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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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미소로 떠나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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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bhilda] 쪽지 캡슐

2001-07-21 ㅣ No.4166

제헌절 이른 아침,

보너스로 얻은 것 같은 하루. 마냥 늦잠을 자고 싶은 우릴

아빠가 흔들어 깨우셨습니다.

"큰아빠가 위독하시데, 얼른 가자"

식구들이 부랴부랴 옷을 챙겨 입고 떠날 채비를 했습니다.

큰집에 내려가는 동안 마음이 두근거렸습니다.

며칠전부터 큰아빠가 위독하셔서 충청도와 인천을 왔다 갔다하느라

정신없는 아빠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지난 구정에 큰아빠를 뵜을때는 참 많이 야윈 모습으로,

한손엔 지팡이를 쥐고도, 누군가의 몸에 지탱해야 했습니다.

내가 옆에서 부축해 드렸었는데, 편찮으신 분께는 절하는 거 아니라구 해서

새해 인사두 드리지 못했습니다.

그런 큰아빠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이별을 준비하고 계실지,

도무지 큰아빠를 뵐 자신이 없었습니다.

 

큰집에 도착했을때, 그리고 방문을 열었을때,

큰 아빠는 정말이지 앙상한 뼈만 남아서 죽음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를 알아보지도 못하시는지 아무 말씀이 없었습니다.

다른때 같으면 "우리 지원이 왔구나!"하셨을텐데.

똑바로 눕지도 못하신채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계셨습니다.

 

가족들의 눈물속에서 큰아빠는 눈을 떴다 감았다 하시다가

길게 숨을 내쉬고선 운명하셨습니다.

 

다음날 염을 하고, 우리들 앞에서 큰아빠는 삼베로 만든

새 옷을 입고, 이별을 했습니다.

우리 앞에 놓인 큰아빠의 영정사진과 돌아가실때의 모습은

너무 크게 달라서 정말이지 큰아빠의 죽음을 실감할 수가 없었습니다.

 

12살 차이나 나는 부모같은 큰 형을 잃은 우리 아빠의 눈에서

눈물이 흐를때마다 나는 두배나 더 슬펐습니다.

 

사촌언니 오빠들의 오열은 첨엔 안타깝고 슬펐지만,

너무 유난스럽게 우는 그들을 보면서 마음이 착찹했습니다.

2남3녀중 장남만 빼고, 모두들 이혼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자식들이 결혼해서 오순도순 살아가는 모습만 보였어도 큰 아빠가

저렇게 이른 나이에 돌아가시지 않았을텐데

살아계실때 그렇게 속썩이다가 돌아가시고 난뒤 울고 있는 모습이

정말 미웠습니다.

 

제일 효도하고, 제일 착하게, 잘 살고, 네 동생들 뒷바라지 하느라

많이 아프고, 자기것 조차 챙기지 못했던 장남은 아버지의 죽음앞에서

울음조차 소리내어 울지 못했습니다.

 

큰아빠의 죽음으로 인해 많은 것들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주님께 많이 기도했습니다.

"주님, 당신이 일러주신 십계명중 어쩌면, 제가 제일 지키지 못하는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라는 계명일지 모르겠습니다. 다른 죄는 뉘우치면서도

내가 내 부모님께 저지르는 죄는 어쩌면 다 용서받을 것만 같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에게 순종하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예"라고 응답하셨던 성모님을 본받게 해주십시오.

가정을 위해서 많이 기도하는 사람이 되게 해 주십시오.

가정에 평화를 주는 사람이 되게 해주십시오.

훗날 당신께서 내 부모를 불러가실때는 헤어짐으로 겪게 될 아픔으로

인한 눈물을 흘리기보다는

당신께서 불러주셔서, 당신 계시는 좋은 곳으로 가셨다는 믿음으로

미소지으며 떠나보낼수 있게 해주십시오."라고....

 

큰아빠! 학교 다닐땐 공부해야 한단 이유로, 사회 생활할땐 바쁘다는 핑계로

명절때 내려가 인사두 드리지 못하고, 정말 죄송했어요...

대웅이가 큰 아빠한테 죄송한게 너무 많다고 어제 울면서 제게 이야기했어요.

나라도 큰 아빠한테 너무 죄송하고, 너무 많이 보고 싶데요...

큰 아빠가 많이 아끼시던 막내 동생 우리 아빠,

걱정하지 마시구 편히 쉬세요.. 저희가 정말 효도할께요...

큰 아빠도 좋은곳에서 아빠 수호천사가 되어주세요...

 

주님, 살아계실때 당신을 알지 못했지만, 그래두 저희 큰 아빠 잘 부탁드릴께요

당신은 저의 든든한 빽이시니깐 믿을께요.

 


 

저 냉담하는 동안 많은 조언과 기도해주신 따뜻한 이야기 식구분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이쪽 길로 가도 저쪽 길로 가도 어느 곳에나 함께 계시는 그분의 사랑이

제 마음을 자꾸만 잡아 당겨서 다시 성당에 나가게 되었습니다.

미사 드리게 된지  3주정도 된것 같네여.

다시는 내사랑 주님께 배신때리는 일<?>절대루 안할꺼에요.

다시 한번 머리숙여 감사드립니다.

좋은 주말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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