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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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번역의 어려움/ 성경의 본문을 읽는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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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임 [kr3217] 쪽지 캡슐

2014-05-25 ㅣ No.7875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주원준 박사님의 구약성경과 신들 제26강 강의 일부분입니다.

 

성경의 본문을 읽는 느낌은 어떠한가? 이 히브리어는 많은 분들이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 느낌을 어떻게 전달해 드리면 좋을까 하는데 제가 나름대로 여러분들 하고 이런 걸

한번 말씀드리면 좋겠다 하는 거예요.

 

일단 알아두실 거는 이런 게 있어요. 인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말을 많이 만들어요. 단어가

늘어나요. 옛날에는 없던 물건이 생기기도 하고요. 똑같은 행동을 다르게 표현하기도 해요.

그래서 시간이 지나면 먼지는 저절로 쌓이는 거 잖아요. 말도 그래요. 말도 이렇게 저절로

어느 구석에 이렇게 많이 생기는 거 같애요. 인간의 때 같기도 해요. 시간이 지나면 때는

그냥 생기잖아요. 말도 보면 시간이 지나면서 늘어요.

 

그래서 현대의 어휘는 고대어 어휘에 비해서 어휘 수가 많아요. 세밀히 분화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지금 현대어는 더군다나 말이 더 빨리 늘고 있어요. 그래서 자기 분야 아니면 교수나

이런 분들도 다른 분야의 책을 못 읽어요.

 

여러분들이 다른 책을 읽으면 어려운 건 학자들이 책을 어렵게 써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

언어를 잘 모르기 때문이예요. 같은 말이라고 그래도 경제 학자가 쓰는 말이 다르고, 철학

자가 쓰는 말이 다르고, 보통 사람들이 쓰는 말이 다 달라요. 그렇지요?

 

그런데 고대 언어는 저처럼 공부하잖아요? 히브리어나, 아카드어나, 아람어 이런 거 공부하

시면 좋은 점이 고대 언어는 이렇게 분화되기 전의 언어라서 어휘수가 적어요. 이거 아주 좋

아요. 성경이든, 논어도 마찬가지인데 어휘 수가 지금처럼 많지를 않아요. 적어도 컴퓨터,

전기 뭐 이런 단어는 하나도 없고요. 같은 행위를 표현하는 데도 어휘 수가 훨씬 적어요.

원초적인 언어예요.

 

그래서 하나의 언어가 현대적인 의미로 번역할 때 이렇게도 번역할 수 있고, 저렇게도 번역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제가 예를 들 게 '네페쉬'라는 말이 될 거예요. '네페쉬'라는 히브

리어 단어가 있어요. 이게 구약성경에 754번이나 나오는 굉장히 많이 나오는 단어인데 시편

에만 144번 나와요.

 

이 말의 원래의 뜻은, 원래는 가장 원초적인 의미는 '목구멍'을 뜻했어요. 어떻게 나오냐 하

면, 하바쿡서 2장 5절에 보면 이렇게 나와요. "참으로 재물은 믿을 수 없다. 거만한 사람은

견디어 낼 수 없다. 저승처럼 묵구멍을 넓게 벌린 그자는 죽음과 같아 만족할 줄 모르고 ..."

저승처럼 목구멍을 벌린다 할 때 네페쉬를 벌린다. 이렇게 써요.

 

* 하바 2,5: 참으로 재물은 믿을 수 없다. 거만한 사람은 견디어 낼 수 없다.

   저승처럼 목구멍을(그의 네페쉬를) 넓게 벌린 그자는 죽음과 같아 만족할 줄 모르고 ...

 

그런데 네페쉬라는 단어는 목구멍의 뜻만이 아니라 언어가 분화한다고 그랬죠? 현대어로

적어도 7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을 해요. 똑같은 에페쉬를. 지금 목구멍이라는 뜻을 말씀드렸

죠? 자, 네페쉬로 목을 의미할 수도 있어요. 목구멍이 아니라. 왜 목을 의미하겠어요? 목구멍

이 가까이 있으니까 목이 되는 거지요. 그러니까 요나서 2장 6절에 보면,

 

* 요나 2,6: 물이 저의 목까지 차오르고 심연이 저를 에워쌌으며 ...

 

물이 목까지 차올랐다 했을 때, 네페쉬까지 차오른 거예요. 목구멍까지. 그때 물은 목구멍,

속에서부터 차서 목구멍에 찬 게 아니라 겉에 물이 차서 이 목까지 차 올랐다고 말할 때

물이 네페쉬까지 차오로고 이렇게 표현을 해요.

 

* 요나 2,6: 물이 저의 목까지(네페쉬까지) 차오르고 심연이 저를 에워쌌으며 ...

 

목구멍은 뭐가 지나다녀요? 음식이 지나가거나 숨이 지나다니죠. 그래서 네페쉬는 생명을

뜻하게 되요. 숨이 지나다니죠. 그래서 네페쉬는 생명을 뜻하게 되요. 예, 네페쉬란 말이

이나 목구멍이 아니라 생명을 뜻하게 되요. 여러분 피의신 할 때 배웠죠? 어떤 일이 있어도

피를 먹어서는 안 된다. 신명 12,23절을 보겠습니다.

 

* 신명 12,23: 그렇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피는 먹어서는 안 된다. 피는 생명이고 생명을

  고기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피는 생명이다. 생명을 고기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라고 배우셨죠? 그런데 이거

를 히브리 말로 말씀드리면, 

 

* 신명 12,23: 그렇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피는 먹어서는 안 된다. 피는 생명이고(네페쉬이고)

  생명을(네페쉬를) 고기와 함께 먹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네페쉬를 목구멍으로 번역하면 틀린 거예요. 그쵸? 여기서는 생명이라는 뜻이예요.

같은 단어가 그렇게 되는 거죠. 자, 여기서 네페쉬의 네 번째 의미가 발전을 해요. 생명을

뜻하게 되니까 생물 그 자체, 숨이 있는 것은 네페쉬로 그냥 부르게 되요. 목구멍으로 숨이

들고 나는 생물. 곧 동물을 지칭해요. 창세기 1장 24절에 이렇게 나오죠.

 

* 창세 1,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땅은 생물을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히브리 말로 말씀드리면,

 

* 창세1,24: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길 "땅은 생물을(살아있는 네페쉬를) 제 종류대로,

  곧 집짐승과 기어 다니는 것과 들짐승을 제 종류대로 내어라." 하시자, 그대로 되었다.

 

살아있는 네페쉬, 이게 '네페쉬 하야' 거든요. 살아있는 네페쉬를 우리나라 말로 어떻게

번역을 하냐 하면 '생물'로 번역을 했어요. 살아있는 숨이라는 뜻이죠. 사람도 목구멍에

숨이 있어요. 그래서 네페쉬란 말로 사람을 뜻하기도 해요. 어떤 때는. 야곱에서 태어난 자식

들로 라헬의 자손이 있는데 창세 46장 22절에 보면,

 

* 창세 46,22: 이들은 야곱에게서 태어난 자식들로 라헬의 자손들이다. 이들은 모두

  열네 명이다.

 

창세 46,22에도 나오고, 15절, 25절, 27절에도 열네 명이라고 나오는데 이때 히브리 말로

어떻게 돼 있냐 하면,

 

* 창세 46,22: 아들은 야곱에게서 태어난 자식들로 라헬의 자손들이다. 아들은

  모두(모든 네페쉬는) 열네 명이다.

 

모든 생물은, 거기서 나온 생명체는 여기서는 사람이예요. 여기서 동물로 하면 큰일나요.

사람이예요.^^*~~~ 여기서 한 단계 더 발전을 해요. 추상적인 뜻으로 발전해서 한 사람의

내면. 사람은 인격이 있잖아요. 그래서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책임을 지는 인격을 뜻하는

단어로 네페쉬가 나와요. 인격이라는 뜻이 되요. 아까 목구멍이 있는데, 목에서, 숨에서,

생명에서, 생물에서, 사람에서, 그 다음에 이제 인격으로 가는 거예요. 민수 30, 5을 보면,

 

* 민수 30,5: 그의 아버지가 딸의 서원이나 딸이 스스로 한 서약을 듣고 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의 모든 서원은 그대로 성립되고, 그가 한 모든 서약도 그대로 성립된다.

 

예전에는 여자가 남자의 소유물이었어요. 옛날에 이 고대 근동 사회에서는. 특히 딸은 아버

지의 소유물이었어요. 그러니까 딸이 누구한테 맹세를 할 때 서원을 한다면 그 아버지가 듣

고 있다가 아버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 딸의 서원이 된다 하는 거예요. 그래서 히브

리 말로 '그가 스스로', '그녀가 스스로'라고 했지만 그냥 네페쉬예요. 여기서 네페쉬의 마지

막 뜻, 영혼을 뜻하게 되요.

 

* 민수 30,5: 그의 아버지가 딸의 서원이나 딸이 스스로(그녀의 네페쉬로) 한 서약을 듣고

  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그의 모든 서원은 그대로 성립되고, 그가 스스로(그녀의

  네페쉬로) 한 모든  서약도 그대로 성립된다.

 

그래서 아가서 1장 7절에 보면 아가서는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죠.

 

* 아가 1,7: 내 영이 사랑하는 이여, 내게 일러 주세요. 나의 영혼이 사랑하는 이여.

  내게 일러 주오.

 

여기에 히브리 말은 어떻게 돼 있냐 하면, "내 영이(내 네페쉬가) 사랑하는 이여, 내게

일러 주세요. 나의 영혼이 사랑하는 이여. 내게 일러 주오. 이 뜻이죠.

 

하나의 단어가 이렇게 7개로 번역을 할 수 있으니까 히브리어 시간에는 에페쉬를 여기서는

어떤 뜻이냐 아는 게 굉장히 중요해요. 잘못 번역하면 완전히 오역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현대어 성경은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로 옮겼어요. 반면에 히브리어 원문은 직관적이고

상징적이예요.

 

* 현대어 성경은 분석적이고 객관적인 언어로 옮겼지만 고대 히브리어 원문은 직관적이고

  상징적인 면이 뚜렷하다

 

 여기서 성경 히브리어의 두 번째 특징을 여러분들한테 알려드릴 수 있어요. 이에 네페쉬

라고 딱 하지 않고 영혼이다, 생명이다 하는 걸 딱 정해지지만 성경이 주는 직관적인 언어

아, 이게 네페쉬지만 사실은 목구멍이라는 뜻이야. 마치 한문 번역을 해 놓으면 지금 읽기

는 쉽죠. 하지만 원래가 한문 원문이 주는 뜻이 있잖아요. 그거는 이거하고 비슷해요. 직관

적인 통찰.

 

그래서 성경 히브리어를 보고 있으면 아, 이게 경전의 의미를 전달하는 참 좋은 말이라는

걸 알 수가 있어요. 원문을 읽는 것을 이제 현대어로 읽으면은 원문으로 읽는 맛을 쫓아올

수가 없어요. 또한 함의가 있어요. 풍부한 의미가 있는데 네페쉬를 예를 들었듯이 하나의

단어 안에 다양한 의미가 여러 개가 있기 때문에 히브리어를 번역할 때 과연 현대어로 어떤

단어가 적합할지 늘 결정을 해야 되요. 더군다나 지금 우리의 시대는 말이 빨리빨리 변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30년 전에 번역하던 것이 지금에 통용이 안 될 수도 있어요. 그러면 새로 또 고쳐

야 되는 것이죠. 이렇게 현대어로 번역을 해 놓으면 우리가 읽기는 말씀드렸듯이 풍부한 함

의가 실종될 수밖에 없어요. 네페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뜻을 싹 빼 버리고 생물, 영혼,

이렇게 딱딱 정해 주니까. 인격이라고 정해주니까. 생명으로 옮기든, 사람으로 옮기든, 영혼

으로 옮기든 네페쉬가 지닌 풍부한 의미의 세계를 온전히 담아낼 수 있는 현대어는 없어요.

 

그러므로 원문의 함의를 모두 이해하기 위해서는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계시하실 때의 그

미, 그 언어를 여러분이 직접 공부하는 게 가장 좋고요. 신잗르의 교양으로 조금 능력이 있는

신자들은 히브리어를 공부하는 게 우리 교회의 어떤 문화로 정착이 되면 좋을 거 같야요.

 

이상하게 절에 가면 불경을 원문으로 읽는 그런 사람들이 있잖아요? 그런데 성당에 오면은

히브리어 성서를 원문으로 읽는 분은 별로 없어요. 그것도 아마 우리나라가 이직까지는 뿌

리가 얕아서 그런데 이것도 역시 뿌리는 좀 더 미래를 보고 내려야 될 것이 아닌가 하는 그

생각을 합니다.

 

  * 강의록이 마무리되면 오늘의 묵상방에 올려집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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