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일 (수)
(백) 부활 제5주간 수요일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안에 머무르는 사람은 많은 열매를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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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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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희 [corenelia] 쪽지 캡슐

2024-04-04 ㅣ No.171206

[부활 팔일 축제 목요일] 루카 24,35-48 “그들이 구운 물고기 한 토막을 드리자, 예수님께서는 그것을 받아 그들 앞에서 잡수셨다.“

 

 

 

 

사실을 보이는 그대로 보는 사람이 있고, 그 안에서 진실을 알아보는 사람도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 안에서 그렇게 하는 의도와 본뜻을 헤아리는 지혜를 가진 사람은 존경과 사랑을 받지요. 그런데 어떤 사람은 사실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온갖 추측과 추정을 통해 진실을 다 아는 척 하다가 주변 사람들에게 망신을 당합니다. 또 어떤 사람은 무엇이 진실인지를 알면서도 자기 입장과 이익 때문에 그것을 일부러 왜곡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 큰 피해를 끼치게 되지요. 그래서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는 눈이, 더 나아가 그 안에서 진실을 알아보는 지혜가 중요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지 못합니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멀쩡히 살아계신 상태로 나타나셨는데도 그분을 ‘유령’으로 본 것입니다. 그들이 알고 있는 ‘사실’ 안에 갇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고 돌무덤에 묻히셨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또한 한 번 죽은 사람이 다시 살아날 수는 없는 거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활하신 예수님을 두 눈으로 직접 보면서도 그분을 유령 취급합니다. 메시아에 대한 잘못된 기대 때문에 그분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는데 일조했던 그들이, 이제는 자기들의 잘못된 고정관념 때문에 다시 한번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고 있는 셈입니다.

 

주님을 알아보려면 머리가 아니라 마음이 열려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에 대한 얄팍한 지식 안에 갇히지 않습니다. 마음은 열지 못한 채 머리 속만 채우게 되면 그 아는 것이 오히려 주님께 다가가지 못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고 맙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의 잘못된 지식을 탓하지 않으십니다. 왜 그렇게 믿음이 부족하냐며 비난하지도 않으십니다. 그들이 마음 속에 있는 두려움과 불안을 떨쳐 버릴 수 있도록, 그래서 예수님의 부활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아직도 못자국이 선명한 당신의 손과 발을 그들에게 보여주십니다. 유령이라면 손과 발이 제대로 형태를 갖추지 못하고 흐릿하게만 보일텐데, 상처 자국이 분명한 손과 발을 가지고 계시니 당신은 유령이 아님을 알려주시기 위함입니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 속 의혹은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그분이 유령이 아니시라는건 알겠는데, 이번엔 정말 다시 살아나신게 맞는지, 부활하신게 맞는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최후의 수단으로 그들 앞에서 구운 생선 한 토막을 손수 발라 드십니다. 배가 고프신게 아닌데도, 굳이 드실 필요가 없는데도, 제자들의 마음 속에 남은 불신과 의혹을 떨쳐주시기 위해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신 것이지요. 그 모습을 본 제자들은 비로소 마음 속 의혹을 완전히 떨쳐내고 주님께서 진실로 부활하셨음을 믿게 됩니다.

 

회개는 지난 날의 잘못을 성찰하고 뉘우치는 것으로 시작하지만 그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회개를 통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마음과 생각을 바꾸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만난 제자들은 그런 전환을 체험했기에 행동이 변하게 됩니다. 두려움과 걱정이 가득한 제자에서, 희망과 열정 그리고 용기가 가득한 사도로 변화된 것이지요. 우리도 그래야합니다. 주님께서 부활하셨음을 참으로 믿는다면, 마음과 생각을 그분께서 바라시는 쪽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그분의 뜻을 받아들이고 따르는데에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그래야 부활의 기쁨을 충만하게 누리는 가운데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에 합당한 존재로 변화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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