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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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포메일에서 보내온 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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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탁 [daegun011] 쪽지 캡슐

2001-09-18 ㅣ No.4636

한국에서 이민을 온 자식들을 따라 이 할머니는 미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나이 육십 세에 머나먼 타국으로오신 할머니..

 

당연히 영어라곤 빨래집게 놓고 A도 모르는 분이셨습니다.

 

커뮤니티에서 하는 무료 영어 교실에도 다녀보셨다지만,

 

자주 아프신 몸을 이끌고 수업을 들으시기엔 무리였다고 합니다.

 

자식들은 이 할머님을 노인 아파트에 모셨습니다.

 

노인 아파트는 은퇴한 노인들을 위한 아파트입니다.

 

독신 아파트와 비슷한 구조로 되어 있지만 노인들에게

 

편리한 구조라든지 의료 시설이 완비되어 있다는 것이 다른 점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온지 얼마 안 되는,

 

그리고 영어도 말할 줄 모르시는 할머니에겐 감옥 같은 곳이셨습니다.

 

그러나 자식들을 원망하지 않는 것은 어머니의 마음일까요.

 

할머님은 그렇게 몇 달을 살아내셨습니다.

 

할아버지는 눈이 내린 것 같은 은발 머리의 소유자셨습니다.

 

눈썹까지 하얀 그분은 산타 할아버지 같은 넉넉한 웃음을 가지고 계셨다고 합니다.

 

은퇴하여 이 아파트에 들어오기 전에는 성공한 사업가 이셨다고 합니다.

 

부인이 돌아가시고 혼자 외롭게 살다 친구도 만들 겸 해서

 

이 노인 아파트에 들어오셨답니다.

 

어느 따스한 봄 날이었습니다. 아파트 벤치에서 그들은 만났습니다.

 

서로 Hi하곤 아무 말도 없이 그냥 그렇게 앉아 계셨다고 합니다.

 

영어를 모르시는 할머니는 이것저것 할아버지가 물으시는데도..

 

아무 대답도 못하시고 그냥 고개만 끄덕이셨습니다.

 

할머니는 집으로 들어가 커피를 가지고 오셨습니다.

 

커피를 손에 들고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니 커피 먹을래?” 할아버지는 잠시 할머니의 손에 든 컵과

 

할머니를 번갈아 보시더니 고개를 끄덕이고 컵을 받아 마셨습니다.

 

생전 첨 들어보셨다는 한국말이지만 커피 라는 단어 만으로도 충분하셨습니다.

 

그 이후로.. 따스한 봄 햇살 속에 두 분은 자주 마주치셨습니다.

 

벤치에 앉은 두분.. 여전히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역시나 그들만의 대화법엔 아무 불편이 없었습니다.

 

할머니가 말했습니다. “아이 씨가렛, 유 라이타?”

(나는 담배 있어. 너 라이터 있어?”)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시곤 담배에 불을 붙여주십니다.

 

이렇게 두 분은 아파트 앞 벤치에 앉아 몇 시간이고 이야기를 나누셨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할아버지가 햄버거 가게에서 커피를 사와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니 커피 먹을래?”  할머니 “잉?” 할아버님 유머도 있으셔라..

 

그후 두분이 함께 사시게 되었습니다. 할아버지 자녀분들은 대찬성이었지만,

 

할머니의 자녀분들은 좀 반대를 했답니다.

 

그러나 그런 반대를 무릅쓰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 아파트에서 봄볕처럼 따스하고 조용하게 7년을 사셨습니다.

 

7년 동안 여러 가지 헤프닝도 많았지요.

 

할머니는 할아버지에게 김치를 먹였습니다.

 

된장국의 시원함과 육개장의 얼큰함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러나 청국장 만큼은 못 먹겠다고 하셨다더군요. ^^

 

그 청국장 때문에.. 아파트에서 쫓겨나시게 되어

 

냄새 나는 인도 사람들 사는 동으로 옮겨가게 되었습니다.

 

이웃에서 오피스에 항의를 했다고 하네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참 많이 아끼셨다고 하십니다.

 

여전히 말씀도 안통하는 두 분이지만…

 

서로서로 아끼시며 행복하게 사셨습니다 ....

 

그렇게 다정한 두 분에게도 이별의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할머니가 먼저 떠나셨습니다.

 

어느 겨울날 지병이 있으셨던 할머니는 병상에서

 

할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눈을 감으셨습니다.

 

이제는 몇 마디 하실 줄 아는 말 중에서..

 

차마 할아버지에게 해드리지 못했던 말씀을 조용히 해주시고..

 

그렇게 떠나셨습니다.

 

할아버지는 정말 서럽게 우셨답니다.

 

너무너무 서럽게 우시다가 결국은 병을 얻으셨답니다.

 

그리고 열 달 후 어느 날 조용히 떠나셨습니다.

 

이제는 손을 잡아드릴 할머니는 없었지만..

 

그때.. 떠듬떠듬 하셨던 그 말 한마디를 생각하시고 숨을 거두셨을 것입니다..

 

할아버지는 자주 말씀하셨지만. 할머니는 그 뜻을 아시고는

 

부끄러워하셔서 말씀하지 못하셨던 말입니다...

 

할머니는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이.. 러브 유...

 

세상 모든 사랑이 이들처럼 아름답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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