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 현대사 - 침묵으로 살다 - 학살유족 7인의 할머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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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을 전후해서 좌우 양측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바는 없지만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백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인민군이나 좌익 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 좌익으로 몰려 국군이나 경찰, 혹은 우익 단체에 의해 죽음을 당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 좌익사건 희생자들 중에는 여순 사건 중 반란군과 빨치산을 소탕하는 국군의 작전 중에 목숨을 잃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좌익활동을 한 사람들을 개도하기 위해 만든 소위 '국민보도연맹'에 자신도 모르게 가입됐다가 소리소문 없이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전쟁 중 부역 혐의를 받고 지역 우익단체의 잔인한 보복조치로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좌익으로 몰려 학살당한 희생자 유족들은 침묵 속에 모든 것을 감춘채 숨죽이며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감시의 눈길이 따라다녔다. 반공이 국시였던 사회에서 좌익 가족으로 몰린 이들의 삶은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특히 여성유족들은 여자의 몸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이중의 고통을 받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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