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6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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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느님의 영원성에 닿아 있는 현재 / 연중 제32주일 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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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11-12 ㅣ No.116108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등 들고 신랑 맞으러 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다.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어리석은 그들은 등은 가졌지만 기름은 없었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도 기름도 가졌다. 신랑이 늦자 처녀들은 모두 졸았다. 한밤중에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맞으러 나가라.’ 그러자 그들 모두 등을 챙기는데,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이들에게 등이 꺼져 가니 기름 좀 다오.’하고 청했다. 그러나 슬기로운 이들은 안 된다. 그러면 모두가 모자랄 터이니 가서 사라.’하고 답했다. 그들이 기름 사러 간 사이 신랑이 왔다. 준비한 처녀들은 신랑과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그 후 나머지 처녀들이 와 주인님, 문 좀.’하고 청했지만, 그는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모른다.’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마태 25,1-13 참조)‘

 

신부 친구들은 먼 곳에서 오느라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신랑을 밤새 기다린다. 그러다가 신랑 온다는 소식에 등불 밝히고 신랑 맞으려 했지만, 일부는 기름을 미리 준비하지 못한 것이다. 이렇듯 언제 어디서 만날지 모르는 주님 영접하려면 늘 깨어 있어야 할게다. 믿음이나 선행은 다른 이에게서 빌리거나 다른 이가 대신해 줄 수 없기에.

 

깨어 있음은 막연히 미래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일상의 순간순간을 봉헌하는 것일 게다. 우리의 일상에는 하느님의 무언의 신비가 담겨 있으리라. 사소한 일도 참으로 인간다운 삶의 본질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고, 영원한 하느님의 무게를 지니고 있기에. 직장에서도, 가정에서 밥 짓고 빨래하는 순간도 하느님의 숨은 은총이 드러나는 시간이다. 이런 일들이 사실은 소중한 봉헌이며 하느님 현존과 마주하는 시간이니까.

 

이처럼 늘 깨어 준비하는 마음은 회개하는 마음이다. 회개는 사소한 잘못을 뉘우치는 것보다, 더 크고 근본적인 의미를 지닌다. 그것은 부족함을 깨닫고 변화되는 거니까. 흔히 자신은 하나도 변하지 않은 채, 세상만 바뀌기를 기대하는 부류가 있다. 그러나 내가 먼저 변해야 한다. 내가 변하지 않는 한, 세상은 악에 물든 채로 남을 것이리라.

 

그러기에 늘 자신을 성찰하며 부족한 점을 찾아 이를 정화해 가면, 주님을 언제 어디에서 뵙더라도 기쁘게 영접할 게다. 따라서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의 차이는 여기에 있다. 슬기로운 그들은 주어진 현재를 하느님 시간으로 여겨,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살지만, 미련한 이들은 자신의 과거나 미래에만 매달려서 현재를 소모하고 있는 거다. 사실 현재만이 하느님의 영원성에 가 닿아 있다. 지혜를 찾는 이는 그것을 발견할 것이며, 희망을 가지고 준비하는 이는 반드시 얻을 게다. 주님께 희망을 두지 않는 이는 다른 걸 희망할 것이며, 그것이 얼마나 허무한 것인지는 주님께서 주시는 지혜만이 깨닫게 해 주리라. 주님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깊은 사랑으로 그분을 맞이하자.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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