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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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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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원 [bhilda] 쪽지 캡슐

2000-08-03 ㅣ No.1516

지하철을 타고 다니다보면, 자주 보게 되는 풍경들이 있다.

우는 아이를 달래다못해 쥐어박아 더 크게 울리는 아줌마, 술드시고 이 나라 정치가 이러네 저러네 하는 아저씨, 꽉찬 좌석에 큰 엉덩일 들이미는 용감무쌍한 아줌마,

멀쩡한 몸으로 동냥을 하는, 아주아주 신체건강한 젊은 사람들,

그리고, 그 담엔 "예수천국 불신지옥!"을 외치고 다니는 아자씨, 아줌마.

 

오늘 역시나 집에 돌아오는 지하철안에서 50대가량의 목청큰 아저씨를 만났다.

아저씨 왈 "이 나라에 IMF 가 온 건 예수님 안 믿는 사람들 때문이다. 그 사람들때문에 우리나라에 저주가 내린 거다. 그러니, 예수님을 믿어라. 그리고 지금 나보다 나이 어린것들은 다 일어나 서가고, 나머지 사람들은 앉아서 가라. 싸**지가 없다....

예수천국 불신지옥! 예수님을 믿어라. 불교, 성공회, 남녀호랑교,(그외 몇가지가 더 있었으나, 첨들어서 기억도 안남)믿는 사람들 불구녘에 들어가기 전에 예수님 믿어라!"

하고 소리를 치고 다닌다.  중간에 핸드폰 받는 대학생쯤 되어보이는 젊은 여자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욕을 바가지로 해대고,, 같은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써 민망하기까지 했다.

 

도보여행가인 한비야씨가 티벳을 여행할때의 일이다.

"리사에 도착해 여관에서 숙박계를 쓰고 있는데 주인이 한국 그룹과 한 팀이냐고 물었다. 반가운 마음에 한국 사람이 묵고 있는냐니까, 전날까지 묵었는데 다른 손님들이 싫어해서 다른 여관으로 옮겨달라고 했단다. 간혹 술 마시고 떠들어서 다른 나라 여행자들의 원성을 사는 한국 사람들을 떠올리며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조심스럽게 물었다.  

들어보니 선교하러 온 남녀 열댓 명이 한밤중에 울면서 통성 기도에 방언까지 하면서 시끄럽게 했단다. 잠을 설친 다른 여행객들이 견디다 못해 조용히 해달라고 하니까 한국에서는 이렇게 큰 소리로 기도하는 거라고 하면서 되레 "당신은 예수님을 사랑하십니까?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십니다."라고 하며 새벽 댓바람부터 자야 하는 사람을 붙잡고 얘기를 시작하더란다.

그 다음날은 티베트 불교의 상징인 포탈라궁 앞에서 찬송가를 부르며, "죄인들이여, 회개하시오", "예수 믿고 천국가시오"등을 외치면서 전도를 했단다. (중략) 첫째는 무모하고 상식에서 벗어난 과열 전도 행위고, 둘째는 다른 문화와 종교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없는 독선적인 태도다"

 

그 사람은 과연, 예수님을 믿으면 천국에 갈 수 있으니, 예수님을 믿으라고 선교를 하는 건지, 믿지 않으면, 지옥에 갈꺼라고 위협을 하는건지 모르겠다. 또 각종 비어를 섞어가며, 타종교인들을 비난하고, 몰아붙이면서, 그렇게 선교하는 자신은 천국에 갈 수있으리라 믿는건지,

하느님의 계명인 "서로 사랑하라"라는 말씀을 실천하는지, 그 분을 제대로는 알고 있는지...

 

간혹 그런 사람들을 만난다.

개신교는 길가는 사람을 붙들고서 선교를 격하게 하는데 반해서, 천주교는 신앙을 강요하지 않아서 좋다고 말한다.

일부는 천주교가 선교활동을 게을리한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신앙은 보여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 부일외고 학생들의 사고에서, 천주교 신자 3명의 학생도 희생되었다고 한다.

며칠동안을 신자들이 찾아와 밤새, 가족을 위로해 주고, 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면서 비신자 아이의 부모가 "우리 자식을 위해서, 우리 자식도 좋은데 갈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해서 위패를 같이 모시기도 했단다.

그 분들은 지금쯤, 천주교에 입교하지 않았을까도 싶다.

신앙이라는 것, 남을 위해 기도해주고, 남을 위해 내가 희생하는 것,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 진정한 신앙이 아닐까 싶다.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지옥을 간다는 아저씨의 위협적인 선교로 오늘 하루를 기분 나쁘게 보낼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우리가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예수님께서 바라시는대로 살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삶의 방식이 조금씩 달라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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