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3. 국정원 사태의 본질

스크랩 인쇄

박재석 [rhamian] 쪽지 캡슐

2013-09-30 ㅣ No.169

   국정원, 경찰의 선거 및 정치 개입 사태에 대해 제대로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좀 계시는 것 같습니다. 제일 흔한 이야기가 "댓글 몇 개가 뭐가 그리 대단하다고.." 같네요. 요즘 수구 언론에서는 국정원 사태와 그 재판 내용들 관련해서 전혀 기사가 안나가고 있나요?
   이번 국정원, 경찰청의 민주주의 유린 사태의 본질에 대해 부족한 식견이나마 조금 정리해 보겠습니다.

1.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

   국정원은 국가를 위해서 "국외 정보 및 국내 보안정보[대공(對共), 대정부전복(對政府顚覆), 방첩(防諜), 대테러 및 국제범죄조직]의 수집·작성 및 배포"를 하는 조직입니다. 아시다시피 외국에 대한 첩보 활동과 간첩 잡는 일을 주로 하는 조직이지요. 상당히 비밀스러운 정보들을 많이 다루게 되며, 과거에도 정권을 잡은 세력이 이 조직을 남용하여 정적이나 반대 세력을 탄압했던 경우가 자주 있었습니다. 때문에, 국가정보원법은 아래와 같이 국정원의 정치 개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제9조 (정치 관여 금지)
① 원장·차장과 그 밖의 직원은 정당이나 정치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 제1항에서 정치활동에 관여하는 행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1. 정당이나 정치단체의 결성 또는 가입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2. 그 직위를 이용하여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지지 또는 반대 의견을 유포하거나, 그러한 여론을 조성할 목적으로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하여 찬양하거나 비방하는 내용의 의견 또는 사실을 유포하는 행위
    3. 특정 정당이나 특정 정치인을 위하여 기부금 모집을 지원하거나 방해하는 행위 또는 국가·지방자치단체 및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른 공공기관의 자금을 이용하거나 이용하게 하는 행위
    4.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의 선거운동을 하거나 선거 관련 대책회의에 관여하는 행위
    5. 소속 직원이나 다른 공무원에 대하여 제1호부터 제4호까지의 행위를 하도록 요구하거나 그 행위와 관련한 보상 또는 보복으로서 이익 또는 불이익을 주거나 이를 약속 또는 고지(告知)하는 행위

   국정원은 분명히 위의 2항2호를 어기는 행위를 했습니다.
   댓글 몇개라고요? 검찰에서 파악한 정치/선거 관련 댓글만 6/26일 기준으로 1977건, 찬반 클릭 1711건입니다. 이미 삭제되어 제대로 복구 못한 것이라거나, 완전히 파악되지 않은 국정원 직원과 알바들이 쓴 글들까지 포함하면 훨씬 더 늘어날 수 있지요.
   찬반클릭이 무슨 영향을 줄 수 있냐고요? 몇몇 사이트들은 반대가 몇 회 이상이면 그 글이 인기 게시판에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런 식으로 작업을 하기 위해 유령아이디를 많이 보유하며 작업을 했고요.

2. 경찰의 선거 개입

   국정원의 행위에 비해 결정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친 것은 경찰의 선거개입이라 봅니다. 왜곡, 축소 여부는 둘째치고, 미진한 수사 결과를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발표하여 선거에 영향을 주었습니다. 민주당에서 근거 없이 흑색선전하는 것으로 오판하기 쉬운 결과를 제공했지요. 그걸로 무슨 영향을 받느냐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누구를 찍을지 확고하게 마음 먹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별 영향력이 없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동층이 그 중간발표를 보고 박근혜를 찍거나, 기권하려던 사람이 그 중간발표를 보고 분개(?)하여 박근혜를 찍었을 경우, 또 약한 민주당 지지자가 흑색선전이라 잘못 생각하고 박근혜를 찍거나 기권하는 경우는 상당히 많았을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이 결과를 발표한 것이 뭐가 잘못되었냐 하실 분이 계실지 모르겠는데, 사건의 성격상, "없다"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충분히 뒤져볼 것을 뒤져 보고 나서 발표를 하는 것이 맞지요. 그러나, 그것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것은 지금 검찰의 수사결과가 말해주고 있지요. 수사 결과가 완전히 뒤집힌 경우 아닙니까?
   게다가, 지금은 분석관들의 CCTV 녹화 등을 통해 증거 은폐 시도, 외압 정황 등이 계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국정 감사에서 권은희 수사과장의 외압 증언도 있었지요. 이 분의 말을 못 믿는 분들도 계실텐데, 통화한 적 없다고 하다가 통화 내역이 나오자 말 바꾸는 김용판의 말보다는 훨씬 더 신빙성이 간다고 봅니다.
   어쨌든, 이 분의 증언의 진위는 둘째치고, 시점 상 봤을 때, 분명히 분석관들은 국정원 직원 소유 ID의 정치/선거 개입 내용을 일부 확인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 경찰의 발표에는 "발견된 것이 없다"라고 했지요. 심지어는 "뒤집힐 가능성도 없다"며 중간 발표의 미진함을 덮어버리는 술책까지 부렸습니다. 누가 했건 간에, 어디선가는 선거 개입의 의도로 수사 결과를 왜곡 발표하도록 시킨 것이 분명하지요.

3. 박근혜의 책임

   박근혜가 국정원의 정치/선거 개입을 알고 있었다.. 뭐, 그건 명확한 증거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정황 증거 수준이겠지요. 그건 제쳐두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국정원은 대통령의 직속기관이고, 사안의 크기에 따라 최종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박근혜는 "나는 득 본것이 없다"라며 본인의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알아서 개혁하라며 "셀프 개혁"을 주문했지요. 사안의 경중도, 본인의 자리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밖에는 생각이 안됩니다.
   박근혜는 대통령입니다. 현 대통령이지요. 직속 기관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면 과거의 일이라 하더라도 대표하여 사과하는 것이 맞습니다. "내가 잘못했습니다"를 요구하는게 아닙니다. "우리 국정원이 잘못했습니다. 문제점을 심도 있게 파악하고 국정원 본연의 모습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개혁하겠습니다." 이게 현 대통령 박근혜가 취해야할 자세입니다.

   관련해서 쓸 말이 많지만, 우선은 글도 너무 길어지고 하니, 이 정도만 하겠습니다.
   정파적 생각 접고, 마음을 열고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게 힘들다면, 거꾸로, 이런 일이 자신이 반대하던 정당의 정부가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과 그 후보에 대해 저질렀다고 상상해 보시길...

 



96

추천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