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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바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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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12-22 ㅣ No.6156

12월 22일 대림 제4주간 월요일-루가 1장 46-56절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인생은 바이킹>

 

모처럼 저녁시간 서울시내를 나갔었는데, 한 대형 백화점 앞은 그야말로 별세계였습니다. 입을 다물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숫자의 안개 등, 휘황찬란한 성탄장식으로 저는 딴 세상에 온 듯 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그렇게 성탄장식처럼, 동화처럼 아름답지만은 않지요.

 

너무도 어처구니없는 의료 사고로 인해 한순간에 사랑하는 가장을 잃고 억울해하는 한 유족들을 접하고 할말을 잃었습니다.

 

한 몇 일 차가운 강물위로 꽃잎처럼 떨어져 내린 여리디 여린 영혼들을 생각하며 밤잠을 설칩니다.

 

뿐만 아니지요. 마땅한 거처도 없이 잠수에 들어간 외국인 근로자들의 하염없는 눈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참으로 삭막하고 팍팍한 시절입니다. 진정 가슴 설레는 일은 찾아보기가 힘든 나날들입니다. 마음 두근거리는 일, 생각만 해도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 간절하고 애틋한 기다림에 밤잠을 설치게 되는 일은 점점 사라져만 갑니다.

 

"도대체 왜 이런가?" 생각해봅니다.

 

아마도 우리가 너무도 높은 곳까지 올라와 버렸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현실은 전혀 그게 아닌데, 우리들의 사고방식과 생활양식이 올라 갈 데까지 올라가 버렸기 때문이 분명합니다.

 

놀이동산에 있는 바이킹을 탈때마다 "아! 그래 인생이란 이런 것이구나!"하고 무릎을 칩니다.

 

우리네 인생은 하늘 높은 곳을 향해 힘차게 올라가는 순간이 있는가 하면 가슴 섬뜩함을 느끼며 바닥으로 곤두박질 칠 때가 있습니다.

 

우리 인생이 활짝 꽃피어나는 장밋빛 나날일 때가 있는가 하면 죽음보다 더 괴로운 회색 빛 나날도 있습니다.

 

희망으로만 가득 찬 유년시절이 있는가 하면 모든 것 내려놓고 떠나야할 임종의 순간이 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이 떠나갑니다. 오직 주님만이 영원한 설렘의 대상입니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했던 인연들도 50년 60년이면 다 떠나갑니다. 우리가 그토록 간절히 염원했던 지위도 도달하기 무섭게 물려주고 내려와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애써 모아왔던 재물도 언제 빠져나갔는지 모르게 빠져나갑니다.

 

그 모든 것들은 스쳐 지나가는 것들입니다. 결코 영원한 설렘, 영원한 동경의 대상이 될 수가 없습니다.

 

오직 주님만이 영원한 우리의 연인이자 희망, 설렘의 대상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성모님은 마니피캇(성모의 노래)을 통해 다음과 같이 주님을 향한 자신의 애틋한 마음을 표현합니다.

 

"내 구세주 하느님을 생각하는 기쁨에 이 마음 설렙니다."

 

성모님의 생애는 온통 주님의 현존으로만, 주님을 향한 그리움으로 가득했던 생애였습니다.

 

주님으로 가득 채워졌던 성모님의 인생이었기에 현실이 아무리 각박하고 고통스럽다해도 끝까지 표기하지 않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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