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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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Fr.조명연 마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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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경 [ayo98060] 쪽지 캡슐

2010-05-12 ㅣ No.55621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

 

2010년 5월 12일 부활 제6주간 수요일
 
 
 
When he comes, the Spirit of truth,
he will guide you to all truth.
(Jn.16.13)
 
 
 
제1독서 사도행전 17,15.22ㅡ18,1
복음 요한 16,12-15
 
 
꽤 많은 분들이 제게 이러한 질문을 던지십니다.

“신부님, 저는 남들 앞에 서면 왜 이렇게 떨리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신부님처럼 떨지 않고 말을 잘 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저 역시 신학생 때만 해도 남들 앞에만 서면 얼마나 떨었는지 모릅니다. 소위 ‘울렁증’이 너무나 심해서 ‘과연 내가 신부가 될 수 있을까?’라는 걱정도 많이 했답니다. 하지만 어떤 체험을 통해서 이 ‘울렁증’을 조금씩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신학생 때 인기가 많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그 친구는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며, 뛰어난 언변을 가지고 있었지요. 그래서 종종 무대에 서서 사회를 보기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던 그 날도 그 친구는 기타를 들고 무대에 섰습니다. 그리고 멋지게 노래를 불렀지요. 1절이 끝나고 2절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노래를 멈추고 머리를 긁적이며 말합니다.

“가사를 까먹었어요.”

청중석에선 잠시 침묵이 흐르더니 서서히 웃음소리가 흘러나왔고, 급기야 우레와 같은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습니다. 결국 이 친구는 심호흡을 하고 다시 노래를 시작했고, 이번에는 가사를 놓치는 일이 없이 끝까지 완벽하게 부를 수 있었습니다.

저는 이 때 어떤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청중은 심판자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즉, 심판자가 아니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대상인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제 앞에 있는 사람들이 심판자라는 생각을 했었고, 그래서 완벽한 내 모습을 보이기 위해 걱정으로 오히려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제 말을 듣는 사람들이 저의 심판자가 아니라 이해해주고 격려해주는 사랑의 대상이라는 생각을 갖게 된 뒤, 저는 울렁증에서 조금씩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주님과 우리의 관계 안에서도 똑같이 적용이 된다고 봅니다. 많은 이들이 주님을 우리의 심판자라고만 생각합니다. 마치 하늘 꼭대기에서 우리를 감시하면서 조금의 실수라도 체크한 뒤 벌을 주시는 무서운 분으로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마음가짐으로는 주님 앞에 제대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주님은 그런 분이 아니라, 끊임없이 당신의 크신 사랑으로 우리를 이해해주시고 격려해주는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님께서는 성령을 보내주셨습니다. 이 성령은 우리를 좀 더 쉽게 진리로 이끌어 주십니다. 즉, 잘못된 우리의 생각과 판단에서 벗어나 주님과 하나 될 수 있도록 해주십니다.

이러한 주님의 사랑을 기억할 때, 더욱 더 힘차게 이 세상을 살 수 있습니다. 주님을 통해 이 세상은 어렵고 힘든 곳이 아니라 기쁨과 희망이 넘치는 곳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만약 당신이 나를 사랑해 주지 않으면, 내가 두 사람 몫의 사랑을 하겠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어니스트 헤밍웨이).


 

 


 

 


날이 밝는 순간(코엘료, '흐르는 강물처럼' 중에서)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 포럼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 시몬 페레스가 들려준 이야기다.

한 랍비가 제자들을 모아놓고 물었다.

"밤이 끝나고 날이 밝는 정확한 순간을 어떻게 알아낼 수 있느냐?"

"양 떼 사이에서 개를 가려낼 수 있을 때입니다."

어린 소년이 답했다.

한 제자는 이렇게 말했다.

"아닙니다. 멀리서도 무화과나무와 올리브 나무를 구별할 수 있어야 날이 밝은 겁니다."

"둘다 신통치 못한 대답이다."

"그럼 정답은 뭔가요?

제자들이 묻자 랍비가 대답했다.

"한 이방인이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을 때, 우리가 그를 형제로 받아들여 모든 갈등이 소멸되는 그 순간이 바로 밤이 끝나고 날이 밝는 순간이다."
 
 
 
 
 
 

Heartstr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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