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9일 (월)
(백) 시에나의 성녀 가타리나 동정 학자 기념일 아버지께서 보내실 보호자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쳐 주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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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 제3주간 토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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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umbrella] 쪽지 캡슐

2014-03-29 ㅣ No.88176

어릴 때, 소풍가기 전날은 설레고, 잠도 잘 오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그만큼 재미있는 일도 적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저는 오늘 마치 소풍가는 날처럼 설레고, 기분이 좋습니다. 제가 처음 본당신부로 있었던 적성성당엘 가기 때문입니다. 본당 신부님께서 제게 사순특강과 미사를 부탁했습니다. 15년 전에 저는 적성본당 주임신부로 있었습니다. 첫 본당신부로 있었고, 제게는 아련한 추억이 있는 본당입니다. 주말에는 쉬기 때문에 토요일에 가서 하루 자고, 주일에 미사와 사순특강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적성성당은 평일에는 신자들이 많이 올 수 없습니다. 교통편도 불편하고, 봄철에는 바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일에 미사와 특강을 함께 하게 됩니다.

 

꽁꽁 얼었던 임진강에서 썰매 타던 일, 아이들 태권도 가르치던 일, 신자들과 주문진으로 가족캠프 가던 일, 김수환 추기경님 모시고 대림특강 듣던 일, 마당에 수북이 쌓인 눈 치우던 일, 눈 내린 성탄절에 가족 노래자랑 하던 일, 백학 저수지에서 낚시 하던 일, 매 주일 신자들과 함께 식사를 하던 일들이 생각납니다. 3년 동안 있었는데 저의 사제 생활은 그 3년이 샘물 같습니다. 지치고 힘들 때면 적성에서의 생활을 떠올립니다. 그러면 신기하게도 기운이 나고, 용기가 납니다.

 

예수님께서는 가난한 과부의 봉헌을 하느님께서는 기뻐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세리의 겸손한 기도를 잘 들어 주신다고 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다 갖추어진 서울의 큰 성당에서 사목을 하는 것도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시골의 작은 성당에서 사목을 하는 것도 기쁨입니다. 불평하면 불평할 일만 생기기 마련입니다. 감사드리면 감사드릴 일들이 찾아옵니다.

 

희망이란 무엇입니까?

첫째, 희망은 신앙과 같은 말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거짓 희망을 보게 됩니다. 물가가 안정되고, 경제가 좋아지고, 국민 소득이 늘어날 것이라고 하는 말들은 진정한 희망이 아닙니다. 참된 희망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참된 희망은 기도와 실천을 통해서 자라나는 것입니다. 언젠가 하느님께서 선하고 착한 사람들은 거두어 주신다는 확신을 통해서 현실의 아픔과 고통까지도 이겨내는 것이 참된 희망입니다. 다시 말해서 희망은 신앙과 같은 말이라고 하겠습니다.

 

둘째, 희망은 언제나 현재 진행형입니다. 부활에 대한 희망과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많은 박해와 고통을 참고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에 배가 항해할 수 있는 것은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입니다. 살이 빠지면 건강하고 행복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면 살이 빠지고 행복해 진다고 말을 합니다. 생활이 안정되면 기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기도하면 생활도 안정될 수 있다고 말을 합니다. 행동 없는 희망은 진정한 희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가셨던 예수님을 봅니다. 묵묵히 그분의 십자가를 지고 갔던 시몬을 봅니다. 예수님 얼굴에 흐르던 피와 땀을 닦아 드리던 베로니카를 봅니다. 십자가에 매달려 주님 저를 기억해 주세요.’라고 했던 죄인을 봅니다. 희망은 함께 할 때 현실이 되고, 함께 할 때 비로소 이루어집니다.

 

주말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이 이곳을 찾는 분들에게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주말을 지내는 분들에게 구상 시인의 시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 속에 갇혀 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여 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아줄에 묶여 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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