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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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천사였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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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1-09-29 ㅣ No.2830

가톨릭 성가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자기 한지고", "나는 포도 나무요 너희는 가지로다"의 작곡가는 바로 살레시오회 원선오 신부님이십니다.

 

원신부님은 수도회 안에서 그리고 당신의 가르침을 받았던 살레시오중고등학교 졸업생들 사이에서 거의 전설적인 인물로 정평이 나 계십니다.

 

그분께서 이 땅에 머무시던 19년 동안 우리 모두에게 남겨주셨던 교육자, 사제로서의 모범은 아직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등불이 되고 있습니다.

 

한번은 살레시오고등학교 성무감으로 재직하실 때의 일이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원신부님께서 아침미사가 끝나기 무섭게 달려가는 곳이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학교 정문이었습니다. 원신부님은 등교하는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이름을 부르며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학생들은 신부님이 정문에 서 계시다가 먼저 인사를 건네는 것만 해도 황송한 일인데, 신부님께서 자신들의 이름을 일일이 다 기억하시고 불러주시는데 감격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 많은 학생들 이름을 다 기억하셨는지 비결을 추적해본 결과, 비결은 신부님의 개인적인 노력의 결과였습니다. 학기가 시작되면 신부님께서 하셨던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밤늦게 까지 학생들의 사진과 이름을 비교해가며 학생들의 이름을 외우는 일이었습니다.

 

이런 원신부님께서는 십 수년전 보다 가난한 청소년들을 위해서 아프리카로 떠나셨습니다. 그것도 60이 넘은 나이에 말입니다. 이제 한국에서 기반도 닦을 만큼 닦은 때에 또 다시 그 노구의 몸을 이끌고 아프리카의 그 오지로 훌훌 떠나신 것입니다.

 

그리고 73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아프리카 청소년들의 고통에 함께 동참하고 계십니다. 그분은 참으로 우리 모두의 천사이자 모든 청소년들의 천사이셨습니다.

 

오늘 우리는 세 대천사들의 축일을 지내고 있습니다. 현대 신학 안에서 입지가 많이 좁아진 부분이 바로 천사에 관한 교리일 것입니다. 천사란 전통적으로 하느님의 사신, 또는 하느님의 구원의지를 인간들에게 전달해주는 영적인 존재로 해석됩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천사의 존재 여부 자체에 대해 강한 의문을 제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천사란 용어를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가끔씩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법 없이도 살 사람", "마음이 티 없이 깨끗한 사람", "동정심이 많은 사람", "친절한 사람"을 만나게 되면 흔히 우리는 "천사 같다"는 표현을 씁니다.

 

어떤 의미에서 아름답고 진실된 자신의 존재를 통해 하느님의 향기를 세상에 풍기는 사람은 이미 천사입니다.

 

첨단과학의 발전과 고도성장의 여파로 영적인 영역이 한없이 축소되는 오늘날,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사리사욕만을 추구하는 시대에도 사심 없는 마음으로 이웃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사람들, 그들은 이 시대의 천사입니다.

 

오늘 하루 우리 매일의 삶이 언제나 우리 이웃들의 기쁨과 희망이 되어주는 삶, 이웃들의 천사로 살아가는 하루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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