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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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변두리 홍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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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천 [yudobia] 쪽지 캡슐

2019-02-14 ㅣ No.94618

 

 



                       서울의 변두리 홍은동 

 

       똑같은 모양으로 깨끗하고 예쁘게 지은 단층 일반 주택가가 있었지요

       물론 울타리가 있었고 마당도 있고 화단도 있는 똑 같은 주택이 늘어서 있지요

       그 안에 버스 정류소도 있지요

       이곳이 홍제동 이고 이곳을 지나치면 개울이 나타나지요

       이 개울 이름이 홍제천인데 이 개울을 지나면 홍은동이지요

       이곳으로 가려면 팔뚝 만한 긴 통나무로 걸쳐 놓은 다리를 건너게 되지요

       긴계곡을 따라 북한산쪽으로 향하면 넓직한 산 계곡이 있는데 이곳이 포방터

       라고 불리었지요

       반대쪽 인왕산 쪽으로 홍제천을 따라가면 인왕산 뒷길이 나오고 옥천암이란 절이

       있고 쭉 더 들어가면 성터가 나오고 세검정이 나오지요

       1960년경 이 홍은동에는 그야말로 온통 무허가 집으로 개울따라 들어서고 있었지요

       개울 따라 있는 도로 주변에는 이미 집들이 들어섰고 이제는 북한산 줄기를 따라

       무허가 집이 지어지고 있었지요

       이지역에는 황토흙이 있어서 이흙으로 벽돌을 찍어 말려 만들고 이벽돌로 벽을 쌓고

       팔뚝만한 사각 나무를 이위에 경사지게 설치하고 루핑을 덮으면 집이되지요

       주변 채석장 같은 곳에서 구둘을 갖다가 온돌을 깔지요

       연탄 아궁이를 만들고 천막으로 두루어막은 부억이 탄생하지요

       밤에 벽돌을 쌓고 굳기도 전에 지붕을 만들고 살림살이를 들여놓는데 새벽까지

       끝내야만 하지요

       낮에 이 무허가 집을 짓게 되면 살림계에서 빠루와 긴 망치를 든 서너명이 와서

       부수기때문에 아무도 보지 못하는 한밤중에 부억이 붙은 방한칸 무허가 집을

       지어야만 하지요

       길도 제대로 나있지 않은 비탈진 산으로 무허가 집들이 지어져 올라가고 있었지요

       살림계에서 이 무허가집들을 철거 하기에도 버거웠던것으로 알고 있지요

       왜냐구요, 너무도 가난한 이들이 집을 짓고 생계을 유지하고저하는 형태를 보게 되기

       때문이지요

       막노동꾼들, 실업자들 등등 극한 직업을 하는이들이 가정을 꾸려나가는 곳이지요

       울타리 없는 무허가 흙불럭 집들이지요

       연탄 아궁이는 있지만 연탄 살 돈이 지지부지해서 인왕산에서 그리고 반대쪽 산에서

       낙엽과 나무들을 마구 베어 갖다가 그리고 말려서 별도의 아궁이에서 밥을 짓고

       방을 뎊혔지요

       주변 산에는 아주 작은 나무만 남아 있거나 바위와 흙 산이지요

       그래서 비만 오면 흙물이 이 홍제천을 가득 메우며 흐르게 되지요

       비가 그치면 그많은 물은 없어지고 바닥에만 찰람찰람 흐르는데 그야말로 맑은 물이

       흘러 목욕도하고 빨래도 했지요

       이른 아침 자분밖 과수원에서 갖 따온 과일들을 머리에 이고 팔려고 인왕산 뒤

       흙길을 걸어 가는 아줌마들을 볼 수 있지요

       사람이 많이 왕래하는 버스정류소 부근 길가에 놓고 팔지요

       인왕산이 길다랗게 자리잡고 있는데 이집들에서 내려다보면 저만침 아래로 내려다

       보이지요

       길가 공동 수도에서 물통에 물을 담아 산 중턱에 있는 집으로 옮겨 항아리를

       채우는데 서너번은 왔다갔다 해야하지요

       온 식구들의 필요한 하루치의 물이 된답니다

       일요일이면 세검정 아버지 친구의 딸들이 집에 놀러오곤 했었지요

       명절에는 내 또래의 여자아이와 손을 잡고 그아이 집에 들리곤 했었답니다

       어렵게 살던 홍은동 가정집들, 울타리가 없어서 서로 만나면 반가히 인사를 하고

       지냈었지요

                                      (작성 ; 2019. 02. 14.)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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