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6일 (목)
(백) 부활 제7주간 목요일 이들이 완전히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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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시원시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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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ystefano] 쪽지 캡슐

2003-03-24 ㅣ No.4656

3월 25일 화요일 주님탄생예고 대축일-루가 1장 26-38절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너무도 시원시원한>

 

하느님으로부터 오는 부르심은 대체로 하나의 패턴을 지니는데, 그 중 하나가 "급작스러움"입니다. 전혀 생각지도 않았고 준비도 안된 상태에서 갑자기 하느님의 음성이 들려오는데, 이런 부르심과 관련된 성서 상 특징은 성모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한 하느님의 요청은 마치 청천벽력 같은 것이어서 수용하기 힘든 부담스러운 것인데 성모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또 한가지 즉시 응답할 것을 요청하는데, 성모님에게 있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처녀의 몸으로 잉태한다는 것, 당시 유다 사회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스캔들 중에 스캔들이었습니다. 그로 인한 불편과 부담과 위험은 상상을 초월하는 것인데도 불구하고 성모님께서는 즉시 응답하십니다.

 

저같이 이해득실을 전혀 따져보지 않습니다. 전후좌우를 살펴보지도 않습니다. 그저 하느님께서 부르시니 즉시 응답하십니다.

 

하느님의 부르심에 대한 "즉각적인 응답", "너무도 시원시원한 응답", 여기에 성모님의 위대성이 있습니다.

 

주님의 부르심 앞에 언제나 잔머리부터 굴리는 제게 있어 성모님의 즉각적인 응답은 참으로 큰 의미로 다가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간단해 보이는 한 마디 말이지만 참으로 엄청난 말입니다.

    

미리 예측해볼 수 있는 밝은 미래를 위해 그 누군들 투신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성모님은  전혀 불확실하고 애매모호한 가운데 전적인 투신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성모님의 위대함이 있습니다.

    

우리에게도 언젠가 하느님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 시련이 다가올 때, 성소의 위기가 다가올 때, 감당하기 힘든 십자가가 다가올 때 성모님을 떠올리면 좋겠습니다.

 

호들갑을 떨지도 말고 침묵 속에 현실을 직면합시다. 하느님의 뜻을 마음에 간직합시다. 하느님의 말씀을 지속적으로 묵상합시다. 세상적인 시각을 버립시다. 하느님의 시각으로 바라봅시다. 계속해서 나아갑시다. 이것이 바로 성모님의 신앙여정이었습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너무 자주 들어서 그냥 듣고 넘어갈 수 있는 말이지만 생각할수록 놀랍고 위대한 응답이며, 목숨을 바친 응답의 말씀입니다.

 

마리아가 응답하는 그 순간은 하느님께서 인류 역사에 본격적인 개입을 시작하셨던 은총의 순간이었습니다. 그 순간은 인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이 극대화되었던 가장 은혜로운 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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