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9일 (일)
(홍) 성령 강림 대축일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EBS지식채널e 곤을동 봄날 - 끝나지 않은 제주4.3 항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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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선 [son1148] 쪽지 캡슐

2011-03-02 ㅣ No.1431

 

 

 

 

 

단장곡(斷腸曲)

 

나가 아들을 죽인거라마씀

나가 아들 두 개를 다 죽인거라마씀라마씀

나가 아들 두 개를 다 죽여놓고 나만 살아남은거

 


천정에 숨겼던 큰아들이 발각되어 사살될 때

군인들이 말했다

너희 중에 이 놈 아는 사람 있어?

작은 아들이 미죽미죽 대답했다

우리 형이우다

말을 마치기도 전에 그 자리에서 총살되었다

 


나도 그 자리에 있어나수다만

나도 거기에 아들이 죽을 때 있어나수다만

나도  거기에 아들 둘이 죽을 때 있어나수다만

군인들 총이 무서원 나도 죽어나지카부덴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해수다

난 영 살아나고 아들 둘은 경 죽어수다

나가 아들을 죽인거라마씀

 

 

 

김경훈님의 시집 " 고운 아이 다 죽고 " 中

 

 

 

1948년,  일제 식민지에서 갓 벗어나 새롭게 건설된 이승만 정권에 의해

  제주도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모든 만행의 실험장이 되어 버렸습니다.

  제주도민들은 그 만행의 실험대상에서 자신과 가족이 빠지는 요행을 기대하는 것 밖에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으며 . 그것은 그들에게 거역할 수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제주도민 대부분은  제대로 말 한마디 해보지 못한 채 즉결 처형되었습니다.
 
80대 노인에서부터 서너 살 난 어린 아이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차별 자행되었습니다.
  
제주주둔 토벌대는  ‘새 정부의 정규군’이 아니라

 도민들의 생사여탈권을 한 손에 쥐고 농락할 수 있었던 죽음의 사자였습니다.

 

 토벌군들은 게릴라들의 피난처와 물자공급원을 제거한다는 이유 하나로

 태워 없애고, 굶겨 없애고, 죽여 없애는 이른바 삼광삼진 작전을 실시하며

 한라산 기슭을 불바다로 만들었고, 그 방화와 학살은 인간의 상상을 초월한 것이었습니다.


    미군정의 비호아래 다시 권력의 전면에 등장한 친일파와

 정통성과 국내 기반이 약했던 이승만 정권, 그리고 미군정이 반공이데올로기를 앞세워 

 제주인들을 철저히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아 갈갈이 찢어발긴 양민학살...

 

 이 끔찍한 양민학살에 대한  공식적인 진실규명은커녕  제대로된 반성도 없이

 왜곡되고 은폐되고 조직적으로 지워지며 뭍혀진채 그렇게 반세기가 흘렀습니다.....

 하지만 제주도민의 끈질긴 4.3 진실규명 운동의 결과 4.3특별법도 만들어졌습니다.

 이승만 정권이 국가공권력과 서북청년단을 동원하여 제주도 양민을 학살한 범죄는 이미 드러났습니다.

 2003년 10월 마지막 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가권력에 의해 대규모 희생이 이루어졌음을

 인정하고  4.3 유족과 제주도민에게 공식 사과도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무리들에게는  그 사과조차 못마땅했습니다.

 그것으로도 모자라 제주 4.3항쟁을 '좌익세력의 무장폭동'이라 매도하며

 관련 역사 교과서의 개정을 강요하더니  이젠 아예 없었던 것으로 지워버리려합니다.

  또 무참하게 학살된 죄없는 사람들의 피맺힌  한과 절규가 아직도 가시지 못한  그 땅에

 이승만의 기념관을 설립한다고 합니다...우습고..  부끄럽고 무서운 일입니다.

 

역사를 왜곡하고 진실을 거짓의 수렁에 파묻는 행위는 그 어떤 이유에서든 용납할 수 없습니다.

  역사의 진실을 외면하고 그로부터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에게  내일이란 없습니다

   아직도 밝히지 못한 많은 진실을 샅샅히 밝히고   

 나아가 미국과 이승만 정권의 학살 책임을 명징하게 규명해서

 다시는 이러한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우리들 산자의 몫입니다.

 

 

 “역사를 기억하지 못하는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하게 돼 있다.”

 아우슈비츠의 막사에 씌어져 있는  George Santayana의 글

 

 

 

1999년9월12일 방송자료

 

 

글출처: 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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