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인물 현대사 - 빈민속으로 - 제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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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길 [u90120] 쪽지 캡슐

2005-03-28 ㅣ No.60

올림픽 철거



1980년대 중반,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앞두고 달동네 지역에
대규모 철거 바람이 불어닥쳤다. 이른바 '올림픽 철거', 찾아 올
외국손님들 보기에 미관상 좋지 않다는 이유였다. 당시 군사정권이
자신들의 정당성을 선전하기 위해 마련한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성공적인 개최을 위해서, 또 개발에 참여하는 기업들의 막대한 개발
이익 앞에서 갈 곳 없는 도시 빈민들의 딱한 사정 따위는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이에 맞서 달동네 주민들은 필사적인 철거반대운동을 펼쳤고
그 중심에 빈민운동의 대부 제정구가 있었다.



도시빈민의 아버지



제정구는 70년대 중반부터 판자촌에 들어가 도시빈민들과 함께
생활했고, 갈 곳 없는 철거민들을 이끌고 지금의 경기도 시흥시에 집단
거주촌을 건설했다. 76년 양평동 철거당시에 만든 '복음자리마을'은
80년대를 통틀어 철거에 당면한 달동네 주민들에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빈민운동의 상징이 되었다.



'사랑은 함께하는 것이다'



제정구는 92년 국회의원에 당선되고 98년 폐암 진단을 받고 병원에
입원할 때까지도 그곳 복음자리마을에서 도시빈민들과 함께 생활했다.
그에게 빈민은 무언가를 베풀고 도와야할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도시빈민들의 삶 속에서 우리 모두가 깨우쳐야할 공동체의 이상을
발견했다. 부자도 가난한 자도, 배운자도 못 배운자도 모두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공동체, 그것이 제정구가 꿈꾸는 사회였다.



함께 나눈 가난, 가난을 넘어선 가난



이제 서울시내 달동네는 대부분 사라졌다. 철거될 지역은 대개 다
개발되었고 철거민들의 절박한 투쟁도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빈곤의
문제가 해결된 것은 결코 아니다. 빈곤은 이제 지하 월세방으로
비닐하우스촌으로 숨어들었고 최근 들어 '신빈곤층'이란 용어가 등장할
만큼 빈부격차는 오히려 심화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어떻게 이런
빈곤의 문제에 대처해야 하는가? 제정구의 삶은 그 해답을 말해주고
있다. 우리 사회가 가난을 함께 나눠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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