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8일 (토)
(백) 부활 제7주간 토요일 이 제자가 이 일들을 기록한 사람이다. 그의 증언은 참되다.

2006년 부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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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홍보실 [commu] 쪽지 캡슐

2006-04-13 ㅣ No.120

2006년 부활 메시지

"성체성사의 삶을 통해 부활의 신비에 참여합시다"


친애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자연의 생명이 움트는 봄과 함께 부활을 맞이했습니다.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와 은총이 여러분의 가정, 우리나라, 세상 모든 이와 특별히 북녘동포와 고통받고 소외된 이들에게 가득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은 외아들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로 우리 인간을 죄에서 구원하시고 영원한 생명의 주님이 되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말씀과 행적을 통해서 선포하셨지만 죄인들의 손에 넘어가 우리 죄 많은 인간을 위하여 죽으셨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사흘만에 부활하시고 사랑과 생명이 죄와 죽음을 이긴다는 것을 증거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인간 생명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한 생명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보여 줍니다.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은 새롭게 변화되어 모든 두려움을 떨쳐버리고 다시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예루살렘에 모여 교회를 세우고 하느님의 복음을 만백성에게 전하기 시작했습니다.

만일 예수님의 부활이 없었다면 우리 인생은 덧없는 것이 됩니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살아나지 않으셨다면, 우리의 믿음 그리고 우리가 전하는 복음도 헛된 것이 됩니다(1코린 15,14). 이처럼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를 죽음과 죄악에서 구해 주셨고 부활을 통해 새로운 생명의 길을 열어 주셨습니다. 부활의 믿음이란 주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죽음을 이기고 영원히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믿는 것입니다. 이 부활의 믿음 안에서 우리는 고통과 좌절 속에서도 생명의 힘을 얻습니다. 무엇이 우리의 인생을 지탱해 주는지, 누가 우리를 어둠의 사슬에서 풀어 주고, 우리를 죽음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가장 잘 체험할 수 있는 것은 성체성사 안에서입니다. 우리는 성체성사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교구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순교로 증거하신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님의 순교 160주년을 맞아 올해 9월 16일에 성체대회를 거행합니다. 성체대회를 통해, 죽기까지 신앙을 증거 한 김대건 성인의 신앙이 우리 교구민 전체의 믿음과 모범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오늘날 우리의 삶 속에서 성체성사의 정신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것은 생명 존중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우리를 위해 생명의 빵이 되신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 주변에 만연한 생명 경시 풍조를 되돌리고, 생명이 존중받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성체성사를 삶으로 실천하는 것입니다.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고 함부로 해치는 풍조는 결국 인간 존엄성을 상실하게 합니다. 인간이 존엄한 이유는 바로 '하느님의 모습'대로 창조되었고,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사람의 생명은 하느님께서 주신 선물이므로, 우리에게는 생명을 존중하고 소중하게 이어가야 할 거룩한 사명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자기 자신이나 다른 사람의 생명을 해치거나 손상시킬 아무런 권한이 없습니다. 오히려 자신과 타인의 생명을 최우선으로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을 뿐입니다.

따라서 우리도 제자들처럼 부활 신앙으로 새롭게 변화되어 말과 행동으로 성체성사의 삶을 충실하게 살아야 하겠습니다. 낙태, 안락사, 자살과 살인 등 직접적인 생명 파괴 행위는 물론 인간 신체를 이용한 비윤리적 방법의 실험 등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과 창조주의 거룩하신 뜻에 크게 어긋나는 것이므로 어떠한 경우에도 단호히 배격하도록 합시다. 생명을 존중한다는 것은 당장의 생명의 위협뿐만 아니라 잠재적인 위험까지도 극복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항상 생명의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아름다운 자연과 좋은 환경을 만들고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성체성사의 삶을 살기 위해 우리 신앙인들은 구체적으로 실천해야 합니다. 성체성사 안에서 주님의 부활을 체험하기 위해 제일먼저 주일 미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하겠습니다. 성체성사의 나눔을 살기 위해 헌혈, 골수기증, 사후 장기기증, 국내 입양운동 등을 더 활발하게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또한 한마음한몸운동본부의 365일 나눔 실천운동인 '하루 100원 모으기 운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를 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정성과 나눔이 많은 이들의 마음과 함께하면 큰 열매를 맺고 기적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성체성사의 나눔과 일치의 삶을 실천할 때 우리가 당면한 사회의 양극화 문제도 지혜롭게 해결하는 실마리를 마련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수 부활 대축일을 맞이한 우리는 마음으로부터 새로워져야 하겠습니다. 또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의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을 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부활하신 주님께서 주시는 은총과 평화가 온 세상 모든 이에게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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