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7일 (토)
(백) 부활 제4주간 토요일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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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룩한 변모에서 한없는 그분 배려와 사랑을 / 사순 제2주일[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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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big-llight] 쪽지 캡슐

2017-03-12 ㅣ No.110675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태양이 구름에 가려 빛나지 않을지라도, 나는 태양이 있음을 믿습니다. 사랑이라곤 조금도 느껴지지 않을지라도, 나는 사랑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 침묵 속에 계시더라도, 나는 하느님을 믿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중 쾰른의 어느 어둡고 습한 지하 동굴에 누군가가 새긴 글이란다. 먹구름 뒤에 찬란한 태양이 있음을 믿듯이, 전쟁의 어둠과 절망에서도 하느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믿는 신앙 고백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당신의 눈부신 영광스러운 모습을 보이신다. 당신께서 수난과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울 때, 그 너머에 부활의 찬란한 영광이 있음을 잠시 보여 주신 사건일 게다.

 

예수님께서 베드로와 야고보와 그의 동생 요한만 따로 데리고 높은 산에 오르셨다. 그리고 그들 앞에서 변하셨는데, 얼굴은 해처럼 빛나고 옷은 빛처럼 하얘졌다. 그때에 모세와 엘리야가 나타나 예수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자 베드로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베드로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구름이 그들을 덮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라는 소리가 났다. 이 소리를 들은 제자들은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린 채 몹시 두려워하였다. 예수님께서 다가오시어 그들에게 손을 대시며, “일어나라. 그리고 두려워하지 마라.”하고 이르셨다.(마태 17,1-7 참조)’

 

예수님께서는 갑자기 당신의 모습을 바꾸셨다. 세상 모습이 아닌 천상 모습일 게다. 제자들은 깜짝 놀란다. 아무런 준비 없이 스승의 본모습을 보았기에.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을까? 분명한 것 하나는 그분께서 의도적으로 하셨다는 거. 핵심 제자 셋만 데리고 가신 것과, 좀처럼 정체를 드러내지 않던 분께서 하늘의 모습을 드러내셨기에.

 

그런데도 베드로는 성급하다. “주님, 저희가 여기에서 지내면 좋겠습니다. 원하시면 제가 초막 셋을 지어 하나는 주님께, 하나는 모세께, 또 하나는 엘리야께 드리겠습니다.” 빛처럼 변하신 예수님을 체험한 베드로는 그곳에만 머물러 있으려 했다. 이는 현실을 외면하는 자세이리라. 현실이 아무리 힘들고 어둡더라도 외면해서는. 세상을 주님 뜻에 맞도록 해야 한다. 그럴 때 끝내 참고 걸어간 우리도 새롭게 태어날 터이니.

 

예수님께서는 죽음을 이기시고 영광의 부활을 하셨다. 이렇게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반드시 거쳐야 할 시련을 겪는 현실이라는 삶이 있다. 십자가 짐 없이 어찌 영광을 얻을 수 있으랴? 우리 역시 십자가의 길을 가야만 한다. 구름 위에는 찬란한 태양이 빛나고 있다. 우리 삶도 마찬가지이다. 슬픔이 먹장구름처럼 몰려오고 폭풍우에 휘말려 들 때도, 우리 삶 한 겹 바로 저 너머에 찬란하고 아름다운 부활이 기다린다. 우리가 어둠 속에 있을지라도, 주님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과 희망을 놓쳐서는 안 된다.

 

이렇게 스승 예수님은 이미 알고 계셨다. 지상 마지막 날에 미구에 당신께서 고통 받고 십자가의 길을 간다는 것을. 그리고 그 때에 제자들이 흩어진다는 것도. 그래서 스승은 힘을 실어 주고 싶으셨던 거다. 십자가를 지는 당신모습에 놀라지 말라는 것과 지금 보는 천상 모습이 당신의 참모습이라는 것을. 그러나 제자들은 잊어버린다. 정작 그날이 왔을 때에는 그들은 겁에 질려 숨어 버렸다. 그리고 부활 후에 그들은 나왔다.

 

그리고 영광의 자리에 머무르는 축복이 필연적으로 수난의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그분 전 생애를 통하여 깨달았다. 주님께서 내 운명이고 우리 모두는 축복받은 믿는 이임을 분명히 기억하면서 그분 안에서 엄숙히 다짐해야겠다. 베드로를 위시한 제자들은 스승의 부활을 체험한 뒤에야 십자가를 선택하신 스승님 뜻을 알았다. 한없는 그분 배려와 사랑을 비로소 깨달았다. 거룩한 변모 사건도 그 깨달음 중의 하나일 게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http://blog.daum.net/big-ll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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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변모,초막,모세와 엘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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