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20일 (월)
(백)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교육 주간)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억류 사건을 보며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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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진호 [mungkul] 쪽지 캡슐

2007-07-26 ㅣ No.2898

저는 모태신앙으로 가톨릭이란 종교를 믿고 있는 최진호 베드로입니다.
요즘 아프간에 개신교 봉사단들이 23명이나 억류되어 있고, 그 중에 배형규 목사님이 급기야 살해되는 뉴스를 보며 마음이 너무 아파 이곳까지 와서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저 역시 그 뉴스를 처음 접했을때, 종교간 불화를 일으킬 수 있는 이슬람국가 아프가니스탄에까지 가서 꼭 이렇게 나라를 어렵게 만들어야 되나 원망 아닌 원망을 했었습니다. 또 너무나 막무가내식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과도한 선교활동을 하는 개신교의 모습이 좋지 않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세상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뭔가 크게 잘못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그들의 선행여부와 관계없이 한 나라의 정책과 외교가 어려워 진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우리 종교인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이 정말 나쁘다고만 해야 할 일까요?
 
그들이 비록 선교에 목적을 둔 봉사활동을 하러 간 사람이라고 하지만, 그들의 모습 자체가 이렇게 까지 비난받아야 하는 일일까요?
 
전 가톨릭이지만, 개신교 사람들이 우리와 다른 존재를 믿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습니다. 그들도 우리가 믿는 하느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사람들입니다. 일부 개신교 목회자가 주님의 일보다는 세상의 것들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는 있지만, 반면 주님이 보시기에 좋은 목회자나 신자들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하느님의 이름을 거들먹 거리며, 그들의 선행에 비난의 화살을 보내고 있는 지금, 정녕 우리 교회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걸까요? 그들에게 향한 비난의 중심에 놓이신 주님은 개신교만이 믿는 주님이 아니라, 우리도 역시 목숨으로 믿고 있는 하느님이 아니신가요?
 
한국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외국에 나가서 봉사하면 안되는 것도 아니며, 그들이 이슬람을 믿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선교를 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없다고 보입니다. 과거 우리나라에도 수많은 외국 신부님들이 순교를 각오하고 이 땅에 들어오셨고, 수 많은 외국인들이 어려운 한국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고 헌신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얼마전 복음에서 들었던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우리의 이웃"은 누구입니까?
같은 주님을 모시는 그들이 설사 우리와는 다른 교회에 있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모른 채 하기에는 그들의 처지가 너무 가슴 아파옵니다. 그들이 비난 받기에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흔히 말하는 무모한 선교로 나라를 어렵게 했다고 해서 그들(개신교) 스스로 위로하지 못한다면, 우리가 대신 목소리를 높여 그들을 옹호해 줄 수는 없는 건지요? 우리가 강도들에게 돈을 뺏기고 뭇매를 맞아 쓰러져 있는 그들을 외면한다면 우리는 결코 그들의 이웃이, 그들의 형제가 될 수 없지 않을까요?
 
저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이지만, 우리 가톨릭 교회가 이제라도 그들을 위해 공식적인 성명을 밝혀주고, 특정한 주일을 돌아가신 배형규 목사와 억류되어 있는 청년들을 위해 묵상하는 주간으로 선포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려 봅니다. 그래야 우리가 비로서 그들의 이웃이 될 수 있고, 우리 외방 선교회의 사제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그들의 기도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님의 이름으로 먼 곳에서 고생을 각오하고 떠났던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상처 받지 않고, 그들이 무사히 돌아왔을때 세상의 손가락 질로 더 큰 상처를 받지 않도록 지금 바로 이 순간 우리 가톨릭 교회의 관심과 사랑과 기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상 사람들의 가벼움과 또 주님의 이름이 세간 사람들의 입속에 거룩하지 못하게 언급되는 것을 보며 너무 속이 상해 이렇게 두서없는 글을 썼습니다만 저의 부족한 글 솜씨를 탓하시지 마시고, 제 작은 뜻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의 평화가 모든 분들과 특히 지금 아프가니스탄에서 고생하는 우리의 이웃과 그들의 가족들에게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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