 음식을 보고 저희는 깜짝 놀랐습니다. 옆 식탁과는 완전히 비교가 되었습니다. 밥도 꾹꾹 눌러 담아주셨지만, 설렁탕 그릇 밑에 깔린 고기의 양이 벌써 달랐습니다. 시키지도 않은 큰 파전까지 하나 서비스로 주셨는가 하면 괜찮다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10000원이나 디스카운트를 해주셨습니다.

 

본의 아니게 민폐를 끼쳐 죄송했지만, 불쌍한 저희들을 위해 각별한 마음을 써주신 사장님의 따뜻한 마음, 측은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렸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산에 올라가 열심히 기도하신 다음, 당신의 구원사업을 협조해줄 열두 사도들을 뽑으십니다. 평소에 눈여겨 보아두셨던 사람들 명단을 몇배수로 뽑아 눈앞에 두고 예수님은 심사숙고를 거듭하십니다.

 

그것도 부족했던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뜻을 찾기 위해 산에 들어가셔서 열심히 기도하십니다. 과연 어떤 사람이 당신 구원사업에 잘 협조할 수 있는 사람인가 식별하기 위해 밤새워가며 간절히 기도하십니다.

 

예수님의 구원사업 그 바탕에는 무엇보다도 가련한 인간들을 향한 하느님 아버지의 애틋한 마음, "측은지심"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측은지심은 덕중의 덕입니다. 하느님 아버지의 측은지심으로 인해 우리가 구원됩니다. 이 시대 우리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덕 역시 측음지심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는 영육간의 고통들, 영육간의 배고픔과 목마름, 좌절과 한계, 너무도 무거운 십자가를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십니다.

 

그리고 당신이 하실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 하십니다. 하루 온 종일, 당신 백성을 향한 구원사업에 매진하십니다. 밀물처럼 다가오는 그 많은 사람들을 단 한명도 물리치지 않으시고 다 대면하십니다. 그들의 고통 앞에 눈물 흘리시고 잘 해결되도록 아버지께 간절히 청하십니다.

 

당신 홀로 힘으로는 중과부적임을 절감하셨던 예수님께서는 당신 사업의 협조자로 열두 사도들을 뽑으십니다. 그리고 그들에게 당신의 능력과 자질을 똑같이 부여하십니다. 그리고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오늘도 주님께서는 보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우리의 협조를 강력히 요청하고 계심을 저는 강하게 느낍니다.

 

오늘 하루 우리가 주님의 두손이 되어드리고, 두 발이 되어드리는 하루이길 빕니다. 주님의 목소리가 되어드리고, 주님 기적의 능력이 되어드릴 수 있도록 우리의 가진바를 기꺼이 내어놓고 나누는 하루이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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