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1일 (토)
(백) 부활 제6주간 토요일 아버지께서는 너희를 사랑하신다. 너희가 나를 사랑하고 또 믿었기 때문이다.

따뜻한이야기 신앙생활과 영성생활에 도움이 되는 좋은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파랑반 선생님의 사과농장

스크랩 인쇄

유스티나 [skytina] 쪽지 캡슐

2001-10-24 ㅣ No.4936

딸아이때문에 고민하는 동생에게 들려 주고 싶어서 이 글을 씁니다.....

 

아주 친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른 두사람이 시골로 내려가 사과농장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둘은 평생 모은 돈을 들고 나란히 붙은, 아주 넓은 땅을 샀는데

오랬동안 묵혀 두었던 터라 잡초 투성이였습니다

"누가 먼저 훌륭한 사과농장을 만드는지 시합하자"

둘은 재미삼아 약속했습니다

 

한 친구는 먼저 잡초부터 뽑았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쉬지않고 잡초를 뽑고 땅을 일구어 부드럽게 만들고

흐뭇하게 바라보았습니다

하지만 워낙 땅이 넓은데다 꼼꼼한 성격이었던 그는

그 넒은 땅을 하루에 모두 일굴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도 열심히 잡초를 뽑고 흙을 일구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친구는 사과나무부터 사오더니

사과 심을 곳만 잡초를 뽑고 다듬더니 사과나무를 심었습니다

"먼저 잡초를 뽑고 땅을 골라야하지 않겠는가?"

답답해진 친구가 말했습니다

"사과 심을 곳만 골라내면 될걸세"

콧노래까지 부르면서 친구는 말했습니다

 

꼼꼼한 친구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으며

다시 잡초를 뽑고 흙을 일구었습니다

여러 날이 걸려 겨우 모든 잡초를 뽑고 사과나무를 심으려던 그는

다음날 농장에 나갔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잡초가 또다시 자라나 땅을 덮고 있었던 겁니다...

그는 다시 잡초를 뽑아야 했습니다

그는 매일을 잡초와 싸우고 있었습니다

농장 이끝에서 저끝까지 잡초를 뽑아놓고 나면 다시 잡초가 자라났던 것입니다

......

 

한편 사과나무부터 심은 친구는 사과나무 주변만 잡초를 뽑아내고

사과나무에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으며

매일매일 사과나무만 알뜰살뜰 보살폈습니다.

사과나무가 무럭무럭 자라면서 그늘이 짙어지자

잡초는 자라지 못하고 서서히 없어졌습니다

.....

 

2년 전, 장난꾸러기인데다 천성이 낙천적인 미카엘이 유치원에 처음 간 날,

잘 적응할 수 있을까?

선생님 말씀을 잘 들을까?하는

온갖 걱정이 꼬리를 물고 일어났습니다

온순하고 차분한 큰 아이 때는 없던 걱정이었습니다

 

그때 담임이신 이은숙 선생님께서 이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자신은 잡초(단점)부터 뽑아내는 농장 주인이 아니라

사과나무(장점)부터 길러주고

사과나무(장점)가 저절로 잡초(단점)를 가려서 사라지게 하겠다고...

얼마나 기쁘고 감사하던지...

 

덕분에 미카엘은 아주 즐겁고 행복하게 유치원에 적응했고

저는 지금도 아이들의 단점때문에 고민이 생기면 사과농장을 떠올립니다

잡초부터 뽑을 것인가,

사과나무부터 심을 것인가......

 

파랑반 이은숙 선생님!

너무 감사합니다....

 

 



2,578 0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