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7일 (금)
(백) 부활 제7주간 금요일 내 어린양들을 돌보아라. 내 양들을 돌보아라.

인물 현대사 - 침묵으로 살다 - 학살유족 7인의 할머니

스크랩 인쇄

이강길 [u90120] 쪽지 캡슐

2005-03-28 ㅣ No.67

한국전쟁을 전후해서 좌우 양측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의 수는 공식적으로 집계된 바는 없지만 적게는 수십만에서 많게는 백여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그 가운데는 인민군이나 좌익 세력에 의해 목숨을 잃은 사람들도 있지만 좌익으로 몰려 국군이나 경찰, 혹은 우익 단체에 의해 죽음을 당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 좌익사건 희생자들 중에는 여순 사건 중 반란군과 빨치산을 소탕하는 국군의 작전 중에 목숨을 잃기도 했고, 또 어떤 사람은 좌익활동을 한 사람들을 개도하기 위해 만든 소위 '국민보도연맹'에 자신도 모르게 가입됐다가 소리소문 없이 죽음을 당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전쟁 중 부역 혐의를 받고 지역 우익단체의 잔인한 보복조치로 학살을 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이 일어난지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진상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처럼 한국전쟁을 전후한 시기에 사상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좌익으로 몰려 학살당한 희생자 유족들은 침묵 속에 모든 것을 감춘채 숨죽이며 살 수 밖에 없었다. 그들에게는 언제나 감시의 눈길이 따라다녔다. 반공이 국시였던 사회에서 좌익 가족으로 몰린 이들의 삶은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특히 여성유족들은 여자의 몸으로 생계를 책임져야 했기에 이중의 고통을 받아야 했다.


민주화 운동에 물꼬를 텄던 4.19는 이들 학살 유족들에게도 희망을 주었다. 국회가 진상규명에 나서면서 소문으로만 떠돌던 학살자들의 유골을 발굴, 위령비를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5.16쿠데타로 들어선 군사정권에 의해 진상규명 노력이 차단당하면서 지금까지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 학살에 대한 진상은 관련자료조차 공개되지 않은채 묻혀버렸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전쟁 전후 좌익 사건과 관련돼 남편이나 부모를 잃은 여성유족들의 이야기이다.이들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도 당시 기억을 짊어진채 살고 있다.
이제 80세 전후의 할머니가 된 그들이 그 동안의 긴 침묵을 깨고 당시 이야기를 한다.
이들이 증언하는 내용은 앞으로 좀더 정확한 진상이 밝혀져야만 한다.
할머니들이 마지막으로 바라는 것도 정확한 원인과 진상을 밝히는 것이다.정확한 진상규명을 통해 적어도 무고하게 죽은 희생자들에게는 최소한의 명예회복이라도 시켜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재 국회에는 '과거사 진상규명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이 11월 본회의 통과를 예정으로 계류중이다.이 결의안이 통과되고 이에 따라 '과거사 진상규명특위'가 설치되면 민간인 학살문제를 다룰 '한국 전쟁 전후 민간인 희생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도 처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차원에서 좌익사건 관련 학살자들의 진상도 밝혀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037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