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일 (목)
(백)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너희 기쁨이 충만하도록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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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강론."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 -파주 올리베따노 이영근 아오스딩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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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문숙 [moon6388] 쪽지 캡슐

2018-02-07 ㅣ No.118111

 

 

마르 7,14-23(연중 5 )

 

 오늘 <복음>은 어제 <복음>에서 시작된 정결예법에 대한 결론 장면입니다. 어제 복음의 끝 장면에서,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사람의 전통으로 하느님의 계명을 폐기하고 있음을 코르반을 통해 설명하셨습니다.

 

 이제 오늘 <복음>에서는 군중을 가까이 불러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모두 내 말을 듣고 깨달아라.~사람에게서 나오는 것이 그를 더럽힌다.”(마르 7,14)

 

 또 그 뜻을 묻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도 그토록 깨닫지 못하느냐?” 밖에서 사람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무엇이든 그를 더럽힐 수 없다는 것을 알아듣지 못하느냐?”(마르 7,15)

 

   

이는 군중들뿐만 아니라, 제자들에게 각성을 촉구하는 호소입니다. 사실, 제자들은 무디어 잘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씨 뿌리는 자의 비유에서도, 물 위를 걸으신 기적에서도, 부활예고를 하실 때에도, 깨닫지 못하는 제자들에게 깨달음을 촉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의 깨달음의 호소는 어제 <복음>에서 논증된 바처럼, ‘사람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을 버리는 어리석음으로부터 깨어나 올바른 신앙을 촉구하는 호소입니다.

 

 결국, 사람 밖에 있는 어떤 물질도 사람을 더럽히지 못하기에, 겉이 아니라 속을 깨끗이 하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는 유대인들이 철저히 지키던 정결예식을 모조리 부인하는 의미를 갖습니다. 왜냐하면 부정한 음식이나 물건이나 짐승에 의해 사람이 부정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이 지키는 정결예식은 소용없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부정한 것이 마치 밖에 있는 양, 겉의 정결예법에만 치중하면서 막상 속은 은폐하는 위선적인 정결예법을 부정하십니다.

 이는 동시에, 밖에서 몸 안으로 들어가 그를 더럽힐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마르 7,15)는 것을 말해줍니다. 그것들이 깨끗한 것들이라는 말씀입니다.

 이는 베드로의 요빠에서 이방인 코르넬리오를 방문했을 때의 환시체험에서도 말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환시 속에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마라(사도 10,15)

 

 그래서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무엇이든지 그 자체로 더러운 것은 없습니다.

다만 무엇이 더럽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그것이 더럽습니다.”(로마 14,14-16)

 

 결국, 예수님께서는 이를 깨닫기를 호소합니다. 내면의 자기 변혁, 곧 전 인격적인 회개를 촉구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정결이란 가시적인 겉을 깨끗이 닦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속 사람 곧 그 사람의 내면과 인격 전체에 걸려 있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존자 베다는 말합니다.

마귀라 할지라도 우리의 나쁜 생각들에 힘을 보태어 부추길 수는 있지만,

그 생각들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이로써, 예수님께서는 <레위기 11-15>이 명하는 부정과 정결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곧 그 영적 중요성을 강조하십니다. 참으로 부정한 것은 물로 씻을 수 없는 근본 원인이 되는 사람의 마음이라는 말씀입니다. 더럽히는 것들은 밖에 있는 것들이 아니라, 그것들을 사용하는 인간의 마음에 달려있다는 말씀입니다. 마치 칼을 의사가 사용하면 활인검이 되고, 살인자가 사용하면 살인검이 되듯이 말입니다.

 이를 깊이 통찰한 사도 바오로는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을 행하지 않고 오히려 내가 싫어하는 것을 합니다.

~선을 바라면서도 하지 못하고, 악을 바라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하고 맙니다.

~그 일을 하는 것은 더 이상 내가 아니라, 내 안에 자리 잡은 죄입니다.”(로마 7,15-24)

 

 그렇습니다. 우리 안에 악이 차 있으면 악취가 되어 터져 나오고, 선이 차 있으면 향기가 되어 뿜어져 나옵니다. 참으로 우리 안에는 악도 있고 선도 있으니, 우리는 분명 사람입니다. 오직 예수님만이 전선하시니, 박해하는 이에게도 상처 입히는 이에게도 오로지 선을 베푸십니다.

 그렇습니다. 예수님의 마음 안에는 사랑이 가득 찼기에 항상 사랑이 흘러나오고, 우리들 마음에는 미움이나 화가 있기에 그것들이 흘러나올 뿐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타인을 탓하거나 처지나 환경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안의 어둠과 악을 살펴보아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우리 안에 빛과 선이 차오르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 안에 빛이신 말씀을 채우고, 말씀을 비추시는 성령을 따라야 할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합니다.

내 말은 이렇습니다. 성령의 인도에 따라 살아가십시오.”(갈라 5,16)

 

 오늘, 저희 마음이 예수님 마음으로 차올랐으면 좋겠습니다. 아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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