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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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15 월/ 슬픈 기쁨의 시절에 찾는 행복의 길 - 기 프란치스코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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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숙 [20sook] 쪽지 캡슐

2017-05-14 ㅣ No.112028




   부활 5주 월, 요한 14,21-26(17.5.15)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요한 14,21)



 




 



슬픈 기쁨의 시절에 찾는 행복의 길

 

오늘 우리는 슬픈 기쁨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대통령 한 사람이 바뀌었을 뿐인데 세상이 참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야 뭔가 제대로 돌아간다는 안도감을 느끼고, 희망의 빛을 보며 흐뭇해 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대지의 기운과 공기마저 신선하게 다가온다고들 합니다.

그럼에도 이 기쁨은 슬픈 기쁨인 것 같습니다. 왜 그럴까요? 오늘 우리에게 신선함을 주고 감동을 주는 움직임들은, 사실 지극히 상식적이며 정상적인 것들이 아닙니까? 당연한 것들 앞에서 기쁨을 느끼고 경탄할 수밖에 없는 이 현실이 어찌 보면 슬픈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또 금새 요동치기 시작하는 악의 무리들의 움직임을 보면, 참으로 기뻐하기에는 갈 길이 먼 것 같습니다.

좋은 뜻이 담긴 작은 변화의 시작만으로도 이렇게 큰 기쁨과 희망을 주지 않습니까? 이런 현실은 너무도 당연한 진실과 공평과 정의, 인간존엄의 가치가 얼마나 철저히 왜곡되고 실종되어왔는지를 반증해줍니다. 우리는 헬조선, N포세대, 흙수저와 금수저, 출구 없는 절망의 빈곤, 불평등과 사회적 갈등의 일상화, 권력과 자본의 횡포, 부정부패 등과 같은 어두운 터널 속에서 몸부림쳐왔고, 여전히 그 가운데 서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슬픈 기쁨의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 말씀하십니다. "내 계명을 받아 지키는 이야말로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아버지께 사랑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를 사랑하고 그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우리가 그에게 가서 그와 함께 살 것이다.”(14,21.23)

우리 삶의 목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과 함께 사는 것입니다. 그것이 우리가 추구하는 영원한 생명이고 참 행복이지요. 그러나 이런 행복은 결코 관념적인 것이 아니요 거저 주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행복을 바란다면 예수님의 말씀을 받아 지키는 투신과 헌신을 통해 예수님을 사랑해야 할 것입니다.

예수님처럼 자신을 낮추어 서로 발을 씻겨주고, 목숨을 바쳐 사랑하지 않고서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을 수 없겠지요. 그분의 말씀과 행적 전체를 받아들여 실제로 살아낼 때에만,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행복한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그 길은 수난과 부활의 길입니다. 그 길은 정의의 실현과 사랑의 실천으로 열매맺는 평화의 길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사랑의 사람이 되기 위하여, 예수님을 본받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이 실현되도록 힘써야겠습니다. 미움과 증오, 시기 질투와 거짓, 무관심과 차별에서 벗어나야겠습니다. 세월호 사건은 물론 어떤 경우에도 존엄한 인간 생명이 짓밟히지 않도록 반드시 진실을 규명해야겠지요.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인간을 도구화하고 상품화하려는 비정규직과 시간제 노동을 철폐함으로써, 인간다운 의 존엄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고, 10%의 소수가 45%의 이익을 독차지하는 탐욕의 뿌리를 없앰으로써 하느님의 의를 드러내야 합니다.

우리 모두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희망을 호흡할 수 있도록, 상식이 통하고 정의롭고 공평한 질서를 실현함으로써, 하느님께서 보시기에 좋은 인간다운 세상을 만들어나가도록 온 힘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슬픈 기쁨'이 아니라, 비상식적이고 비인간적인 어둠의 터널을 완전히 통과하여 사랑과 정의가 일상화 하는 '참 기쁨"의 날이 이어지길 희망합니다.

기경호 프란치스코 신부 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
강론채널 주소 : story.kakao.com/ch/frances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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