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9일 (목)
(백) 부활 제6주간 목요일 너희가 근심하겠지만, 그러나 너희의 근심은 기쁨으로 바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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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남성위주의 신앙이 시시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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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08-13 ㅣ No.1657

신앙이 시시해지네요.

평신도로서 일하다보면...그저 신부 수녀의 들러리라는 생각만 들구요. 특히 성직자의 들러리...!! 권위를 가지고 평신도일을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그들이 나서는 평신도, 그저 본당에서 예예하고 소처럼 일만하고 눈에 띄게 말걸어주고 그럴듯한 직장가지고 학교가지고 훌륭한 예우나 해주면 그 평신도와 소속 단체에게 잘 해주는 것을 보고 한참이나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전부다 남자들 단체였고, 지하강당과 식당엔 언제나 자매님들의 수다소리와 음식냄새로 그칠날이 없다는 것을...

한 달전에 피정을 위하여 각 수도원에 전화를 해보았는데 잘 받지도 않고 받고 나서는 무뚝뚝하고 음산한 목소리로 그러면 일찍 예약을 했어야지 이게 무어냐면서 창피를 주었습니다...여자수도원에서...왜. 왜 저는 그들만 바라보고 정작 주체이신 하느님을 쳐다보지 못하는지 속상합니다. 하느님을 보고 왔으면서 결국 인간들에게 기대고 바라는 저자신이 밉네요. 이글을 쓰는 저는 여자이고 학생입니다. 세례연한 길다고 미사참여 열심히 한다고 좋은신자 아니라는 것을 요즘 깨달아가고 있습니다....슬프게두요...

주일미사조차 나가고 싶어지지 아니합니다...견진을 받으면...그래서 나아지려니 했는데 받았습니다만 아무래도 저는 나쁜 신자인가 봅니다. 기도도 한다고는 한 것 같으면서도 정성되지 못했고 정신아닌 육체만 성당활동에서 기계처럼 움직였을 뿐이었습니다.

 

예전에 명동성당에서 성삼일 미사본일이 생각나네요. 오랜만에 가는 명동성당,  장엄미사였습니다. 그런데...앞을 꽉 채운 사제단, 복사(어른이고 아이이고 전부남자들),

그리고 열두제자역할의 사람들도 모두 남자. 그뿐만 아니라 봉사자라는 표찰을 달고 왔다갔다 하는 이들도 전부 남자...여자라고는 제2독서역의 고급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얌전한 목소리의 중년부인...그것을 보니까 힘이 쭉 빠지데요...앞에 있는 그들이 사제, 복사, 봉사자가 아니라 전부다 징그러운 남자들로 보였습니다. 절대, 절대로 변하지 않을거야. 난 자랑스러운 남자야, 그들은 이렇게 말하는듯이 보였어요. 얼마나 기분이 씁쓸했는지 모릅니다. 충격을 받은것은 둘째치고 언덕을 내려오면서 다짐했습니다...다시는 ’남자들이 우글거리는’대성당 미사에 가지 않겠다고...제가 이상한 것입니까? 제가 어떻게 된 것은 아니겠지요...하지만 정말이지 그들이 전부다 전통적인, 무서운 인상의 한국남자로 보였습니다.

 

제가 괜시리 부스럼을 만들고 있는 것일까요? 내려온 전통과 양식을 뒤엎을 생각은 없습니다. 생각이 있다고해서 이천년 역사를 싹 바꿔줄 남정네들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저번달엔 본당에 ’학사님.학사님이 왔다’고 해서 내다보았더니 어린티가 다분한 왠 조그만 남자학생 그야말로 ’날듯이’ 활동하고 있더군요. 모든 여학생(!)들의 선망을 받아가면서...저도 주일학교 일을 거들면서 함께 활동했는데 뒤에서 모든 잡일한 여학생들은 정작 수고했다는 소리도 못듣고 모두다 ’학사님 수고하신다’가는 곳마다

칭찬을 아끼지 않더군요.

제가 한마디 했죠...단체 일원들에게...’신학생 하나 왔다고 되게 난리구나.’그러니까 친구들 왈...신학생이 왔는데,,,대단하지,,, ’저는 반박했습니다...’신학생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몰라도 내가 보기에는 그저그렇다...그들은 사제가 될 준비를 하고 있기는 해도

젊지 않은가. 젊은데 왜 어른들의 생각과 사고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나? 그들은 온실속의 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단지 자신의 생을 희생한다고 해서, 하느님이 특별히 선택하신 인간이라 해서...그들이 미운것은 저의 성격에 문제가 있나요? 어쩔수 없네요. 자꾸만 보아도 신학생들, 그리고 젊다는 신부님들이 얄미운 것은요....물론 세계 한쪽엔 기아와 난민들이 넘쳐나는 마당에 한가하게 신부님의 자질,여성의 해방화 평등화 부르짖는 제가 쓸데없는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도 죄스럽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젊은 사제나 그 준비생들이 읽는다면 저는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적어도, 여성들의 머리보자기는 끌어내려줄 수 있는 지혜를 가지기를요. 얼마나 많은, 아까운 여성들이 가톨릭내에서 더 나은 신앙을 만드는데 일조하지 못하고 있는지...남성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겠죠...사제들. 하지만 먼저 여성들 자체가 생각을 고치고 바꿀것을 권고합니다. 일부 몰상식한 사제와 신학생을 만드는 이들은 바로 그 여성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는 여성중에 하나는 자신은 늘 국제결혼을 할 것이라고합니다. 이유를 물었더니 적어도 그들은 한국남자처럼 여자우습게 보지는 않는다고..그녀도 가톨릭이지만 저는 당시엔 이해할 수 없었지만 요즘은 뼈저리게 느끼는 바입니다...수많은 규율과 남성위주의 보수적인 신앙체계가 힘겹게만 느껴집니다...차라리 산사에 가서 조용히 목탁소리 한 번 듣는것이 마음편해지고 마는 저...정말로 문제 있는것인지...하지만 진심입니다.

 

신부와 수녀의 비판론은 언제나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요지는 늘 신부님을 위해서 비방보다 기도하자...인데 그런 답답함과 슬픔을 안고 사는 이들은 어디가서 이야기합니까? 이런 게시판도 아니라면, 도대체 가톨릭 신자, 특히 평신도, 여성은 입 다물고 미사만 보고 뒷일이나 해주면서 살으라는 이야기입니까? 사제가 독신생활, 귀한 권위생활한다고 치켜세워주지만 말고 평신도, 여성에게 조금더 신경쓰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희망합니다. 사제를 위하여 기도해주자고 더이상 목소리만 높이지 마세요. 그렇게 주장하는 분들은 사제를 위하여 얼마나 기도해 보셨습니까? 그들을 추종만 해주지나 않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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