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민언론선정] 이 달(99.6)의 나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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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우 세자요한 신부 [john1004] 쪽지 캡슐

1999-07-15 ㅣ No.9

민주언론운동 시민연합  방송분과 선정 -  이 달(99.6)의 좋은 / 나쁜 방송

 

 나쁜 방송 : 『세계 전쟁 희생자와 불우 어린이 돕기를 위한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공연  - What More Can I Give』(SBS 6.25/저녁 7:00~12:00)

 

'금세기 최대공연'(?), 최악의 중계방송

 

지난 6월 25일 잠실 주경기장에서는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공연이 열렸다. SBS는 이 공연을 중계방송하였다. 그러나 공연 자체는 차치하고서라도 진행자의 자질문제를 비롯, 예고방송까지 어겨가며 자사 프로그램을 통해 홍보하는데 열중한 SBS는 결국 매끄러운 공연중계를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시청률에만 신경쓴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시청률이 광고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고려한다면 SBS의 태도는 시청자에 대한 배려보다는 상업적 이익에 더 관심을 두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날 공연 중계방송은 시청자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카메라는 무대 세팅이 진행되는 동안 비출 것이 없을 때면 하늘에서 잡은 시꺼먼 주경기장 야경을 종종 비추었는데 이 또한 사전에 준비가 미흡했음을 여실히 드러내주는 부분이었다. 사전에 준비한 영상물과 사회자의 즉석 멘트로 예상보다 길어지는 공백을 메꾸지 못하게 되면 보잘 것 없는 경기장 야경만을 원거리로 비춘 것이다. 사전에 공백 기간이 다소 길다는 것을 알고 있었더라면 가수나 곡목의 내용을 소개할 수 있는 탄탄한 대본을 준비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사운드 또한 주말의 가요 프로그램 녹화 방송만도 못한 수준이었다. 현장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기는 무리였음을 감안하더라도 이날 중계방송의 사운드는 안방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통역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문제였다. 이날 공연에서는 S.E.S와  H.O.T, 그리고 유진박을 제외하고는 영어권, 프랑스어권의 가수들이 대거 출연했다. 그러나 방송상에서는 이들이 공연 가운데 몇마디 하는 말들이 통역 없이 그냥 내보낸 것이다(공연 현장에서 김연주씨는 통역을 해주고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 특히 보이즈투멘이나  머라이어 캐리, 바네사 메이는 단순한 인사말 뿐만이 아니라 제법 의미있는 멘트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통역이 전혀 없었다. 마지막 마이클 잭슨 공연 때는  사회를 맡은 양승연 아나운서가 동시통역을 했으나 매끄럽지 못했고 부분적으로 발췌되어 이루어졌다. 그나마 알아듣고 있던 시청자들마저도 이해하는데 방해를 받을 뿐이었다.

차라리 처음부터 곡목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함께 출연자들의 멘트가 화면 아래 자막으로 나왔으면 더 나을 뻔 했다. 그러나 정작 자막 사용은 부적절하게 사용되었다. 공연 중간 중간에 화면의 3분의 2를 넘게 차지하는 자막의 내용을 보면 '자유수호전쟁 6·25……희생자들을 기리는……'과 같은 내용이다. 이날 공연은 6월 25일 이루어져 애초부터 말이 많았던 것은 사실이다. SBS가 이러한 비판을 지나치게 의식하여 내보낸 것으로 보이는 위와 같은 자막은 오히려 해프닝처럼 보였다는 지적이다.

SBS는 물론 최근 과다한 자막 사용으로 시청자들을 우롱한다는 비판까지 받고 있는 방송이 앞으로는 적절한 시기와 내용을 선별하는 등 자막 사용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공연 관련 홍보 프로그램에서 나타난 문제점 -『한밤의 TV연예』(SBS)

 

6월 24일 SBS 『한밤의 TV 연예』에서는 '마이클 잭슨과 친구들' 공연 리허설 장면을 방송한 바 있다. 여기서는 거의 한시간 가량을 별 내용도 없이 그저 현지의 상황을 비춰주는 것으로 방송을 내보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날 『한밤의 TV 연예』는 이승환의 라이브 공연 소식이 방송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그런데 마이클 잭슨 공연 리허설 중계에 밀려 미리 예고된 내용을 방송하지 않은 것이다. 『한밤의 TV연예』가 예고내용을 방송하지 않은 경우는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한밤' 제작진은 지난 3월 20일『열린 TV 시청자 세상』에서 재발 방지를 약속했지만 또 이를 어긴 셈이다.

SBS가 대공연을 중계한다는 사실에 너무 흥분한 것은 아닌가. 방송은 약속이다. 특히 시청자와의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기본적인 방송 규칙까지 무시한 SBS는 시청자들의 비판에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한편 공연내용을 보도한 일부 보도 프로그램에서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SBS 8시 뉴스』와 『KBS 뉴스 투데이』가 바로 그것. 이 두 프로는 공연 상황을 보도하는 과정에서 대만의 여가수 코코리만을 집중적으로 부각시켜 방송했는데 특히 코코리의 관능적인 공연 모습만을 반복해서 보여준 것이다. 이는 여성을 하나의 볼거리 이상으로 보지 않는 기존의 남성 중심적 시각의 발로라는 점에서 마땅히 비판받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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