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5월 12일 (일)
(백)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예수님께서는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영화ㅣ음악 이야기 영화이야기ㅣ음악이야기 통합게시판 입니다.

* 완장보다 더 큰 반지 * (베니스의 상인)

스크랩 인쇄

이현철 [hl1ye] 쪽지 캡슐

2005-10-20 ㅣ No.513

 

                    완장보다 더 큰 반지


  십자가를 안테나로!

  한번은 어느 시골학교에 불이 났습니다. 모두들 재빠르게 운동장으로 대피하였는데 한 학생이 교실에 남아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주번''이란 노란 완장을 팔에 찬 그 학생은 창밖으로 머리를 내밀고는 큰 소리로 “선생님, 주번도 나갑니까? 하더라는 것입니다. 아마 그 학생은 ‘주번’이란 책임감 때문에 동료 학생들의 가방등 소지품을 지켜줄 의무감에서 불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남았던 것 같습니다.


   며칠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박지성 선수가 비록 10분간이지만 ''주장 완장''을 찬 것에 대해 영국 언론들이 각각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날 박지성선수는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포드 구장에서 가진 프랑스 리그1 ‘릴’과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경기 3차전에서 ''진짜 주장'' 라이언 긱스와 교체 투입되면서 10분동안 주장 완장을 찼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영국 일간지 <디 인디펜던트>는 "이날 경기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미소를 지을 수 있었던 유일한 광경은 긱스가 교체되면서 박지성이 주장 완장을 찼다는 것"이라며 "박지성은 자신의 팀 선배에게 주장 완장을 건네지 않고 자신이 직접 착용했는데 팀 동료들은 박지성이 10분동안이지만 경기 내용을 바꿔놨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일간지인 <더 가디언>은 "무엇보다도 가장 난처한 장면은 박지성이 주장 긱스 대신 주장 완장을 찼다는 것"이라며 "영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선수에게 주장을 맡긴 격인데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이에 대해 왜 생각하지 못했느냐"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영국의 타블로이드지 <더 선>은 "교체 투입된 박지성이 종횡무진 움직이면서 릴의 수비진을 교란시켰다"며 박지성의 경기 내용에 찬사를 보냈고, 로이터 통신 역시 "놀라운 드리블 능력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힘을 불어넣었다"고 칭찬했습니다. 아무튼 본의 아니게 10분간 주장완장을 차고 열심히 뛴 박지성 선수는 위의 불이 난 초등학교에 끝까지 남은 주번 학생처럼 책임감 있게 그 경기에 임했다고 봅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와 가정의 주번, 주장으로서, 반지를 끼고 또 완장을 찬 소위 지도자과 부모들은 어떠합니까? 그리고 그들은 ‘정의를 상징하는 저울’을 과연 어떤 잣대와 기준으로 사용하고 있는지요? 세익스피어의 명작 ‘베니스의 상인’에 등장하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처럼 그 저울을 자신이 미워하는 사람의 살 1파운드를 요구하는데 혹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그리고 사랑이 없는 반지의 무게는 새털보다 가볍지만 사랑과 책임이 따르는 반지의 크기는 완장보다 더 크고 또 천금보다 더 무겁다는 것을 혹시 잊지는 않았는지요? 참고로 영화 ‘베니스의 상인’을 소개합니다. 가브리엘통신

 

                               <베니스의 상인>


   1596년 낭만의 수상도시 베니스, 벨몬트 성의 아름답고 지혜로운 상속녀 ‘포시아’(린 콜린스 분)의 사랑을 얻으려는 청년 ‘베사니오’(조셉 파인즈 분)는 그의 덕망있는 베니스의 상인이자 절친한 친구인 ‘안토니오’(제레미 아이언즈 분)에게 도움을 청한다. 하지만 부자인 그도 그의 모든 재산이라고 할 수 있는 상선들이 바다를 항해중이기에 할 수 없이 친구 베사니오가 구혼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유태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알 파치노 분)에게 거금을 빌리는데 보증을 선다. 그런데 평소 안토니오를 증오하고 있던 샤일록은 이자돈 대신에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담보로 요구한다. 그런데 안토니오의 도움으로 베사니오는 꿈에도 그리던 포시아와 결혼을 하게 되지만, 안토니오의 배들은 폭풍우에 침몰하여 그는 파산을 하게 된다. 안토니오의 안타까운 사정을 전해들은 포시아는 남편 베사니오를 통해 샤일록에게 빌린 돈의 몇 배를 갚겠다 협상을 하라고 그를 베니스로 보내면서 결혼반지를 절대 남에게 주거나 빼지 말라고 당부한다. 하지만 칼과 저울을 법정에 미리 준비해 갈 정도로 비정한 샤일록은 베사니오의 제의를 일언지하에 거절하고 ‘오로지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요구한다. 하지만 지혜로운 포시아는 고위 법관인 친척의 자문과 추천으로 파견된 젊은 남자 법관으로 위장을 하고 베니스 법정에 들어가서, 이런 판결을 내린다.

  “자, 샤일록! 이 계약서대로 안토니오의 살 1파운드를 떼내라. 하지만 그의 피를 한 방울이라고 흘려서도 안 되고 또 떼어낸 살이 1파운드를 조금이라도 넘거나 모자라도 안된다...”
  그러자 교활한 샤일록은 당황하며 차선으로 합의금이라도 받겠다고 했지만, 그는 한 무고한 베니스 시민의 목숨을 노린 죄로 전재산을 몰수당하고 베니스 공작의 선처로 겨우 목숨만을 구하게 된다. 그런데 대예언자 다니엘을 능가한다는 칭송을 받은 법관으로 위장한 포시아는 남편 베사니오를 시험하려고 친구의 목숨을 구해준 댓가로 무엇으로라도 사례하려는 그에게 그의 결혼반지를 요구한다. 그러자 베사니오는 “절대 안되다”며 거절하다가 심각한 고민 끝에 결국 그 법관에게 결혼반지를 선물로 주게 된다.

  한편 벨몬트 성에서는 잔치가 벌어지고 포시아는 남편과 그의 친구 안토니오를 초대하지만 베니스에서 임무를 완수하고 돌아온 남편 베사니오의 결혼반지가 없는 것을 보고 일부러 화를 낸다. 그런데 잠시 후, 베사니오는 이 모든 것이 지혜로운 아내 포시아의 작품(?)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친구를 위해 자신의 살 1파운드를 담보 삼아준 참된 친구 안토니오로부터 ‘이제는 자신의 영혼을 담보로 두 사람의 행복한 결혼에 보증을 서주겠다’는 약속을 들으며 포시아가 끼워주는 반지를 다시 손가락에 끼게 된다...


                                     <성서묵상>


  “내가 이제 가장 좋은 길을 여러분에게 보여 드리겠습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를 말하고 천사의 말까지 한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울리는 징과 요란한 꽹과리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내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온갖 신비를 환히 꿰뚫어 보고 모든 지식을 가졌다 하더라도 산을 옮길 만한 완전한 믿음을 가졌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나는 아무것도 아닙니다. 내가 비록 모든 재산을 남에게 나누어 준다 하더라도 또 내가 남을 위하여 불 속에 뛰어 든다 하더라도 사랑이 없으면 모두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1고린 13, 1- 3)

 

                        (마르코니 문화영성 연구소 : http://hompy.dreamwiz.com/hl1ye )

 

                                                      





481 4

추천 반대(0) 신고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