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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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조차 그리운 고향의 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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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5-13 ㅣ No.4884

5월 13일 부활 제4주간 화요일-요한 10장 22-30절

 

"내 양들은 내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나는 내 양들을 알고 그들은 나를 따라온다. 나는 그들에게 영원한 생명을 준다."

 

 

<꿈결조차 그리운 고향의 목장>

 

오늘 오후에는 정말 그리웠던 한 아이로부터 전화가 와서 저희 집으로 초대를 했지요. 7-8년만의 만남이었지만 워낙 진한 부자간의 정을 쌓았던 아이여서 그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홀로 살아가느라 고생이 많았을 텐데 아직 얼굴이 전혀 삭지 않아 다행이었습니다. 오래 전의 그 장난꾸러기 티가 어느 정도 남아있어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모릅니다.

 

정말 오랜만에 땀을 비 오듯이 흘리며 함께 농구를 했습니다. 수사님들과 같이 저녁기도를 하고 또 저녁식사는 물론 묵주기도까지 함께 했습니다.

 

전철역까지 바래다주는 길에 아이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편안한 하루를 보낸 것 같아요. 종종 와도 되죠?"

 

"직장생활하면서 남의 돈 번다고 얼마나 고생이 많았으면 저런 말을 할까?"하는 생각이 들어 측은한 마음이 들었지요.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 우리 집은 바로 아이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집, 마음의 평화, 기쁨을 주는 고향 같은 집이 되어야해!"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파에 지친 아이들이 편히 쉴 수 있는 울타리, 그 안에 착한 목자가 언제나 든든한 지주처럼 버티고 있는 고향의 목장, 그곳이야말로 우리 집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팍팍한 목자의 삶>

 

언젠가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싸매고 그 어려운 신학공부를 하느라 힘겹게 살아가던 때였습니다. 마음은 있지만 머리가 따라주지 않는 사람이 지나치게 오바해서 공부를 하면 어떤 결과가 생깁니까? 머리를 뭔가로 둘러쓴 것 같기도 하고 때로 지근 지근거리기도 하는 지독한 편두통이 옵니다.

 

당시 두통이 너무도 극심했기에 저는 휴식을 조금 가지기로 결심을 했지요. 차를 몰고 도심을 벗어나 한적한 시골길을 달렸습니다. 얼마를 달렸을까? 답답했던 가슴이 확 트이는 한 넓은 초원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끝도 없는 초원이 펼쳐져 있었고, 그 가운데를 맑은 시냇물이 가로질러가고 있었습니다. 그냥 앉아만 있어도 기분이 좋아졌고 머리가 아주 맑아졌습니다.

 

"에라 모르겠다"며 풀밭에 누워서 하늘을 바라봤더니 구름이 몇 조각 흘러가고 있었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 왔습니다. 정말 천국이 따로 없더라구요.

 

그러다 저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는데 어느 순간 "딸랑딸랑"하는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깜짝 놀라 일어나 보니 300-400 마리는 족히 되어 보이는 양들이 바로 제 앞을 지나가고 있었습니다.

 

한가지 놀란 것이 "양"하면 흔히 우리는 털이 깨끗하고 눈이 초롱초롱하게 생긴 예쁜 모습의 양들을 생각하게 되는데, 아주 가까이서 봤더니 정말 무식하게 생겼더라구요. 지저분하기는 또 얼마나 지저분하고, 냄새는 얼마나 지독하던지요?

 

고분고분하기는커녕 말을 지독하게 안 듣는 녀석도 있었습니다. 만만치 않은 녀석들이었습니다. 어떤 녀석들은 쳐지고, 어떤 녀석들은 동선을 이탈해서 엉뚱한 방향으로 새고 난리였습니다.

 

오랫동안 그 양들과 목자를 바라보며 든 생각이 한가지 있었습니다.

 

양치는 목자의 삶은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유유자적하는 삶이 절대로 아니라는 것입니다.

 

목자의 삶은 참으로 팍팍한 삶입니다. 목자의 삶은 파란 풀밭 위에 여유 있게 누워 책을 읽거나 피리를 부는 삶이 절대로 아닙니다.

 

양들은 한번도 목자 옆에서 고분고분하고 온순하게 풀을 뜯지 않습니다. 어떤 양들은 사고뭉치들이어서 조금만 방심해도 딴 데로 샙니다. 또 어떤 양들은 뒤에 쳐져서 제대로 따라 오지도 못합니다. 또 어떤 풀밭에 가면 양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풀들이 있기도 해서 늘 주의를 집중해야만 하는 고달픈 삶이 목자의 삶입니다.

 

이렇듯 착한 목자의 삶은 양들을 위해 한치의 여유도 없이 긴장된 삶을 살아가야만 되는 자기희생의 삶이자 자기 포기의 삶입니다.

 

 

<혹시 주변에 이런 청소년들이 있으면 연락 주십시오>

 

부모와의 사별로 인해 마땅히 갈곳이 없어진 아이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한 가정파탄으로 딱한 처지에 놓인 아이들

부모의 극심한 병고로 인해 교육여건이 안 되는 아이들

 

저희 집으로 연락주시면 면담 후 도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단 입소를 원하는 청소년은 14세-17세 사이의 건강한 남자 청소년이어야 하고 정규학교를 다니지 않는 청소년이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곳에서는 검정고시 및 직업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입니다. 단체로 기숙사 생활을 하며 교육비는 무료입니다.

 

연락처 02)832-5026 살레시오 근로청소년회관 상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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