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5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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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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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1-27 ㅣ No.4477

1월 28일 화요일 성 토마스 데 아퀴노 사제 학자 기념일-마르코 3장 31-35절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

 

 

<인연>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성모님 입장에서 봤을 때 참으로 야속하고 몰인정한 한 마디 말씀을 던지십니다. 기껏 걱정이 되어 수소문 끝에 찾아갔더니 문밖에도 나와보지 않고 한다는 말이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 라는 말이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 어떻게 보면 참으로 가슴아픈 말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인류구원과 해방을 위한 큰 바다로 나아가기 위해 작은 시냇물, 잔잔한 강물에 머물기를 포기하는 결연함이 엿보이는 말씀입니다.

 

한평생 예수님을 낳아 기르시느라 고생하신 성모님께는 참으로 송구스런 말씀이지만 "누가 내 어머니이고 내 형제들이냐?"는 이 말씀을 통해 예수님은 육적인 인연을 뛰어넘으십니다. 보다 큰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보다 넓은 세상에로 투신하기 위해 인연에 연연치 않는 영적인 삶을 선택하십니다.

 

한 사제의 어머니로 산다는 것, 참으로 기쁜 삶이기도 하지만 무척 고달픈 삶이기도 합니다. 기쁨도 많겠지만 안쓰러움과 안타까움으로 점철된 생활, 늘 조심스럽게 처신해야하는 생활이 사제 어머니로서의 삶입니다.

 

한 사제의 어머님을 알고 지냅니다. 여간해서는 아들이 몸담고 있는 본당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으십니다. 아들 신부에게 털끝만치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이겠지요.

 

마음속으로는 얼마나 가까이서 살고 싶겠습니까? 얼마나 보고 싶겠습니까? 얼마나 챙겨주고 싶겠습니까?

 

그러나 조금이라도 누가 될까봐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끊임없이 묵주만 돌리는 어머님의 모습이 눈이 시리도록 아름다워 보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당신에게 부여된 사제직을 완수하기 위해 소중한 인연들은 물론, 혈육의 정마저 단호하게 뛰어넘으십니다. 이런 예수님 앞에 성모님 역시 "내 아들"이라고 고집하지 않으시고 당신이 고이 간직해왔던 메시아를 세상 앞에 내어놓으십니다.

 

갓 사제로 서품된 돈보스코에게 어머니 말가리다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요한아, 드디어 네가 사제가 되었구나. 이 한가지만 꼭 기억하길 바란다. 한 사제가 미사를 집전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고통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단다. 요한아, 내가 살던지 죽든지, 네가 나를 위해 기도해줄 것임을 굳게 믿는다. 그것으로 충분하단다. 지금부터 너는 오직 영혼 구원만을 생각하거라. 결코 내 걱정을 절대 하지 말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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