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3일 (월)
(백) 부활 제7주간 월요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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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닮은 딸이 되고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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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영 [choala] 쪽지 캡슐

2000-11-03 ㅣ No.2019

어느 화창한 날에 엄마와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뚜벅뚜벅 들려오더니

누가 문을 두드리는 것이 아닌가!

엄마는 "누구세요"? 하시면서 빨리 문을 열어 주셨다.

순간, 얼굴이 약간은 검으면서 시골향기를 느끼게 하는 아저씨 한 분이

들어 오시면서 스덴 그릇을 팔러 왔으니 좀 팔아 달라는 것이였다.

엄마의 말씀 "사놓은 것이 있으니 다른대로 가 보세요" 하시니

아저씨는 그때부터 팔아 달라고 조르기 시작했다.

엄마는 난처하다는 듯이 머뭇머뭇 하시더니 "아저씨 점심시간이오니

식사나 하고 가세요" 라고 말씀하셨다.

아저씨는 무척이나 배가 고프셨던지 고마운 표정을 지으시면서

재빠르게 식탁에 앉으셨다.

엄마는 아저씨의 마음을 읽으셨던지 밥도 듬뿍 국도 듬뿍 담아 주시고는 많이 드시라고 하셨다.

내가 보기에도 아저씨는 보는 이의 마음이 흐뭇할 정도로 밥을 맛이 있게 잡수셨다.

엄마와 아저씨는 평범한 이웃이 되어 하시는 일이며, 자식들 이야기이며, 서로의 고향을

물어 보는 등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셨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저씨는 식사를 다 하셨고 고맙다는 말씀도 아끼지 않으셨다.

엄마는"다른 곳에 가서 많이 파세요" 라고 인사 말을 하시는데 아저씨는 신발을

신고 나가시면서 하시는 말씀 "밥을 맛있게 먹고 가니 스덴 그릇을 그냥 드리고 가겠다" 고 하시며

그릇을 놓고 나가시는 게 아닌가!

엄마는 순간 깜짝 놀라시면서 아저씨의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이게 무슨 소리예요 그냥 주다니요

안 될 말이예요" 하시니 아저씨의 말씀 " 너무 고마워서 그래요 받아 주세요" 라고 하셨다.

엄마는 "절대 그래서는 안 되니 정 그러시면 돈을 받아 가세요" 하시면서

나 보고 돈을 드리라는 사인을 보내 주셨다.

나는 엄마가 시키는대로 돈을 갖다 드렸다.

아저씨는 엄마를 이길 자신이 없으셨던지 그러면 조금만 받겠다고 하시면서 그릇에 비해

아주 저렴한 가격을 받으시고 수줍은 듯 인사의 말씀만 여러번 남기시고는 발길을 돌리셨다.

나는 짧은 시간에 일어났던 일들을 바라보면서 아저씨의 포근하고 따뜻한 마음과

엄마의 격이 없는 정을 느낄 수 있었다.

세상엔 좋은 사람이 참으로 많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면서 나도 엄마 딸이니까

엄마처럼 살아가는 자세를 잊지 않도록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계기가 되었고

그날 오후는 아주 행복한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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