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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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랑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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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황묵 [khm] 쪽지 캡슐

1998-11-17 ㅣ No.168

보이지 않는 사랑이 크다.

    보이지 않는 사랑이 크다. (퍼온 글입니다)

    10월이 거의 끝나갈 무렵, 부산에 살고 있는 친구 집에서 하룻밤 묵게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다보니 자연스레 늦게 잠이 들었다. 다음 날 나는 사정이 있어서 일찍 올라와야 했는데 기차를 타고 왔다.

    피곤한 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잠을 청했지만 사람이 많아서인지 쉽게 잠들지 못했다.하릴없이 창 밖을 보며 가는데 똑같은 풍경이 지겹기도 하고 따분했다.

    그러고 얼마나 흘렀을까? 잠시 정차했던 청도역을 벗어나면서부터 비어 있던 내 뒷자리에서 이야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누가 탔겠거니 생각하고 다시 잠을 청하려는데 그 이야기 소리가 끊이질 않는 것이었다.

    "와! 벌써 겨울인가? 낙엽이 다 떨어졌네. 근데 낙엽 덮인 길이 너무 이쁘다. 알록달록 무슨 비단 깔아 놓은 것 같아. 밟아 봤으면 좋겠다. 무척 푹신 할 것 같은데."

    "저 은행나무 정말 크다. 몇 십년은 족히 된 것 같은데? 은행잎 떨어지는게 꼭 노란 비 같아."

    "여긴 포도나무가 참 많네. 저 포도밭은 참 크다. 저 포도들 다 딸려면 고생하겠는데."

    "저기 저 강물은 정말 파래. 꼭 물감 풀어 놓은 것처럼. 저 낚시하는 아저씨는 빨간 모자가 참 예쁘네."

    "저기 흰 자동차가 가네. 그런데 엄청 작다. 내 힘으로도 밀겠어. 운전하는 사람은 음...20대 초반 같은데 안경을 썼네.어 벌써 지나쳤어."

    겨우 잠들기 시작한 나는 짜증이 났다. '무슨 사람이 저렇게 말이 많아? 자기 혼자 다 떠들고 있네. 다른 사람들은 눈 없나?'

    잠자기는 틀렸다고 생각한 나는 화장실에 갔다가 얼굴이나 보자며 그 사람들을 쳐다보는 순간 난 잠시 흠칫했다.

    그 자리엔 앞을 못 보는 40대 중반 아주머니와 남편으로 보이는 아저씨 한 분이 서로 손을 꼭 잡고 계셨다.그리고 그 아주머니는 아저씨의 말씀에 고개를 끄덕이며 응수하셨다.

    마치 실제로 보기라도 한다는 듯 입가엔 엷은 미소까지 띤 채로......

    -끝-

    사랑은 그렇게 아름다운 눈이 되어 줄수도 있나봅니다.
    뜨거운 사랑이 식어버렸을 40대 부부에게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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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뜻한 정이 넘쳐 흐르는 굿뉴스를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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