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8일 (일)
(백) 부활 제5주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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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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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24-03-18 ㅣ No.170697

군대 가면 군기잡는다는 말을 듣습니다. 그것을 잘 통과하면 군 생활 적응을 잘 하고, 군 생활이 편해집니다. 그것을 통과하지 못하면 고문관이란 소리를 듣습니다. 지금은 군 생활이 짧아지고 편해졌습니다. 제가 군대에 있을 때는 지금보다는 열악한 상황이었습니다. 내무반에는 모포와 옷을 넣어놓는 관물대가 있었습니다. 관물대에 사람이 들어가려면 들어갈 수 있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신병이 오면 관물대에 들어가서 어머니 은혜를 부르라고 했습니다. 신병은 비좁은 관물대에 들어가서 어머니의 은혜를 부르면서 감정이 복받치는지 눈물을 흘리곤 했습니다. 이 행사가 우리 내무반의 신고식이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식기를 세척하고, 내무반 청소를 하고, 군화에 광을 내면서 군 생활에 조금씩 봄이 오기 마련입니다. 전투체육의 꽃인 족구를 하고, 그리운 친구와 연인의 편지를 받고, 초소에서 근무를 서면서 계급도 이등병에서 일병 그리고 내무반에서 실세인 상병이 됩니다.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한다는 병장이 되면 국방부의 시계는 돌아가고 드디어 제대 특명을 받습니다. 3년의 군 생활은 군대에 다녀온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입니다.

 

새 집으로 이사 가면 집도 집 주인의 군기를 잡는다고 합니다. 새 집과 주인이 서로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사제관에 온지 3일 만에 보일러를 교체했습니다. 후배 신부님이 가스 냄새가 난다고 하였고, 홈디퍼에서 가스 누출 검사기를 사서 측정하니 가스가 누출되고 있었습니다. 보일러 수리하는 형제님이 와서 수명이 다 되었다고 교체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보일러를 새것으로 교체하고 5일 만에 싱크대에서 물이 흘렀습니다. 형제님이 와서 보더니 음식물을 분쇄하는 기계가 고장 났다고 합니다. 음식물 분쇄하는 기계를 교체하면서 싱크대 누수 문제는 해결되었습니다. 생각하니 새 집과 저는 적응기간이 있었습니다. 와이파이 용량이 너무 느려서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용량을 높이고 기계를 새로 바꾸니 해결되었습니다. 화장실의 세면대가 막혀서 물이 잘 내려가지 않았는데 월마트에서 플라스틱 막대기를 사서 뚫으니 잘 내려갔습니다. 열쇠로 열어야 하는 문을 번호키로 바꾸었습니다. 신제품인지 스마트폰으로 밖에서도 원격으로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어서 편했습니다. 사제관으로 온지 1달이 되었습니다. 이제 사제관도 저도 서로 적응 시간이 끝난 것 같습니다.

 

오늘은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나자렛의 성가정도 적응 기간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먼저 천사 가브리엘이 마리아에게 나타나서 아이를 가질 것이라고 예고하였습니다. 마리아는 이 몸은 아직 남자를 모르는데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고 응답했습니다. 천사는 이는 성령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러자 마리아는 이 몸은 주님의 종이오니 그대로 제게 이루어지소서.’라고 응답했습니다. 이번에 천사는 요셉에게 약혼녀 마리아는 아이를 가졌다고 말하였습니다. 요셉은 마리아가 곤경에 처할 수 있기에 남모르게 파혼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천사는 다시 요셉에게 나타나서 그것은 성령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요셉은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 들였습니다. 그리고 나자렛의 성가정은 시작되었습니다. 마리아도, 요셉도 모두 자신의 뜻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을 따랐습니다. 그렇게 나자렛의 성가정은 시작되었지만 적응기간이 또 필요했습니다. 헤로데는 2살 이하의 어린이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습니다. 요셉과 마리아는 아기 예수님을 데리고 이집트로 피난을 갔습니다. 바람결에 헤로데가 죽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드디어 요셉과 마리아는 어린 예수님과 함께 고향 나자렛으로 돌아와서 성가정을 이루었습니다.

 

댈러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성당의 공동체와도 적응시간이 필요할 것입니다. 생각이 다르고, 의견이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영광과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늘 그랬던 것처럼 하느님의 사랑이 길을 보여 주실 것입니다. “아브라함은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주님의 약속을 믿었고, 요셉은 꿈에서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이라는 천사의 말을 듣고 그대로 하였습니다. 약속은 믿음에 따라 이루어지고 은총으로 주어집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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