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백) 부활 제7주간 수요일 이들도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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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분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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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상선 [osspaolo] 쪽지 캡슐

2002-01-02 ㅣ No.3104

<나도 그분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두번에 걸쳐

자신도 그분이 누구신지 몰랐다고 고백한다.

마지막 순간에 가서야

그분이 바로 그분이구나 하고 알아차렸다는 것입니다.

 

나도

세례자 요한처럼

그렇게 고백하고 싶습니다.

<저도 주님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참말입니다.>

 

저는 대학을 다니면서

세례를 받았습니다.

세례를 받으면서도 주님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그냥 내가 만난 훌륭한 인품의 소유자들인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는 것이 뿌듯하고 좋았지

그분이 누구신지가 문제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저는 수도원에 들어왔습니다.

그러면서도 주님이 누구신지 몰랐습니다.

그냥 형제들과 더불어 사는 이 삶이 좋았을 뿐이었고

그분이 누구신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살아가면서 계속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 삶이 그냥 사는 삶이 아니라

예수의 제자로서의 삶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분이 누구신가?>

<그분이 나에게 있어 어떤 분이신가?>

신학교 졸업할 때 가서야

어렴풋이 그분이 누구신지를 알 것만 같았습니다.

그런데도 명확히 몰랐습니다.

 

종신서원을 발하면서

그분이 나의 주인이심을 더욱 가까이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그분과 나와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사이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께 나의 전 생애를 바쳐도 결코 후회하지 않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살다보면

그분은 여전히 오리무중일 때가 많습니다.

그분이 누구신지는 알면서도

그분을 명확히 찾아내기가 어려울 때가 많습니다.

시장사람들 가운데서,

지하철의 붐비는 사람들 가운데서,

아귀다툼하는 전쟁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 안에서,

오늘도 스쳐지나가는 사람들 가운데서,

그분은 언뜻 당신의 모습을 비추어 주시다가

사라지시곤 하십니다.

 

그러나 나는 압니다.

그분을 봅니다.

그분이 언제 오셨다 가셨고

누구와 함께 계셨는지도 압니다.

 

나는 그 주님을 사랑합니다.

비록 나와 늘 함께 있음을 놓칠 때가 많지만

그래도

그분의 보잘것없는 종이요 제자임을 자랑스러워합니다.

그분만 생각하면

자신이 부끄러울 때가 많습니다.

정말 저는 그분의 신발끈조차도 매어드릴 자격이 없기 때문이지요.

어떨 때는

마치 가난한 그 과부처럼,

아니면 여리고의 자캐오처럼,

멀찍이 서서 그분을 바라뵙는 것만으로도

황송할 뿐이지요.

 

그분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그분이 바로 얼마전에 아기의 모습으로 우리 가운데 오신

그분이십니다.

그분을 증언합니다.

그분 밖에는 세상을 구원할 자가 없습니다.

그분을 믿고 사랑하십시오.

아, 나의 주님

나의 전부시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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