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0일 (금)
(백) 부활 제6주간 금요일 그 기쁨을 아무도 너희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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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32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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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7-11-12 ㅣ No.116109

교구장님의 2018년도 사목교서 설명회가 있었습니다. 교구장님의 사목지침은 사랑으로 열매 맺는 신앙입니다. 말로만 하는 사랑은 열매 맺기 어려울 것입니다. 행동이 함께하는 사랑은 열매를 맺을 것입니다. 내년에는 서울교구가 주체가 되어 제4회 한국 청년대회를 하게 되었습니다. 각 교구에서 오는 청년들이 머물 수 있도록 본당에서 머물 숙소를 마련해 달라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200개의 본당에서 20명씩만 머물 수 있는 가정을 준비해 준다면 4,000명의 청년들이 머물 수 있을 거라고 하였습니다. 청년들이 함께 모여 기도하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고, 어려운 이웃들을 찾아본다면 이 역시 많은 결실을 맺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복음 말씀을 묵상하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제게 주어진 일이 있다면 늘 미리 준비하는 편이기 때문입니다. 저를 아는 분들도 제가 미리 준비한다는 것을 인정해 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8년도 성소국 소식지인 부르심에 쓸 원고도 12월까지 다 써 놓았습니다. 예전에 사목국에 있을 때입니다. 제가 하는 중요한 일 중에는 강사를 섭외하는 것이 있었습니다. 2년 전에 강사를 섭외하고 강의를 부탁드리면 대부분의 강사들이 받아 주셨습니다. 2년 후의 일을 계획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본당에 있을 때입니다. 저는 주일 강론은 월요일에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러면 5일 동안은 강론에 대한 부담을 덜면서 지낼 수 있었습니다.

 

성소국에 와서도 제가 해야 할 일들을 3년씩 계획하였고, 그 계획대로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중등부 캠프는 음악, 말씀, 자연을 주제로 준비를 했습니다. 예비 신학생을 위한 교재는 부르심을 중심으로 구약과 신약의 인물을 중심으로 마련하였습니다. 사제 양성에 대한 다큐를 3부작으로 구성해서 제작하였습니다. 일이라는 측면에서는 조금 지나칠 정도로 미리 준비를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기름은 일만이 아니었습니다. 이웃을 위한 선행의 기름, 모든 일에 대한 감사의 기름, 고통과 시련을 참아내는 인내의 기름, 친절의 기름, 온유의 기름, 사랑의 기름입니다. 저는 이런 기름을 준비하는 데는 많이 부족했습니다.

 

꽃밭에는 다양한 꽃들이 피어나듯이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을 사랑하시고 이 아름다운 세상을 이끌어 갈 사람들을 창조하셨습니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다양한 능력을 심어주셨습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하느님을 닮은 하느님의 모상이라고 합니다. 하느님의 모든 능력을 닮았다면 모상이라고 말을 하지 않습니다. 어떤 이들은 장미꽃과 같은 아름다움을 어떤 이들은 백합과 같은 순결함을, 어떤 이들은 개나리와 같은 따사로움을, 어떤 이들은 라일락과 같은 향기를 가지고 태어납니다. 이렇게 다양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들을 한가지의 기준으로 서열을 매긴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나는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는 지혜를 말합니다. 지혜는 모든 것을 다 아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지혜는 자신만의 독특한 능력을 아는 것입니다. 자신이 모르는 것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지혜입니다. “지혜는 자기에게 맞갖은 이들을 스스로 찾아 돌아다니고 그들이 다니는 길에서 상냥하게 모습을 드러내며 그들의 모든 생각 속에서 그들을 만나 준다.” 그렇습니다. 지혜는 모든 것을 아는 것이 아닙니다. 지혜는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10처녀의 비유를 말씀하셨습니다. 슬기로운 처녀와 어리석은 처녀의 이야기입니다. ‘어제 내린 비 때문에 오늘 옷이 젖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직 내리지 않은 비 때문에 오늘 우산을 펴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과거와 미래 때문에 현재를 걱정과 근심 속에서 사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아무리 시간이 많아도, 아무리 많은 능력이 주어져도 인생을 기쁘게 살지 못합니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지 못합니다. 지금 인생이 기쁘고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은 바로 어리석은 처녀와 같은 사람입니다.

 

지금 주어진 시간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주사위는 사람이 던지지만 결정은 하느님께서 하신다는 믿음으로 사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어제의 일 때문에 후회하지 않습니다. 이런 사람은 아직 오지 않은 내일 때문에 걱정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사람이 슬기로운 처녀와 같은 사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 모두에게 똑같이 시간이라는 기름을 주셨습니다. 시간은 길이의 개념만이 아닙니다. 시간은 바로 현재의 개념입니다. 현재의 충실한 삶은 아름다운 과거가 될 것입니다. 지금 최선을 다하는 삶은 희망찬 미래로 나타날 것입니다.

 

오늘 제2독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야기 합니다. “형제 여러분, 죽은 이들의 문제를 여러분도 알기를 바랍니다. 그리하여 희망을 가지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처럼 슬퍼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늘 주님과 함께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러한 말로 서로 격려하십시오.”

 

우리 사회가 서로 다른 능력을 존중하고 받아들일 수 있다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학생들이 적어질 것입니다. 성적 때문에 비관하여 자살하는 학생들도 없어 질 것입니다. 자신 안에 심어진 하느님께서 주신 능력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발전시키는 것이 지혜입니다. 모든 것을 갖지 못한 것은 불행이 아닙니다. 단 하나라도 그것을 사랑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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